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명받았다멍” 8년 임무 마친 군견 두희의 견생2막 [개st하우스]

이성훈,전병준 2026. 4. 1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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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희는 공기 중의 냄새로 사람을 찾아내는 정찰견으로 활약하다 은퇴한 11살 군견입니다. 낯가림이 없고 애교가 많아 군견훈련소의 애교쟁이로 통합니다. 국가를 위해 활약하느라 고생했으니, 이제 명령 대신 사랑만 받는 한 가정의 반려견이 되면 좋겠습니다.” -육군군견훈련소 김요한 일병

지난 7일 방문한 강원도 춘천의 육군군견훈련소. 위병소 벽면에는 태극기 아래 늠름하게 정면을 응시하는 군견 벽화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 주변을 채운 ‘위국헌신 군인본분’ ‘네발 달린 전우’ ‘너와 함께한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는 문구들에 뜨거운 전우애가 담겨 있었습니다.

부대 내부에 들어서자 교관과 발맞춰 걷는 예비 군견들 사이로 오늘의 주인공이 나타났습니다. 23㎏의 늠름한 덩치가 무색하게 군견병들에게 배를 뒤집고 애교를 부리는 11살 은퇴군견 두희입니다.

춘천 육군 군견훈련소에서 만난 은퇴군견 두희 모습. 전병준 기자


3년 전까지만 해도 실종자 수색의 최전선을 누비던 베테랑 정찰견이었던 두희는 은퇴 연령인 8살에 현장을 떠나 고향인 훈련소로 돌아왔습니다. 이젠 콧잔등에 흰 털이 덮인 노견이지만, 50m 멀리 던진 공 물어오기를 수십 차례 반복해도 지치지 않으며 청년견 못지않은 체력을 과시했습니다.

이번 취재는 은퇴군견에 대한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에서 시작했습니다. 개st하우스가 지난해 경기도의 동물복지시설인 반려마루에 입소한 은퇴군견의 사연을 소개한 이후 (국민일보 2025년 11월 28일 자 보도, “이렇게 똑똑한데 은퇴하면…” 인명구조견의 슬픈 견생), 해당 시설에서는 은퇴견 3마리가 새 가족을 찾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이를 보고 육군 군견훈련소에서도 더 많은 은퇴견에게 기회를 주고자 이번 취재를 허용했고, 취재진은 지난 7일 춘천의 군견훈련소에서 네 발 달린 영웅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역 명 받았다멍” 은퇴 후 나고 자란 훈련소로 돌아온 군견들

군견은 이곳 훈련소에서 태어나 임무견으로 길러집니다. 생후 2~6개월에는 폭음, 총성, 헬기음에 적응하고 사회성을 기릅니다. 7개월 차부터는 인간보다 1만 배 뛰어난 후각을 활용해 탐지, 정찰, 추적 등 주특기 교육을 받으며 엄격한 자격 심사를 거쳐 실전에 투입되죠. 심사에서 탈락한 예비견이나 8~9세에 은퇴한 군견들은 이곳에서 군견병의 세심한 관리를 받으며 민간 입양을 기다립니다. 작전견의 옷은 벗었지만, 모두 체계적인 사회화 교육과 유전병 관리까지 마친 검증된 명견들입니다.

주인공 두희는 2015년 태어난 뒤 정찰견으로 활약하다 2024년 12월 은퇴해 훈련소로 돌아왔습니다. 현재는 다른 군견들과 마찬가지로 냉난방 설비를 갖춘 3평 넓이의 단독 견사에서 쾌적한 생활을 하다가, 하루 3시간씩 야외활동을 하고 입양 준비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군견도 일반 가정견과 마찬가지로 간식, 장난감을 좋아한다. 임무를 완수하면 기호에 맞게 보상받는다. 전병준 기자


취재진 앞에서 애교를 부리던 두희는 인솔자인 김요한 일병이 가방에서 무언가 꺼내자 각 잡힌 ‘앉아’ 자세를 취했는데요. 물건의 정체는 두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란 장난감 공이었습니다. 군견은 임무를 수행하면 취향에 맞게 간식, 장난감 등으로 보상받는데요. 김요한 일병은 “두희는 간식 먹는 것보다 공놀이해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두희는 ‘앉아, 손, 기다려’ 등 쏟아지는 지시를 완벽히 수행하면서도 시선은 오직 공에 고정했습니다. 김 일병이 “잘했다”면서 연병장에 공을 던지자, 두희는 순식간에 달려가 공을 물어왔습니다.

