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웅] 길에 버려진 양심, 18살 남고생들이 싹 치운 사연(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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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상태로 두면 주변 놀이터에서 노는 초등학생들한테도 안 좋을 것 같아서, 정리 좀 하고 가야겠다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랬는데 제 생각을 마치 그 고등학생들이 읽기라도 한 것처럼, 애들이 그걸 치우고 있더라고요."
아름다운 벚꽃축제 현장엔 수많은 인파가 몰렸고, 그만큼 거리는 버려진 오물들로 지저분해진 상태였죠.
당시 현장에 있던 제보자 김태건(53)씨도 한 쓰레기통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진 것을 보고 '나라도 치워야 하나' 생각하던 찰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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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환하게 만개했던 4월의 첫 주, 경북 문경의 모전천 벚꽃길. 아름다운 벚꽃축제 현장엔 수많은 인파가 몰렸고, 그만큼 거리는 버려진 오물들로 지저분해진 상태였죠.

당시 현장에 있던 제보자 김태건(53)씨도 한 쓰레기통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진 것을 보고 ‘나라도 치워야 하나’ 생각하던 찰나였답니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몸을 움직인 이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올해 18살, 문경공고와 점촌고를 다니는 2학년 학생들입니다. 중학교 동창 사이인 친구들은 이날 같이 사진 찍기로 하고 벚꽃길에서 만났다는데요. 한 친구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출출함을 달래려 닭꼬치를 사 먹었는데,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심각한 현장 상황을 보게 된 겁니다.
“쓰레기통은 좀 넘쳐 있고 밑에 쓰레기가 엄청 널브러져 있어서…. 신지환이라는 친구가 ‘이거 치울래?’ 이렇게 해서, 옆에 아주머니한테 봉투 받아서 친구들이랑 다 같이 치우게 됐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서후군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씩씩한 목소리로, 별일은 아니었다고, 그마저도 친구의 제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거창한 결심이 아니었고, ‘우리가 치워볼까’하는 친구의 말에 다 같이 선뜻 마음을 맞춰 행동했을 뿐이란 거죠.

“저희 친구들이 많아가지고 한 몇 분 안 걸렸던 것 같아요. 한 5분 정도?”
5분 남짓, 긴 시간도 아녔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짧고 굵은 ‘청소 작전’은 어른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보던 태건씨가 기특한 마음에 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글과 함께 올렸는데, 순식간에 화제가 됐습니다.
“아이들 어른들 할 거 없이 다들 먹고 즐기는 데만 집중하지, 남이 버린 거 치워야겠다 생각 감히 하기 어렵거든요. 이건 진짜 어른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치우고 있는데 한 초등학생 친구가 오는 거예요. 그 친구도 같이 치웠단 말이에요. 우리가 이렇게 작은 행동 하나로도 어린애들한테 본보기가 되고…. 뿌듯했어요.”
누군가에게 본보기가 된다는 것. 청년을 앞둔 소년들은 그날 선행이 또 다른 선행을 낳는 과정을 몸소 실천하고 목격한 셈입니다.
서후군은 스스로를 특별할 것 없는 학생이었다고 말합니다. 선생님께 칭찬받을 기회도 많지 않았는데 이번 일로 사뭇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닌데, 담임 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한테 다 말씀드리고 학교 인스타에도 올라가서 선생님들이 볼 때마다 좋은 일 했다고 해주셔서 좋았어요.”
“이게 뭐 어떻게 보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인데 많은 분이 칭찬해 주셔서... 이제 길에 쓰레기 있으면 하나라도 더 줍고, 좀 더 발전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짧은 순간, 어쩌면 작은 선행일지 모르지만, 그 경험은 삶의 태도를 새로 다지는 소중한 계기가 된 거죠.
이번 일을 통해 우정도 더 깊어진 친구들. 함께 땀 흘렸던 친구들은 서로가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지환아, 네 덕분에 치우게 됐지만 다 같이 말이 잘 맞았던 게 너무 고마워. 너희 같은 친구를 사귈 수 있어서 정말 고맙다!”
모두가 지켜만 보던 쓰레기 더미를 선뜻 정리한 학생들. 이들의 대견한 모습을 보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꼈다는 제보자 말처럼, 이 아이들은 5분 동안 쓰레기뿐만 아니라 우리 어른들의 떨어진 양심까지 주워준 건 아닐까요?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이수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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