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율 10% 육박, 메이저리그도 '대 볼질 시대'..."ABS 도입으로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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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볼넷 시대'는 KBO리그만의 고민이 아니다.
올해부터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를 도입한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도 폭증하는 볼넷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데 ABS 도입과 함께 1996년 이후 30년 만에 스트라이크존 정의 자체가 바뀌면서 투수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볼넷 급증의 배경에는 달라진 스트라이크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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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존 정의 30년 만에 변경
-투수들 "타자마다 다른 존" "아직 적응 중"

[더게이트]
'대볼넷 시대'는 KBO리그만의 고민이 아니다. 올해부터 ABS(자동 투구판정 시스템)를 도입한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도 폭증하는 볼넷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 시즌부터 MLB는 ABS 챌린지를 전격 도입했다. 호크아이 카메라 12대가 추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판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런데 ABS 도입과 함께 1996년 이후 30년 만에 스트라이크존 정의 자체가 바뀌면서 투수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결과는 볼넷의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존 상단 낮아져...실질적으로 좁아지는 효과
볼넷 급증의 배경에는 달라진 스트라이크존이 있다. 기존 규정은 존 상단을 '어깨 상단과 유니폼 바지 상단의 중간 지점', 하단을 '무릎 아래 오목한 지점'으로 정의했다. 타자의 타격 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존 기준이었다. ABS를 도입한 지금은 다르다. 자세에 관계없이 상단은 타자 신장의 53.5%, 하단은 27%로 고정됐다.
MLB 사무국의 조사에 따르면 기존 인간 심판들은 타자 신장의 약 55.6%를 존 상단으로, 24.2%를 존 하단으로 판정해왔다. 새 기준으로 존의 상단은 낮아지고 하단은 올라갔다. 실질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진 셈이다.
좁아진 존은 투수들을 두 가지 방향에서 압박한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세스 루고는 "존 상단으로 던진 공에 타자들의 헛스윙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는다. 타자들이 위쪽 공에 그다지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태너 비비는 "존 하단은 어느 정도 익숙했는데, 상단은 타자마다 달라서 지금도 파악 중"이라고 했다.
타자별로 존이 달라지다 보니 투수는 상대에 따라 존을 새로 그려야 한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케이시 마이즈는 "타자는 자기 존 하나만 신경 쓰면 된다. 나는 아홉 명의 타자를 상대하니 아홉 개의 존을 마주하는 셈"이라고 했다. 특히 후안 소토처럼 두 발을 넓게 벌리는 스탠스나 코디 벨린저처럼 곧추선 자세의 타자들이 존 파악을 어렵게 한다고 마이즈는 짚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크리스 배싯은 타자별 존 상·하단 기준을 메모해두고 있다. 배싯은 "모두를 일일이 외우려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오닐 크루즈처럼 키가 큰 타자들의 존은 따로 신경 쓴다"고 했다. 디트로이트 에이스 타릭 스쿠발과 마이즈는 더그아웃 아이패드로 경기 중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미세 조정을 거듭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보다 앞서 ABS를 도입한 트리플A에서는 이 같은 볼넷 증가 추세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ABS 챌린지 시스템이 풀 시즌 적용된 지난 시즌 트리플A의 타석당 볼넷율은 10.94%로, 2021년(9.68%)보다 크게 뛰었다. 이제 MLB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결국 투수들이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마이즈는 "분명 존이 좁아진 것 같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내 생각을 지배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루고는 "내 피칭 스타일은 존 안에서 타자를 공략하는 것이다. 오히려 경계선 코스를 포수가 챌린지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 앞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찾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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