놀라운 점은 일반 가정견에게서 보기 힘든 충동 조절 능력이었습니다. 그토록 좋아하는 공이지만, “공 놔”라는 지시 한마디에 미련 없이 내려놓는 절제력을 보였습니다. 김 일병은 “군견은 사납다는 오해와 달리, 주로 실종자를 찾거나 위험물을 발견하는 과정을 ‘놀이’로 인식하고 즐기는 아이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온라인상엔 ‘군견은 평생 간식을 맛보지 못하고 절제된 삶을 산다’는 오해가 퍼져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군견은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간식을 실컷 제공 받습니다. 군견병들은 주머니에 군견이 좋아하는 닭고기 간식을 챙겨 다니며 훈련에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기자도 이날 간식을 활용해 ‘앉아, 손’ 등을 지시했고 두희는 정확히 수행했습니다. 간식을 코앞에 두고도 “기다려” 지시에 침을 흘리며 인내하는 두희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네 발 달린 전우에게 가족을” 두희 가족을 모집합니다

축구장 세 개를 합친 듯한 야외 훈련장에서 두희는 여전한 에너지를 뽐냈습니다. 훈련소는 은퇴견들의 활동량을 유지시키기 위해 매일 3시간씩 야외 활동을 제공합니다. 두희는 김 일병이 던져준 공을 20여 차례나 물어오면서도 호흡이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훈련소 관계자는 “하루 최소 1시간 이상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보호자라면 은퇴군견의 좋은 가족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군견병이 먼저 지친다멍!" 11살 두희는 현역 못지 않은 체력을 과시했다. 전병준 기자


군견병들은 군견이 단순한 관리 대상이 아닌 소중한 동료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요한 일병은 “제게 군견은 네 발 달린 전우”라며 “최근 첫 휴가를 다녀왔는데, 휴가 2일 차에 두희가 걱정돼 복귀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신우혁 상병도 “매일 아침 안부를 확인하는 가족 같은 존재들”이라며 “훗날 전역한 뒤에도 돌아와 다시 만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러한 훈련소 생활도 행복하겠지만, 온 가족의 사랑을 오롯이 받는 반려견의 삶과는 비할 수 없을 겁니다. 육군 군견훈련소는 지난해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SNS 채널을 개설해 은퇴군견의 민간 분양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건강검진을 거쳐 은퇴견을 추립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25년 입양 건수(63건)는 앞서 이전 2023년(30건), 2024년(28건)의 두 배로 크게 늘었습니다.

무거운 임무를 내려놓고 평범한 반려견으로 살아가고 싶은 은퇴견, 두희에게 견생 2막을 열어줄 가족을 모집합니다. 입양을 희망하는 분은 아래 설명을 확인해주세요.

사랑스러운 은퇴군견, 두희의 가족을 모집합니다
- 11살, 말리노이즈
- 암컷 23㎏
- 공놀이를 좋아하고 사람을 잘 따름

■ 입양을 희망하는 분은 아래 SNS 채널을 통해 문의해주세요
➡️카카오톡 '육군 군견훈련소'
➡️인스타그램 '육군 군견훈련소'
➡️육군 홈페이지를 통해 분양 신청

■ 두희는 개st하우스에 출연한 175번째 견공입니다(120마리 입양 완료)
-입양자에게는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동물의 나이, 크기, 생활습관에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치(12포)를 후원합니다.

이성훈 기자, 전병준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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