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감독 되려고 본업까지 포기! 열정 가득 99년생 치주물루 사령탑, 한국서 '지도력 50배' 성장 각오 [어서와 치주물루②]

[풋볼리스트=안양] 김진혁 기자= 1999년생 맥팔른 마푸타는 아프라카 말라위 3부 치주물루유나이티드 감독이다. 지난해까지 본업은 이발사였다. 동네 축구팀인 치주물루 감독직을 부업 삼아 해왔는데 유튜버 창박골 이동훈 씨의 노력으로 팀이 삽시간으로 성장하자 맥팔른은 본업을 내려놓고 완전한 축구 감독의 길로 들어섰다.
아프리카 말라위 3부 팀이 한국 땅을 찾았다. 치주물루는 지난해 대학생 유튜버 '창박골'로 알려진 이동훈 씨가 존폐 위기에 놓인 말라위 3부리그 치주물루의 구단주로 부임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습용 축구공 19개 지원으로 안양과 연을 쌓았고 지난해 11월 공식 업무 협약까지 맺으며 본격적인 협업을 시작했다. 그 첫 프로젝트로 이번 4월 치주물루 코치진 내한 연수가 성사됐다. 연수는 4월 13일부터 5월 5일까지 약 20일간 진행된다.
맥팔른 감독, 맥슨 툰두 어시스턴트 코치, 로버트 피리 팀 닥터는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줄곧 말라위에서만 생활한 이들의 해외 경험은 전무했다. 평생을 처음 타본 비행기로 19시간 날아와 한국에 도착한 이들의 시선에는 모든 게 낯설고 새로웠다. 지하철, 버스 정류장, 공중화장실 등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꼈던 요소 하나하나가 새로운 경험이었다.

