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세이브 마무리 정해영, 퓨처스 선발 등판 왜? 꽃범호 감독 "역할 바꿔 던지면 머리 맑아진다더라" [잠실 현장]

배지헌 기자 2026. 4. 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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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세이브 마무리 정해영, 퓨처스에서 선발 등판 계획
-부담 덜한 상황에서 등판해 심리적 문제 개선 효과 노린다
-정해영은 조만간 콜업, 다시 마무리 맡길지는 미지수
KIA 마무리 정해영(사진=KIA)

[더게이트=잠실] 

통산 149세이브 마무리투수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등판한다? 재조정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간 KIA 타이거즈 정해영이 보직 변화를 통해 심리적 문제를 해소하고 자신감을 되찾는 과정을 밟는다.

KIA 이범호 감독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정해영의 회복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정해영은 시즌 첫 4경기에서 2.2이닝 동안 5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뒤 11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해까지 5시즌 연속 KIA 마무리로 활약하며 통산 149세이브를 올린 특급 마무리지만, 시즌 개막전 SSG전에서 0.1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날린 뒤 10일 한화전에서도 0.1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다. 4경기 동안 3피안타 1피홈런 4볼넷에 삼진은 단 1개. 평균자책이 16.88에 달할 정도로 부진이 심각하다.

과거에도 시즌 중 한 두차례 무너지는 고비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충격의 강도가 어느 때보다 심하다고 판단한 KIA는 빠르게 마무리의 2군 행을 결정했다. 공교롭게도 정해영이 빠진 동안 KIA는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2승 7패에서 어느새 9승 7패로 5할 승률 +2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범호 감독(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149세이브 마무리의 선발 등판 이유는? 

흥미로운 건 퓨처스에서 정해영이 기존 보직인 마무리가 아닌 선발로 등판한다는 점이다. 이 감독은 "변화를 한번 줘보려고 한다. 다카하시 켄 투수코치가 일본프로야구 시절 심리적으로 흔들린 선수들에게 효과를 봤던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이 레버리지 상황의 압박 속에 주로 등판해온 투수에게 부담이 적은 환경부터 시작해 강도를 점차 높여가면서 심리적 문제를 해소하는 방식이다. 이 감독은 "(역할) 변화를 줘서 던지고 나면 조금 머리가 맑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항상 뒤에서 등판하고 경기 끝날 때쯤에 몸을 풀곤 했는데, 경기가 시작할 때 몸을 풀면서 1회부터 던지는 시도다. 그렇게 한번 던진 뒤 다음에는 4회나 5회쯤에 올라가서 던지게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루 던진 뒤에는 하루를 쉬는 순서로, 프로그램을 다 마치는 데 5일 정도가 걸릴 전망이다.

이 감독은 "우리도 정해영이 굉장히 필요하지만, 이런 경험이 정해영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아직 시즌이 10분의 9는 남았다"라며 길게 내다봤다. 정해영은 프로그램을 마치면 곧바로 1군에 복귀할 예정이다. 다만 함께 내려갔다가 부상자 명단에 등록된 셋업맨 전상현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재조정과 회복을 거친다.

정해영이 돌아오면 마무리 자리는 누가 맡을까. 정해영이 없는 동안 대체 마무리를 맡은 성영탁은 11일 한화전과 15일 키움전에서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다. 이 감독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구위를 놓고 판단해서 누가 더 좋을지를 봐야 한다"면서 "정해영이 돌아왔을 때 성영탁이 어떤 구위를 보여주고 있을지도 봐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쓰는 게 지금 상황에서 맞다"고 여지를 남겼다.

최근 7연승 질주 중인 KIA는 이날 제리드 데일(유)-김호령(중)-김선빈(2)-김도영(지)-해럴드 카스트로(좌)-박민(3)-김규성(1)-주효상(포)-박재현(우)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나성범은 휴식을 취하고, 김도영이 지명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선발 포수는 주효상이 마스크를 쓰고 선발 이의리와 호흡을 맞춘다.

연승 중이라 웃음이 많아진 것 같다는 말에 이 감독은 "나는 똑같다. 표현을 별로 안 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 팀이 좋지 않았을 때도, 지금처럼 이기고 있을 때도 똑같이 하려고 한다"면서 "그래야 선수들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떤 이 감독은 "어느 정도 점수 차가 나는 상황에서도 가슴이 두근두근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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