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따른 문화계 보은인사 논란, K컬처 찬물 끼얹을라
문화예술계의 기관장 인사가 잇따라 보은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달 들어 임명된 세종학당재단 이사장과 국립정동극장 대표에 이어 이번에는 황교익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이 따가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황 원장은 음식 칼럼니스트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지만 정치적 편향성을 보여 왔고, 부적절한 언행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이토 히로부미, 이재명 후보를 안중근 후보에 빗대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의 전문 분야인 음식문화에 대해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한때 떡볶이를 “사회적으로 맛있다고 세뇌된 음식”이라며 특히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대북 지원 중단으로 넘치는 쌀 재고를 해소하려고 떡볶이 시장을 인위적으로 키웠다는 주장을 폈다. 떡볶이 광고에 출연하거나 2021년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떡볶이 먹방’을 한 행보와는 맞지 않는 언행이다.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가 불발에 그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앞서 국립정동극장 대표로 임명된 서승만씨의 경우는 현 정권을 적극 지원해 온 연예인의 대표격이란 점에서, 또 전우용 세종학당재단 이사장도 정치적 입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온 친여 성향 역사학자란 점에서 ‘진영 인사’ 혹은 ‘보은 인사’ 논란을 낳았다. ‘친명 배우’ 이원종씨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기용설도 비슷한 논란을 남겼다.
창의성과 자율이 보장돼야 할 문화예술계 인사의 핵심은 정치적 성향보다도 전문성과 자격이다. 기관장은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도와 운영 역량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이 기준이 무너지면 전문적 판단이 정치 논리에 흔들리고, 문화정책에 대한 현장의 신뢰도 함께 무너진다.
이재명 정부가 K컬처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한다면, 구호보다 먼저 인사의 원칙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시민단체인 문화연대가 최근 인사에 대해 “전문성과 공공성보다 대중적 인지도, 정치적 이해관계, 친소 관계 등이 과도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비판한 이유를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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