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조건 승격!" 창박골 만나 천지개벽한 치주물루! 숙원인 클럽하우스 건설, 예상 밖 대형 변수가? [어서와 치주물루③]

김진혁 기자 2026. 4. 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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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창박골 이동훈 씨. 김진혁 기자

[풋볼리스트=안양] 김진혁 기자= 지난해 6월 대학생 유튜버 창박골이 아프리카 말라위 3부리그 팀의 구단주로 부임했다. 자그마한 물품 지원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는 적지 않은 투자를 받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성장했다. 격변의 10개월, 과연 치주물루유나이티드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아프리카 남부 내륙 지역에 위치한 말라위는 인구 2,200만 명 정도의 매우 가난한 나라다. 중앙 행정부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국가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본본토에서 5시간 떨어진 치주물루 섬의 상황은 더욱 열악했다. 그 속에서 운영되던 축구팀의 현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돌바닥 운동장에서 플라스틱 축구화를 신었고 유니폼이 없어 타 팀에게 빌려 입어야 했다. 원정 중 식사를 거르거나 폐가에서 노숙하는 일도 당연했다.

그렇게 변방 중의 변방이었던 치주물루는 지난해 리그 참가비 40만 원이 없어 존폐 위기에 놓였다. 이때 유튜브 촬영차 섬을 방문했던 창박골 이동훈 씨가 이들의 사정을 듣고 치주물루의 구단주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 씨는 직접 발로 뛰며 스폰서 업체들을 모아 구단 운영에 쓰일 기초 자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축구화, 유니폼 수급 등 치주물루를 축구팀답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FC안양과 연이 닿아 축구공 지원을 계기로 공식 업무 협약을 맺었고 이번 4월 치주물루 코치진의 내한 코칭 연수를 성사시켰다.

유튜버 '창박골' 이동훈 씨. 본인 제공

이 씨의 고된 노력으로 단기간 성장한 치주물루는 어느새 말라위 하부리그에서 가장 여건이 좋은 팀으로 변모했다. 지난 15일, 7개월 만에 '풋볼리스트'를 다시 만난 이 씨는 인생을 살면서 가장 바빴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치주물루의 나아진 사정과 구단주로서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하나씩 짚어봤다.

"정말 많은 게 변했다. 사실 저도 솔직히 치주물루유나이티드 코치들이 한국까지 올 수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작년 9월에 처음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주신 이후로 정말 많은 지원이 있었다. 그에 따라서 다양한 기업들이나 비즈니스들에서 관심도 있었기 때문에 제가 더 많은 지원을 팀에 할 수 있었다. 또 한국까지 우리 코치들을 데려올 수 있게 돼서 저도 참 신기하다."

"솔직히 말하면 전혀 예상 못 했다. 저는 원래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지금은 이 프로젝트 때문에 일이 너무 커져서 휴학을 한 상태다. 전에는 휴학까지 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지금 자취방 계약도 올해 8월까지 돼 있는 상황이라 월세는 계속 나가고 있다(웃음).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대학교를 휴학하고 유튜브와 치주물루에 전념하고 있다. 어느 정도 압박감도 있는 상황이다. 처음에는 그냥 단순하게 유니폼과 공 정도를 지원해 주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돕자고 시작했던 일이 이제 너무 커져 버렸다. 우리 팀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3부리그 팀이 없을 정도다."

한가람(왼쪽부터), 맥팔른 마푸타 감독, 로버트 피리 팀 닥터, 이동훈 구단주, 맥슨 툰두 코치. FC안양 제공

말 그대로 '천지개벽'이었다. 사라질 위기에 있던 팀은 말라위 하부리그 선수들이 가장 오고 싶어하는 팀이 됐다. 원정 이동 시 버스를 타고 제대로 된 숙소에서 잠을 이루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일들이 치주물루에겐 대단한 변화였다. 이 씨는 수많은 변화를 포함해 축구팀을 축구팀답게 운영할 수 있게된 점을 가장 뿌듯한 변화로 꼽았다.

"치주물루가 축구팀답게 굴러가고 있다는 게 가장 뿌듯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영상에서도 나왔다시피 그전에는 노숙을 하거나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유니폼도 빌려 입는 사실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팀이었다. 이제는 어엿하게 버스를 타고 원정을 다니고 삼시세끼 챙겨 먹고 좋은 유니폼과 축구화를 챙기면서 그나마 다른 팀들보다 좋은 환경 속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한 시즌을 아무 문제 없이 치러냈다는 점에 뿌듯함을 느낀다."

스폰서 규모 역시 지난 10개월 동안 크게 늘어났다. 이 씨가 막 치주물루 구단주로 부임할 당시 이 프로젝트는 국내 스폰서 7곳과 함께 시작됐다. 이 씨의 좋은 취지가 일파만파 대중들에게 퍼지면서 치주물루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기업들이 자연스레 늘어났다. 이제는 이 씨가 먼저 문을 두드리는 게 아닌 기업으로부터 먼저 연락이 와 협업을 제안하는 수준까지로 올랐다.