지난 15일 안양 1군 팀과 첫 연수 일정을 마친 뒤 '풋볼리스트'를 만난 맥팔른 감독은 "한국에 온다는 게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이동훈 구단주가 매번 한국 이야기를 해줬지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꿈을 꾸는 것 같다. 게다가 한국에 와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기회를 얻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한국 사람들은 다들 너무 친절하다. 그리고 치안도 너무 좋다. 음식도 너무 맛있다. 정말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다. 이동훈 구단주에게 한국에 오기 전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말해준 그대로다"라며 한국에 온 소감을 전했다.
계속해서 "첫날 공항에 왔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실감했다. 안양 측에서도 직원분들과 한가람 선수도 마중을 나와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길거리를 지나다닐 때나 경기장에 갔을 때 사진 요청을 하는 팬분들도 있었는데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말했듯 맥팔른 감독의 본업은 이발사였다. 연고지 치주물루 섬에서 작은 이발소를 운영했다. 축구와 전혀 인연이 없던 건 아니다. 맥팔른은 이발사인 동시에 마을 팀에서 축구선수로 뛴 경험이 있다. 축구화를 벗은 뒤에는 치주물루 감독을 맡았다. 지난해까지 이발소 운영과 감독 일을 병행했지만, 치주물루 프로젝트가 커지면서 올 시즌부터는 축구 감독을 본업으로 삼게 됐다. 운영하던 이발소는 동생에게 물려줬다고 한다.
엄연히 지도자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맥팔른은 아프리카축구연맹(CAF) 공인 D급 지도자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축구 공부를 해온 사연을 묻자, "당시 운이 좋았다. 지난 2021년 블랜타이어라는 말라위축구협회가 위치한 큰 도시에서 관계자들이 리코마현으로 방문해 CAF D급 과정을 이수시켜 줬다. 당시에 리코마현과 치주물루 섬에 CAF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낙후된 지역을 돕는 차원에서 몇 명을 선택해 D급 자격증 코스를 이수하게 해줬는데 그때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치주물루는 지난해 이동훈 구단주를 만난 뒤 말 그대로 '천지개벽'을 맞았다. 리그 참가비 40만 원이 부족해 존폐 위기에 놓였던 팀은 이동훈 구단주 부임 이후 말라위 하부리그에서 가장 인프라가 좋은 팀으로 성장했다. 그런 의미에서 맥팔른 감독에게도 지난해는 인생에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해였다. 맥팔른 감독은 흐뭇한 미소와 함께 많은 것이 바뀐 작년을 회상했다.
"참가 비용 문제로 3부리그에 참여를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전에는 팀을 운영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고 더 나아갈 기회도 없었다. 하지만 이동훈 구단주가 팀을 맡은 이후 모든 것이 좋아졌다. 더 먼 거리로 이동할 수 있게 됐고 구단주와 소통도 매우 원활하다. 구단주의 재정 지원과 한국 사람들의 관심 덕분에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다."
"아주 많은 변화가 오늘까지도 있었다. 우선 축구화, 유니폼 등 장비 면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전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축구화를 신었지만, 이제는 아주 좋은 퀄리티의 축구화를 신고 있다. 유니폼도 전에는 다른 지역 팀에서 빌려 쓰곤 했다. 이제는 좋은 품질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선수들의 사기와 열정도 크게 올라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더 노력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축구 감독의 길로 들어선 맥팔른 감독은 한국 연수를 계기로 진정한 지도자로 거듭나길 소망하고 있다. 15일 안양 구단이 공개해 준 1군 팀 비디오 미팅과 팀 훈련까지 3시간 정도 견학을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 입국 이틀 차이기에 시차적응도 덜 됐지만, 열정으로 피로함을 이겨냈다. 실제로 인터뷰 때 맥팔른 감독의 두 눈은 이미 붉게 충혈돼 있기도 했다.
"오늘은 매우 좋은 시작이었다. 훈련이 훈련장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많은 준비가 필요한 작업이라는 걸 깨달았다. 영상 분석을 먼저 하고, 그 후 코치들이 상대의 약점을 분석한다.
그리고 그 약점을 어떻게 공략할지 계획을 세우고, 이후 그 내용을 선수들과 실제 훈련으로 연결한다. 이러한 단계들이 축구를 체계적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느꼈다."
"전술적인 영역이 가장 궁금하다. FC안양 같은 경우에는 경기 중 전술을 자주 바꾸는 팀이다. 전술들을 수정할 때 어떻게 그 전술로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 궁금하다. 선수들이 경기 중 어떻게 전술에 맞춰 적응하는지도 더 배우고 싶다."
맥팔른 감독은 구체적인 수치까지 정하며 연수 20일 뒤 '달라질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지금보다 50배는 더 발전한 모습일 것 같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변화된 코치가 되어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며 이번 코칭 연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랐다. 마지막으로 맥팔른 감독, 맥슨 코치, 로버트 팀 닥터는 아낌없는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고 있는 한국 팬들에게 깊은 감사 메시지도 남겼다.

[치주물루 코치진의 감사 메시지]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이 우리 구단과 지역 사람들을 위해 해주는 모든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지원은 구단주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으며, 우리는 그 혜택을 직접 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치주물루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구단주께도 감사드립니다. 돈과 관련된 일에서는 서로를 신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동훈 구단주는 우리를 믿어줬습니다. 우리 역시 그를 신뢰하고 있으며, 팀을 위해 사용되는 모든 자원을 올바르게 사용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한국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혹시 우리를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결코 구단주를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를 실망시키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 특히 섬 주민들이 기회를 잃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팀의 방향에 맞게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한국에 올 기회를 주신 것에도 감사드립니다. 이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으며, 이는 팀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 덕분에 우리는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을 또 하나의 고향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섬에 살고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의료, 교육 등 기본적인 환경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구단주와 함께해 주시고, 우리를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언젠가는 치주물루에서도 한국을, 그리고 한국에서도 치주물루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 풋볼리스트, FC안양 및 창박골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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