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포상금 늘려 행정 보완” “행정력 낭비 키울 수도”
“파파라치 하면 어떠냐. 직업으로 생기는 것도 좋다.” 이달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사업장 안전관리 신고포상금 제도 확대를 주문하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카파라치처럼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한 이 대통령의 답변으로, 신고포상금 제도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 부처도 신고포상금 제도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신고포상금의 지급 상한선인 최대 30억원을 없애고, 부당이득과 몰수금의 최대 30%를 주기로 했다. 국세청은 부동산 탈세의 경우 세무조사 후 추징세액이 5000만원 이상으로 확정·납부되면 탈루세액을 기준으로 최대 4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학원 불법행위 신고포상금도 대폭 오른다. 교육부는 현행 20만·10만원인 포상금을 10배 인상하는 방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신고포상금 제도에 힘을 실어준 영향도 한몫했다.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담합을) 신고하면 인생, 팔자 고치게 포상금을 확 주라. ‘악’소리 나게, 로또 하느니 담합 뒤지자고 생각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엔 X(옛 트위터)에 금융위원회의 신고포상금 개편안을 공유하며 “좋은 나라 만들면서 부자 되는 방법”이라고 적어 신고를 독려하기도 했다.

전방위 확대를 주문하는 배경에는 신고포상금을 ‘적은 비용으로 단속 효과가 큰 수단’이라는 대통령의 인식이 깔려 있다. 이 대통령은 이달 14일 “민간이 신고하면 비용이 적게 들고 단속 효과도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반행위를 공무원이 직접 단속하면 훨씬 더 많은 조직과 운영비, 인건비가 든다”며 “사람이 마음먹고 신고하는 게 왜 나쁘냐. 사회의 불합리와 불법을 바로잡는 효과가 있는데 왜 이를 직업으로 하지 못하게 하느냐”고도 했다.
신고포상금제가 국내에 처음 도입돼 확산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교통법규 위반 신고부터다. 이후 부정식품 신고, 쓰레기 불법 투기, 밀렵 등 생활밀착형·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다만 당시 제도가 일상 속 위반행위를 겨냥한 생활형 신고포상금에 가까웠다면, 최근 대통령이 강조하는 방향은 규모가 크고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위법행위를 대상으로 한 내부 제보형, 즉 공익신고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상당수 전문가는 신고포상금제 확대의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한 뒤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도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신고포상금 제도는 공권력이 미치기 어려운 사각지대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과도하게 확대되면 행정편의주의로 흐르며, 구조적 문제 해결보다 표면적 현상 억제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행정력 낭비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고포상금 확대에 따라 이른바 파파라치식 신고와 허위·과장 제보가 늘면, 행정당국은 이를 가려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적지 않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포상금을 둘러싼 국민과 정부 간 분쟁도 또 다른 행정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포상금 미지급이나 지급액 부족 등을 이유로 제보자가 소송이나 불복 절차에 나서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포상금 관련 조세심판 청구는 20여 건 제기됐다.
송재룡 경희대 특임교수는 “불특정 다수가 불특정 다수를 신고할 수 있는 제도가 사회 전반에 많아지는 것 자체가 사회의 신뢰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세종=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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