"정말 많이 늘어났다. 현시점에서는 스폰서 수보다 규모가 훨씬 커졌다. 예시를 들자면 지난 시즌에는 유니폼 스폰서가 8개 정도가 붙었는데 올 시즌 규모는 적어도 적게는 3배 많게는 5~6배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여기저기서 연락도 많이 왔었다. 사실 제가 넉 달 정도를 말라위에 있었기 때문에 미팅들이 엄청나게 밀려 있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막 바쁘게 여러 스폰서들과 미팅을 나눴다. 다음 시즌 스폰서들은 이젠 조금 정리가 된 상황이다."

맥팔른 마푸타 감독(왼쪽부터), 로버트 피리 팀 닥터, 맥슨 툰두 코치, 이동훈 구단주. 김진혁 기자

지난 10개월은 치주물루에 격변기였지만, 구단주 이 씨에게도 삶의 모든 게 바뀐 해였다. 말라위 현지와 시차 때문에 낮에는 대학 생활을, 밤에는 구단 운영 미팅을 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4개월 동안 말라위에 체류하며 팀의 시즌 막바지 일정을 동행하기도 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초보 구단주는 어느새 어엿한 축구단 대표로 성장해 있었다.

"작년 6월에 시즌을 시작했으니, 아직 1년 안 됐다. 구단주를 하기로 결심한 건 작년 4월이니까 10개월 차 정도 됐다. 저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사실 많은 분들이 저를 너무 '올려치기'를 해주신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말라위까지 가서 대단한 일을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상황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다. 그냥 하나하나 앞에 있는 일들만 해결하다 보니까 어느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처음에는 물품 지원 정도만 생각했는데 이게 단순히 지원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 리그를 소화하려면 돈이 더 필요했다. 이제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하지 생각하면서 스폰서를 구했다. 스폰서도 계속 모으다 보니까 일이 커져서 이제는 적지 않은 돈을 현명하게 써야 하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이 돈을 함부로 써버릴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 하면 제일 잘 쓸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경기를 치르다 보면 생기는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제가 해결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구단주를 한 시점부터는 계속 앞에 있는 일들만 해결하다 보니 어느새 지금의 저를 돌아보면 정말 저 자신이 많이 성장했다고 느낀다."

FC안양 팀 훈련을 지켜보는 치주물루유나이티드 코치진. FC안양 제공

2년 차는 분명한 도전이 됐다. 지난해 많은 관심 속에서 성공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하지만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건 불변의 진리다. 이 씨는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확실한 결과물로 보답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치주물루는 최종 6위를 기록했다. 말라위 3부는 우승팀만 승격한다. 자연스럽게 올 시즌 치주물루의 목표는 순위표 가장 높은 자리로 설정됐다.

"코치들은 5월 5일 말라위로 돌아간다. 돌아가면 그때부터 바로 팀 훈련에 들어가서 6월에 시작하는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음 시즌은 무조건 1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울 수도 있지만 무조건 1등을 목표로 해서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아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지원을 받은 만큼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은 언제든지 관심이 날아가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관심과 지원이 있을 때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결과로 증명을 하고 싶다. 무조건 1등을 해서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승격하겠다."

승격과 더불어 또 다른 숙원 사업은 클럽하우스 건설이다. 이 씨는 올해 안으로 시공을 계획 중이었는데 예기치 못한 대형 변수를 맞은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여파로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는데 말라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자원이 부족한 말라위에서는 기름이 매우 귀하다. 세계적 유가 파동으로 이 씨의 클럽하우스 건설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원래 계획은 선수단 클럽하우스를 지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금 유가가 엄청 올랐다. 말라위는 기름값이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 지금은 거의 1리터에 3천 원 정도다. 비행기 삯도 많이 올랐다. 다음 시즌에는 계획한 돈의 3분의 1 이상이 더 얹어져서 지출돼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시즌을 치러 나가기에도 약간 애매한 상황이다. 그래서 인프라적으로 많은 변화를 지금 시점에서 약속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시즌을 치러 나가면서 상황을 한번 지켜보겠다.

"치주물루 코치들이 지금 맥팔른 마푸타 감독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그 환경은 조금 개선할 예정이다. 몇몇 선수들도 묵는 숙소다. 화장실을 하나 더 만든다든지 문을 단다든지 기초적인 수준의 공사 정도는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많은 지원을 받고 있으니,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전 축구선수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전술적인 부분이나 축구 관련된 정보는 잘 모르지만, 내가 구단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다해서 치주물루가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한번 보고 싶다"라며 부임 10개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을 불태웠다.

사진= 풋볼리스트, 창박골 본인 및 FC안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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