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무덤된 민주당 경선 …당심은 친청·강경파 택했다
더불어민주당 광역단체장 경선에서 현역 시·도지사들이 모두 탈락하고, 그 자리를 당내 친정청래(친청)과 강경파들이 꿰찼다.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 50%, 권리당원 투표 50%로 진행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당심의 영향력이 압도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제주지사 결선을 끝으로 16개 광역단체장 후보를 확정했다. 재선을 노리던 김동연 경기지사, 김관영 전북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오영훈 제주지사 등 현직 시·도지사는 모두 탈락했다.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선 현역 김동연 지사가 6선 추미애 의원에게 패했다. 추 의원은 최근까지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검찰청 폐지 등 ‘검찰·법원 개혁’ 입법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강경파다. 반면에 김 지사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경제부총리 등을 지내 상대적으로 중도 이미지가 강하다. 친이재명(친명)계 한준호 의원도 막판 뒤집기를 노렸지만, 추 의원에게 밀려 결선 문턱도 밟지 못했다.
경기도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강성 지지층을 업고 다닌 추 의원 앞에서 현직 지사와 친명 핵심이 힘도 못썼다”고 평가했다. 경기도의 재선 의원도 “최민희 의원 등 무당파에게는 비판 받는 당내 강경파가 모조리 추 의원 쪽에 붙었는데, 이게 당내 경선에선 오히려 플러스 효과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텃밭인 호남 광역 단체장 후보도 전원 물갈이 됐다. 광주·전남을 통합해 뽑은 전남광주특별시장 경선에 도전한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모두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강 시장은 예비경선 단계에서 다른 후보 손을 들어줬고, 김 지사는 결선 투표에서 재선 민형배 의원에게 패했다.
전남광주시장 후보가 된 민 의원 역시 대표적인 강경파다. 2022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통과를 위해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할 목적으로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듬해 민주당에 복당했다.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달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안 발의도 추진했다. 반면에 재선 전남지사를 거친 김 지사는 상대적으로 민주당 내 온건파란 평가가 많았고, 경선에서 떨어진 정치인들도 김 지사를 물밑에서 돕는 이들이 더 많았다. 호남의 한 민주당 의원은 “정치인끼리 뭉치는 여의도식 문법이 통하지 않았다”며 “당내 선거에선 메시지 선명성이 강한 민 의원 같은 후보가 확실히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강성 당원에게 인기가 높은 정청래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약진한 점도 이번 경선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현역 김관영 지사가 컷오프된 전북에서 친청계 이원택 의원이 후보로 최종 선출된 게 대표적 장면이다. 경선 도중 이 의원의 식사비 대납 의혹이 불거졌지만, 경선에서 결국 안호영 의원을 제쳤다.
충남에서도 친청계 박수현 의원이 지난 15일 양승조 전 충남지사를 누르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양 전 지사는 친명 문진석·이건태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의 지지를 받았지만, 정청래 지도부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박 의원을 겪기엔 역부족이었다. 충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양 전 지사는 한때 계파를 형성했던 충남의 맹주다. 또 박 의원의 공주보다 인구가 많은 천안이 기반”이라며 “박 의원은 친청 마케팅의 최대 수혜자”라고 말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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