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AI 파장 확산…지급결제 시장 ‘위기론’ 속 대응 본격화

손지연 2026. 4. 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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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리니 ‘글로벌 인텔리전스 크라이시스’…AI 결제 충격 시나리오 공개
공개 직후 비자·마스터카드·아멕스 주가 4% 이상 하락…“감정적 서사” 비판도
비자·마스터카드·스트라이프,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 구축 가속
18일 여신금융연구소의 ‘해외여신금융 동향 보고서’는 에이전틱(Agentic) AI의 진화가 지급결제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글로벌 논쟁과 업계 대응 흐름을 소개했다. 해당 이미지는AI로 제작됨.

에이전틱(AI Agent) 기술 확산을 계기로 지급결제 시장을 둘러싼 ‘위기론’과 ‘과도한 해석’ 논쟁이 동시에 확산되는 가운데, 주요 글로벌 결제기업들은 관련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대응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8일 여신금융연구소의 ‘해외여신금융 동향 보고서’는 에이전틱(Agentic) AI의 진화가 지급결제 시장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글로벌 논쟁과 업계 대응 흐름을 소개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투자사 시트리니(Citrini)의 ‘글로벌 인텔리전스 크라이시스(Global Intelligence Crisis)’ 보고서를 인용했다.

자율형 AI 에이전트가 기존 지급결제 인프라의 경제적 해자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시트리니는 인간의 탐색 비용과 정보 비대칭에 기반한 ‘마찰(friction) 기반 경제’가 AI 중심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고 봤다.

기존 결제·커머스 모델은 소비자 관성, 제한된 정보 탐색, 정보 비대칭 등에 기반해 수수료·마진 구조와 브랜드 우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조건 비교와 선택을 자동화하면 정보 탐색 비용이 낮아지고, 기존 비즈니스 모델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AI 에이전트가 2~3% 수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비효율로 인식할 경우 스테이블코인 등 대체 결제 수단을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계 간 거래가 확대되면 결제수단 선택 기준은 브랜드보다 비용 효율성으로 이동하고, 기존 네트워크 우회 유인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트리니 보고서는 기존 카드 결제 구조에서는 약 2.5% 수준의 가맹점 수수료가 발생하는 반면, AI 에이전트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비용이 0.01달러 수준으로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여신금융연구소

이 같은 위기론은 시장에도 즉각 반영됐다. 보고서 공개·확산 직후인 지난 2월 23일에는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아멕스(Amex) 등 주요 지급결제 기업 주가가 장중 4% 이상 하락하는 등 관련 종목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다만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해당 보고서가 실증적 근거보다 감정적 서사에 의존하고 있고, 24개월 내 경제 붕괴 시나리오 역시 극단적이고 비현실적 가정에 기반한 측면이 크다고 비판했다.

시타델증권은 실시간 인구조사와 미국 노동시장 지표를 근거로 현재까지 AI로 인한 광범위한 고용 중단 징후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B캐피털은 보고서의 위기 시나리오가 여러 최악의 가정이 동시에 실현돼야 성립하며 실제 기술 배포는 규제, 시스템 통합, 도입 시차 등 제약으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도이치뱅크도 자체 AI 분석 도구를 활용한 검증 결과, 해당 보고서가 서사와 감정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지급결제 기업들이 AI 에이전트 거래 확산을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지급결제 기업은 에이전트 간 거래의 리스크 관리, 신원 확인, 거래 의도 입증, 분쟁 대응 기능을 수행하면서 관련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핵심 중개자로서 입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비자는 AI 에이전트 신뢰성 검증과 안전한 결제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사이버 보안 및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아카마이(Akamai)와 협력해 악성 봇과 정상 AI 에이전트를 구별할 수 있는 신원확인·사기방지 체계를 강화했으며, 에이전트 결제 솔루션인 ‘비자 인텔리전트 커머스(Visa Intelligent Commerce)’의 지역별 파일럿과 도입 준비를 확대하고 있다.

UAE에서는 부동산 관리비처럼 반복 결제 영역을 중심으로 AI 에이전트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마스터카드는 ‘마스터카드 에이전트 페이’를 통해 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과 함께 ‘검증 가능한 의도(Verifiable Intent)’ 표준 구축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 신원과 거래 의도를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연결하고, 분쟁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한다는 구상이다.

스트라이프는 AI 에이전트가 결제 정보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거래를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템포와 공동 개발한 ‘머신 페이먼츠 프로토콜(MPP)’을 통해 인간 개입 없는 기계 간 결제를 API 기반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공유 결제 토큰(SPT)’을 도입해 민감한 결제정보를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AI 에이전트의 결제 권한을 사전 승인된 범위로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결제 가능 가맹점, 거래 시간, 금액 한도 등을 정밀하게 설정해 사용자가 부여한 권한 범위를 벗어나는 거래 위험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여신금융연구소 보고서는 에이전틱 AI가 지급결제 시장에 위기론을 촉발했지만, 동시에 주요 사업자들이 신뢰 검증과 권한 통제 중심의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급결제 시장 논의는 단순한 충격론을 넘어, AI 환경에 맞는 새로운 중개 기능과 인프라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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