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그룹] 인생의 본보기는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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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소통과 공감을 주제로 한 에세이들이 늘 한자리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에서도 신작을 구입할 때 에세이가 꼭 들어간다고 한다.
에세이는 미래의 어른은 어떻게 품위를 지키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자기 성찰과 기록이다.
에세이를 속도감 있게 읽어가다 유독 시선이 한참 머문 대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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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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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서영의 <어른의 품위> 어른의 관점을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 |
| ⓒ 이혁진 |
하지만 내 생각은 1장을 다 읽기도 전에 착각이라는 걸 직감했다. 에세이는 40대 작가 자신이 스스로 참다운 어른으로 성장하는 서사를 담고 있다. 작가가 정의하는 품위는 "거창한 장식이 아니라 조급해하지 않고 하루를 성실히 살아내며, 누구에게서든 배움을 발견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라고 강조했다.
에세이는 미래의 어른은 어떻게 품위를 지키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자기 성찰과 기록이다. 작가는 결혼한 주부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바쁜 일상에서도 전문가가 되기 위한 분투와 노력은 '루틴'으로 무장했다. 더 중요한 건 매사 반성하는 자세에서 긍정적인 대안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는 지적 호기심에다 열정과 꾸준함을 갖추었다. 도전하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거기서 교훈을 배우는 자세는 그녀를 지탱하는 무한 에너지다. 무엇보다 자신을 솔직 담백하게 드러내는 용기가 부럽다. 자신은 '인정 욕구'가 강하며, 경쟁심에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용기와 자신감을 회복한다는 말에서 그녀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작가는 성실한 삶만큼 가족관계도 원만하다. 부모와 남편과 딸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일을 좋아하는 만큼 균형이 잡혀있다. 겉으론 일을 내세우는 것 같지만 가정이 그의 삶의 주축이라고 강조한다. 작가는 그중에서 어머니를 자신이 닮고 싶은 '인생모델'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엄마의 모습은 독립적인 면모이다. 아프면 즉각 병원에 가고, 섭섭함을 느끼면 잠시 거리를 두고 감정을 추스른다. 심심하면 책을 읽고, 마음의 환기가 필요할 때는 여행을 계획한다. 그때그때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아가면서 능력 밖의 일을 욕심내지 않는다. 누군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기대지 않으니 실망도 없다. 자기 자신에게 선을 넘지 않는 삶은 그 자체로 우아했다." (119~120쪽)
이 대목은 마치 내 일상을 카메라로 그대로 촬영한 느낌마저 들었다. 우리 노년들이 지향할 태도를 설명했는데 작가의 날카로운 관점이 돋보인다. 인생의 본보기는 의외로 가까운데 있다는 것이다.
에세이는 총 4장에 걸쳐 49개의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견해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늘 자신의 시행착오를 언급하고 반성과 각오를 제시하고 있다. 나는 특히 2장 '기록은 나를 나로 기억해 준다' 부분에 주목했다. 기록을 통해 성장하는 삶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기록하는 이유를 일기를 쓰면서 발견하고 그 영감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예민하고 불안을 자주 느끼는 편이다. 사소한 일에도 걱정을 많이 하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종일 머릿속을 맴도는 날이 많다. 그런 나에게 기록은 일종의 정리다. 막연한 두려움도 글로 옮겨서 읽어보면 내가 만든 허상이라는 걸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생각을 글로 써보면 감정과 현실을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113~114쪽)
에세이를 속도감 있게 읽어가다 유독 시선이 한참 머문 대목이 있다.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지혜와 조언들이다. 어린아이에게 벌써부터 작가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다니 새삼 놀라웠다. 이 또한 성찰을 통해 얻은 '어른의 품위' 중 하나일 것이다.
"아이는 늘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이에게 어른의 기준은 곧 나였다. 좋은 것을 물려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일 테지, 역시 아이는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든다."(255쪽)
한편, 책과 함께 그의 '세바시' 강연을 봤는데 제한된 시간이 아쉬웠다. 그는 더 많은 자신의 시행착오와 반성 그리고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에세이가 그런 아쉬움을 말끔히 해소해 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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