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현수막 1장에서 냉장고 10개 분량 탄소가 나온다

최지선 2026. 4. 1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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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열린 '선거 쓰레기 다이어트' 토론회... 시민 2026명, 전자공보물 도입 촉구

[최지선 기자]

강득구·권칠승 등 의원 17명 공동주최... 유권자 91% 온라인 공보물 긍정적, "2026 지방선거가 전환점 되어야"

선거철마다 거리 곳곳을 도배하는 현수막과 집집마다 쌓이는 종이 공보물. 민주주의의 축제라 불리는 선거가 끝난 뒤 남는 것은 막대한 양의 쓰레기다. 2026년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이러한 선거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입법 대안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전달됐다.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강득구 의원 등 17명의 의원이 공동 주최한 '2026 지방선거, 쓰레기 다이어트 시작하기'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 문제와 함께, 쓰레기를 양산하는 인쇄물 중심의 선거운동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
 '2026 지방선거, 쓰레기 다이어트 시작하기' 토론회에 참석한 (뒷줄 왼쪽 세번째부터) 국회의원 박지혜, 강득구, 김수영, 허영, 권칠승, 이수진 의원이 발제자 토론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미래당
현수막 1장 = 500리터 냉장고 10개 부피 탄소 배출

이날 발제를 맡은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부소장은 현수막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제시했다. 이 부소장에 따르면, 현수막 1장을 제작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은 약 9.38kg에 달한다. 이는 부피로 환산했을 때 500리터 용량의 냉장고 1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이 부소장은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나라처럼 짧은 기간에 대형 옥외 광고물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라며 "현수막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차선책으로 재활용의무율을 높이고 생분해 소재(PLA) 도입을 통해 탄소발자국을 30~60%까지 줄여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발제하는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부소장
ⓒ 미래당
현장 정치인·활동가의 토로 "법이 가로막는 친환경 선거"

토론자로 참여한 박주리 과천시의원은 예비공보물을 종이로만 보내야 하는 선거법상 제약을 지적하며, SNS 지역 타깃 광고 허용을 주장했다. 또한 "유세 차 역시 친환경 차 사용 시에만 선거비용을 보전하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박제민 녹색정치연구소 공동대표는 과거 재생용지 예비공보물을 생분해 비닐에 담아 발송했던 경험을 공유하며 "현재 발의된 재생용지 의무화 법안은 처벌 규정이 미비하다"라고 꼬집었다.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은 "선거 한 번에 나무 21만 그루가 사라지고 500억 원의 비용이 든다"라며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선거 정보 제공 방식의 재고를 촉구했다.
 발언하는 박제민(녹색정치연구소 공동대표), 노현석(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 박주리(과천시의원)
ⓒ 미래당
유권자 91% "전자공보물 긍정적"... 알 권리도 디지털이 유리

시민들의 인식도 이미 변화하고 있었다. 민간환경단체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에서 유권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온라인 공보물을 선호했으며, '선택적 온라인 수령'에 동의한 비율까지 합치면 무려 91%의 유권자가 온라인 공보물 도입에 찬성했다.

유권자들은 가장 불필요한 선거운동 수단으로 '명함', '전화 및 문자', '현수막'을 꼽았다. 반면 언론 기사나 영상 매체, SNS를 통한 정보 전달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 선거법상 제한된 디지털 선거운동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었다.
 토론회를 경청하는 채현일·염태영 의원과 유권자 인식 설문조사에 대해 발제하는 홍다경 '지지배' 공동대표
ⓒ 미래당
17명 의원 공동주최... "2026 지방선거, 시범 운영부터 시작해야"

토론회에 앞서 '쓰레기 없는 선거를 원하는 시민-정치인 모임'의 필자(미래당 대표)는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 '빠띠'에서 모은 '전자공보물 전환 촉구 서명(2026명)'을 현장에 참석한 의원들에게 전달하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자공보 시범운영이 가능하도록 선거 공보물의 디지털전환을 위한 입법을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는 공동주최 의원 17명 중 권칠승·강득구·허영·이수진·김주영·박지혜·염태영·채현일 의원이 직접 참석해 선거 쓰레기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하며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현재 국회에는 재생용지 사용·전자공보물 선택권 보장·현수막 재활용 등을 골자로 한 김태호·강득구·윤건영·김재원 의원의 법안 4건이 계류 중이다.
 전자 공보물 시범도입을 촉구하는 2026명 유권자의 서명 전달이 이루어졌다.
ⓒ 미래당
발제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온라인 방식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더 효율적임을 입증해야 한다"라고 짚었으며, 좌장을 맡은 이동학 쓰레기센터 대표는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행안위와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이며, 지방선거 이후에도 쓰레기 저감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후 위기와 쓰레기 대란이 당면 과제가 된 지금, 기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치가 그 과정마저 '친환경적'일 수 있을지 시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무리발언하는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왼쪽 세번째가 좌장인 이동학 쓰레기센터 대표. 토론회의 취지에 맞게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기 위해 토론회 참석자들이 텀블러를 지참하였다.
ⓒ 미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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