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밀수자 또 사형…'마약 무관용' 양보 없는 싱가포르
유엔 인권단체 중단 촉구에도 집행 지속
싱가포르에서 대마초 밀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40대 남성에 대해 사형이 집행됐다.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은 2021년 사형이 확정된 오마르 야콥 바마드하지(46)가 16일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보도했다.
오마르는 2018년 7월 말레이시아에서 차량을 몰고 싱가포르로 입국하던 중 검문소에서 적발됐다. 차량 내부에서는 알루미늄 포일과 랩, 신문지로 포장된 묶음 3개가 담긴 가방이 발견됐고, 이 안에는 최소 1009.1g의 대마초가 들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싱가포르는 '마약류 오용 방지법'에 따라 500g 이상의 대마초를 반입할 경우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 적발된 양은 해당 기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오마르는 재판 과정에서 가방 속 물품의 정체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 조사 과정에서 "꾸러미의 소유자라고 자백하지 않으면 구타하겠다"거나 "협조하지 않으면 당신과 아버지를 교수형에 처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법원은 현장 경찰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근거로 해당 주장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마르가 고의로 대마초를 반입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이후 그는 항소와 재심을 잇달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고, 대통령 사면 청원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싱가포르는 마약 범죄에 대해 강력한 처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 3월 약 2년간 중단됐던 사형 집행을 재개한 이후, 대마초 밀수 등 관련 범죄에 대해 교수형을 이어가고 있다.
정책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에서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에도 유사 사건의 사형 집행을 앞두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공정한 재판 절차 보장을 존중하는 우리는 예정된 사형 집행 절차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집행 중단을 촉구했지만, 싱가포르는 형을 강행했다.
현지 법원은 마약 범죄에 대해 "혐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됐다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내무부 조사에서도 국민 80% 이상이 사형 집행이 마약 밀매 등 중범죄 억제에 효과적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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