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추미애 모란시장 방문 날…초대 안 한 김용 ‘어색한 동행’

19일 경기도에선 6·3 재·보궐선거의 공천권을 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어색한 동행이 이목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 전 부원장은 최근 경기권 재·보선 출마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공개 언급을 삼가왔다. 김 전 부원장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2심까지 징역 5년 형을 선고 받고 보석 상태로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는 중이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와 김병욱 성남시장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경기 성남의 모란민속5일장을 찾았다. 양옆에 추·김 후보를 세운 정 대표는 현장에 몰려든 지지자들 앞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가장 민주적인 절차로 뽑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께서 계속 일을 잘하시려면 이번 지방선거를 어디가 이겨야 하느냐”고 분위기를 띄웠다. 추 후보도 “도지사와 시장과 대통령이 ‘원팀’으로 당과 함께 똘똘 뭉쳐 빠른 속도로 민생 처방전을 가져오겠다”고 말했고, 김 후보는 “이재명식 실용 정치, 실용 행정을 잘 이어받아 김병욱이 반드시 해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부원장의 깜짝 등장은 지도부 계획엔 없던 일이었다. 대표실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대표 측과 미리 상의된 방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공개적 자리에서 만난 건 지난 2월 12일 김 전 부원장의 국회 북콘서트에 정 대표가 참석해 “조희대 사법부가 제정신이라면 (김용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것”이라고 응원한 지 두 달 만이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참석 인사들로부터 요청을 받아서 ‘으쌰으쌰’ 하자는 차원으로 간 거지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말했지만, 당내에선 “공천을 달라는 어필 아니겠냐”(민주당 관계자)는 시선이 적잖았다.
그간 김 전 부원장의 공천 문제는 민주당 재·보궐 선거 공천의 뜨거운 감자였다. 김 전 부원장이 “솔직히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싶고, 경기도가 (출마지로) 선정됐으면 좋겠다”(지난 13일)는 공개 요구에 나섰고, 친명계 일부는 김 전 부원장을 지원사격해 왔지만 당내엔 공천 불가론도 만만찮았다. 공개 발언은 김영진 의원의 “국민 눈높이에 맞게끔 공천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지난 16일 SBS 라디오)는 정도지만, 익명을 전제로 “대법원 확정 전 출마는 너무 조급하다”, “상식적으로 공천해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하는 의원들이 적잖았다.
이날 분위기는 지난 2월에 비해 데면데면했다. 김 전 부원장은 정 대표보다 10여 분 먼저 모란시장 앞에 도착해 김병욱 후보, 김태년(경기 성남수정) 의원과 포옹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정작 정 대표는 김 전 부원장과 짧은 악수 이후 별다른 대화를 주고받진 않았다. 모란시장 상인들을 방문하는 과정에서도 김 전 부원장은 정 대표와 조금 뒤떨어진 채 조용히 동행했다. 정 대표가 몰려든 인파에 예정보다 일찍 일정을 마치고 차에 탑승하자 김 전 부원장은 뛰어가 차 문을 잠시 잡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현장엔 일부 지지자가 “정청래는 김용을 공천하라”고 외쳤지만 정 대표는 반응하지 않았다.
동행 현장 밖에선 이날도 친명계의 ‘김용 공천’ 요구가 분출했다. 강득구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 곁을 지켰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을) 철저히 짓밟았다”며 “대법원 판결 후 출마하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용의 출마는 검찰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확고한 원칙을 주권자로부터 승인받는 시금석”(이해식 의원), “김용에게 다시 일할 기회를 달라”(황명선 의원)는 글도 이어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가부간 지도부의 결단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김나한·오소영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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