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소탕 영웅서 정치 아이돌 등극…멕시코 대선판 흔든 이 남자

“Mexico has a new crush(멕시코에 새로운 국민 짝사랑이 생겼다).”
멕시코는 지금 한 남자에게 열광하고 있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사랑에 빠질 것 같다” “멕시코의 국민 짝사랑”이라며 그를 추앙하는 영상들이 올라오고, 시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그의 얼굴이 들어간 담요나 케이크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인기 아이돌의 이야기가 아니다. 멕시코의 치안을 총괄하고 있는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흐(44) 치안·시민보호부 장관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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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이고 잘생긴 외모로 인기…마약왕 사살해 영웅 등극
하르푸흐 장관은 현재 멕시코에서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르푸흐 장관은 각진 턱의 남성적인 얼굴로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게 ‘섹시하고 매력적인 남자’라는 의미의 스페인어 밈인 ‘파파씨또’ ‘파푸치’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다만 WSJ는 하르푸흐 장관이 ‘정치 아이돌’로 등극한 데에는 외모보다도 그의 영웅적 서사가 더 큰 힘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2020년 멕시코시티의 경찰청장이었던 그는 출근길에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인 CJNG 조직원들로부터 총격을 당했다. 당시 멕시코 수사당국 발표에 따르면 최소 400발 이상의 총격이 있었다.
이 때 주변에 있던 민간인 1명과 하르푸흐 장관의 경호원 2명은 사망했지만, 하르푸흐 장관은 중상만 입고 생존하면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WSJ는 “이 사건 이후 그는 멕시코에서 두려움이 없는 존재이자 전설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약 6년 후인 지난 2월, 하르푸흐 장관은 자신을 노렸던 CJNG의 수장인 네메시오 오세게라를 사살하는 데 성공하면서 영웅 서사의 정점을 찍었다고 WSJ은 짚었다.

실제로 마약 및 부패 단속 등 그의 행정 성과는 인기를 설명하는 또 다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멕시코 여론조사 집계 사이트 폴스 엠엑스는 “그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전국 각지에서 수행한 다양한 마약 등 범죄 소탕 작전에 기여한 공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WSJ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이 멕시코시티 시장이던 시절 경찰청장으로 일하면서 살인율 감소와 경찰 내 부패 단속이라는 성과를 냈다”고 언급했다. 넬손 아르테아가 보테요 라틴아메리카 사회과학대학 교수는 WSJ 인터뷰에서 “하르푸흐 장관의 인기는 미적 매력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폭력 속에서 안전을 갈망하는 대중의 욕구에 의해 촉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그를 정치 아이돌로 만든 건, 안전한 나라를 원하는 국민의 열망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차기 대선주자 1순위로 꼽힌다. 멕시코 정가에선 셰인바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30년 대선에 그가 출마할 것이란 설이 파다하다.
멕시코의 정치 데이터 플랫폼 테리토리얼이 지난달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하르푸흐 장관의 지지율은 39.7%로, 멕시코의 서울시장격인 클라라 브루가다 멕시코시티 시장(17.8%)을 두 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렸다. 지난달 6일 폴리티코 멕시코 보도에 따르면 한 여론조사에서 그의 직무수행 만족도는 무려 84.4%에 달했다. 다만 WSJ는 “현재로서 실제 출마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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