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지구당 부활, 광역의원 비례 14% 증원…“여야 야합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7일 정치 개혁의 일환으로 폐지했던 지구당을 사실상 부활시키기로 합의했다. 또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의회의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현행 10%에서 14%로 늘리기로 하면서 공론화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거대 양당의 졸속 합의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 마지막 날인 17일 여야는 국회에서 원내대표,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가 참여하는 이른바 ‘3+3 회동’을 통한 협상 등을 거쳐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각 정당의 시·도당 하부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당원협의회 또는 지역위원회에 사무소 1개를 둘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이다. 현행법은 정당이 국회의원 지역구 등에 당원협의회를 둘 수 있도록 했지만, 사무소는 운영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역 의원은 자신의 후원회 사무실을 사실상 당원협의회 사무소로 편법 운영할 수 있었지만, 원외 지역위원장·당협위원장은 사무소 운영에 제약을 받으며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도전자의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었다.
문제는 여야 합의가 사실상 ‘지구당 부활 수순’이란 점이다. 과거 지구당은 위원장이 직접 사무소를 운영하고 후원금을 모금하며 불법 정치 자금의 온상으로 악용됐단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불법 대선 자금을 트럭으로 받은 이른바 ‘차떼기 사건’이 터진 뒤 정치 개혁 차원에서 2004년 지구당은 전격 폐지됐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지역사무소 운영만 허용할 뿐 모금 관련 규정은 변경하지 않아 지구당 부활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22년 만에 지구당이 사실상 부활하는 역사 전환점”이라고 환영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995년 조항 신설 후 30년가량 유지된 시·도의원(광역의원) 비례대표 정수 비율(현행 10%)을 14%로 올리기로 합의한 것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추정에 따르면, 이 비율이 14%로 오르면 4년 전 선거 기준 93명이었던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원 수는 120여명으로 30명가량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기준 전국광역의원 평균 연봉(약 6600만원)을 대입하면, 늘어나는 의원 30명의 인건비로 매년 약 20억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의원 2인당 1명씩 배치되는 정책지원관 등을 고려하면 연간 30억원가량의 세금이 추가로 투입된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재정 독립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청회나 공론화 과정 없이 의원 수만 늘리는 것이 재정 부담만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 개혁 법안에 여야가 합의한 의미가 있겠지만, 학계와 유권자 등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공론화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졸속 합의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여야는 기초의원 선거에 국한된 중·대선거구제를 광역의원 선거에도 처음으로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대상 지역은 광주 동-남갑, 북갑, 북을, 광산을 등 총 4곳이다. 해당 선거구에선 2인 이상을 선출하게 된다. 아울러 시·군·구의원(기초의원) 선거에 대한 중·대선거구제 시범 실시 지역도 확대된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회의원 지역구 11곳에서 실시된 시범 지역에 16곳을 추가 지정해 총 27개 선거구로 늘었다.
▶비례대표 30% 확대 ▶2인 선거구제 폐지 등을 촉구하며 농성해 온 야4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합의문 발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돈 정치, 지구당 부활, 기득권 야합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거대 양당은 끝내 정치 개혁 대신 기득권 수호를 위한 밀실 야합을 선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는 정개특위 소위와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본회의를 잇따라 개최해 여야가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여성국·이찬규·박준규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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