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스 쇼크’가 부른 데이터 주권 전쟁…오라클 “AI 에이전트까지 DB 안으로”

이안나 기자 2026. 4.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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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산 리즈비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링 부문 총괄 부사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자국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제한하고 외부 AI 시스템 의존을 경계하는 소버린 AI 정책이 각국 정부의 의제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앤트로픽이 이달 초 공개한 ‘클로드 미토스’가 이 흐름에 불을 당겼다.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스스로 찾아내 공격 코드까지 생성하는 자율형 AI 모델 등장은 핵심 데이터를 해외 AI 시스템에 맡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기술적으로 환기시켰다. “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두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산업 전반에 다시 불거졌다.

오라클은 이 국면을 자체 데이터베이스 전략 핵심 논거로 삼고 있다. 하산 리즈비(Hasan Rizvi)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엔지니어링 총괄 부사장은 16일 서울 롯데타워에서 기자들과 만나 AI를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져오는 것이 오라클의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라클이 선택한 접근 방식은 최고의 AI를 기존 데이터가 위치한 데이터베이스로 가져와 적용시키는 방법”이라며 “이를 통해 데이터 이동의 어려움과 보안 확보, 이 두 가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철학은 오라클 AI 데이터베이스 26ai 구조 전반에 깔려 있다. 오라클은 2년 전 벡터 데이터베이스를 외부 시스템이 아닌 DB 내부로 내장했다. 벡터를 별도 DB에 두면 기존 데이터와의 복잡한 조인 과정이 불가피하고 데이터를 꺼내야 하는 순간이 생긴다.

리즈비 부사장은 “이를 없앤 것이 오라클이 AI를 가져온 한 가지 예”라고 말했다. 자연어로 DB에 질문하는 ‘셀렉트 AI’도 같은 맥락이다. 별도의 검색증강생성(RAG) 파이프라인 없이 오라클 DB 안에서 바로 질의하고 답을 얻는다.

에이전틱 AI도 DB 안으로 들어왔다. 리즈비 부사장은 “앞으로는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것이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가 많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일수록 에이전트를 DB 안에 두면 데이터를 외부로 꺼낼 필요가 없어 빠르고 안전하다는 논리다.

모델과 데이터를 클라우드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려는 기업을 위한 ‘프라이빗 에이전트 팩토리’와 ‘프라이빗 AI 컨테이너’도 이 맥락에서 나왔다. 그는 “고객들 중에는 모델과 데이터가 자신의 통제 안에 있기를 원하는 곳이 많고 클라우드조차 쓰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주권 대응에서 오라클이 내세우는 차별점은 배포 유연성이다. 온프레미스부터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OCI), 하이브리드, 타사 퍼블릭 클라우드까지 동일한 엑사데이터 엔진 위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국가별 데이터 거주 요건을 애플리케이션 수정 없이 DB 단에서 처리하는 ‘글로벌 분산 데이터베이스 기능도 갖추고 있다.

OCI 인프라를 고객 데이터센터에 그대로 구현하는 ‘OCI 전용 리전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DRCC)’도 같은 맥락이다. 인도 법인 데이터는 인도에, 유럽 법인 데이터는 유럽에 두되 애플리케이션은 단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 리즈비 부사장은 “오라클이야말로 데이터 주권에 있어 그 어떤 벤더보다 월등하게 고객의 요구 사항을 잘 충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같은 유연성은 오라클 DB가 외부 데이터와도 연동된다는 점과 맞닿아 있다. 오라클 DB가 외부와 연동되면 오히려 오라클을 선택할 동기가 약해진다는 시각에 대해 리즈비 부사장은 “고객들이 선택권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객에게 선택지를 주지 않는 벤더들이 오히려 고객에게 버림받아 더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라클은 아파치 아이스버그 등 오픈 표준을 수용하고 약 80개 외부 데이터 시스템과의 연결을 지원하는 레이크하우스 기능을 통해 데이터 락인보다 플랫폼 경쟁력으로 선택받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가 공공데이터를 AI 학습용으로 산업계에 개방하는 방침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리즈비 부사장은 “한국 정부의 구체적인 규정에 대해서는 답하기 어렵다”면서도 “데이터를 이동시키거나 거버넌스 체계를 새로 만드는 방식은 속도를 늦춘다”며 “이미 데이터가 있는 곳, 이미 정책이 수립된 곳에서 AI를 적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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