배 갈아타는데 30분 대기…한강버스, 출퇴근길엔 ‘그림의 떡’

김민욱 2026. 4. 2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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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운항 중인 한강버스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전 구간 운행을 재개한 한강버스의 이용객이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달부터 도입하기로 한 출·퇴근 시간대 급행 노선은 여전히 운영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관광 인프라 기능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가양동 한강버스 마곡선착장. 10여명의 시민이 한강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평일 낮 시간대 이용객 상당수는 관광이나 여가 목적이었다. 진현서(17)군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한강 주변 경치를 보려고 탔다”며 “잠실까지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선착장인 망원에서는 승선객이 더 늘었다. 이용객들은 선실 밖으로 나와 선수에서 바람을 맞으며 한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여의도선착장에 도착하기 전 ‘종점’이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승객들은 모두 하선해야 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1일 한강버스 전 구간 운행을 재개하면서 환승 시스템을 도입했다. 탑승 수요가 가장 많은 여의도를 중심으로 운항 체계를 개편한 데 따른 것이다. 여의도를 기준으로 잠실·마곡 양방향으로 하루 32회 운항해 수송 효율을 높였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환승 없이 전 구간을 운항했던 지난해 9월과 11월 기준 선착장별 탑승객 비율은 여의도(23%), 잠실(18%), 마곡(17%) 순이었다.

지난 15일 한강버스 마곡선착장에 붙은 환승 안내문. 김민욱 기자


이에 마곡에서 여의도를 거쳐 압구정·옥수·뚝섬·잠실 방면으로 이동하거나 반대 방향으로 갈 경우에도 여의도에서 반드시 배를 갈아타야 한다. 문제는 환승 대기 시간이다. 배편 간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최소 30분가량을 기다려야 한다. 이마저도 선착순으로 환승 번호표를 받아야 하는 방식이다. 마곡의 경우 환승 인원이 30명으로 제한된다.

당초 시는 이달부터 잠실~여의도~마곡을 잇는 한강버스 급행 노선을 추가로 운영해 출·퇴근 시간대 해당 구간의 버스·지하철 등 기존 대중교통 혼잡을 완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급행 노선은 운행되지 않고 있다.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운항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대신 서울시는 다음 달 성동구 서울숲에서 열리는 정원박람회에 맞춰 서울숲에 임시 선착장을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강버스가 사실상 공공유람선과 다름없다는 지적(강승모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이 나온다.

최근 공개된 재정 상황도 논란을 키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강버스 운영사인 ㈜한강버스는 2024년 6월 설립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손실 104억원, 당기순손실 16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선박 건조와 선착장 조성 등 한강버스 도입 초기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대규모 자본 투자 결과”라며 “운송 능력을 확대하고 재무 구조를 개선해 2029년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한강버스 이용 수요는 증가세다. 지난 3월 한 달간 탑승객은 6만2491명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11월(4만5952명)보다 1만6539명(약 36%) 증가한 수치다. 봄철을 맞아 한강 이용객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핵심 관계자는 “한강을 따라 동서 이동 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강 버스가) 시민 이동 선택지를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선박과 인력 확충을 통해 향후 출퇴근 시간대 운항도 장기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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