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티켓 끊은 한동훈 “계엄과 탄핵의 강 건널 보수의 배 이끌 것” [월간중앙]
[독점 인터뷰] 부산행 티켓 끊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배수진
“헌법·사실·상식 기반한 유능한 보수 원해…장동혁 국힘 지도부에는 희망 없어”
“정치는 친소 아닌 예측가능성으로 움직여야, ‘윤 어게인’ 지지 시민 설득할 것”
“李 대통령, 주가보다 물가·실업률·환율 살피고 부동산 압박정책 한계 인정해야”
“험지여도 부산의 삶 더 낫게 하고 싶어 출마, 성장에 기초해 중산층 복원할 것”

여태껏 이런 명함은 받은 적이 없었다. 한동훈(53) 국민의힘 전 대표가 건넨 명함에는 ‘한동훈’ 이름 세 글자만 적혀 있었다. 뒷면에도 휴대폰 번호만 있었다. 전 법무부 장관, 전 국민의힘 대표 같은 수식어는 일절 없었다.
하지만 세상은 ‘자연인’ 한동훈의 말(言)을 늘 주시한다. 그리고 말을 퍼뜨리는 자에게는 힘이 있다. 그와 대화를 나눴던 한 인사는 이런 인상평을 남긴 적이 있다. “말이 아니라 피를 토하는 것 같다.” 정치인으로서 한 전 대표의 서사를 반추하면, 왜 그의 어조가 격정적이며 비장할 수밖에 없을지 일면 수긍이 갈 것이다.
4월 13일 오전 상암동 중앙일보빌딩에서 가진 한 전 대표와의 인터뷰는 총선 출정지(부산 북갑) 확정 후 실질적인 첫 공식 행보였다. “인터뷰를 마치면 오후 1시 기차로 부산에 간다”는 답변에 행로는 암시돼 있었다.
한 전 대표의 독특한 퍼스널리티는 사석과 공석에서의 정치적 언사가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 있다. (말발 하나로 다수의 정적들을 눌러버리는) ‘장판파 화법’은 보수 진영에선 드물게 ‘팬덤’을 창출해냈다. 그러나 정작 그는 ‘팬덤’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명분과 가치를 공유하는 지지자”라고 규정했다. 그래야 확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믿는 듯했다.
보수가 궤멸 직전의 지경에 처할수록 무소속 한동훈의 입지는 올라가는 판세다. 한 전 대표에 한정해서 논한다면, 더불어민주당과 장동혁 대표를 위시한 국민의힘 당권파는 같은 포지션이다. ‘한동훈이 보수 재건의 유일한 희망’과 같은 상징성을 점유하지 못하도록 어떻게든 저지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 전 대표는 “보수 정치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니까 나서는 것”이라며 “누군가는 앞장서 깃발을 들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 ‘누군가’가 꼭 ‘한동훈’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민심의 엄중한 응답이 6월 3일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나올 터다. 만약 ‘그렇다’는 기별을 듣는다면, 대한민국 정치 지형은 다시 한번 요동칠 것이다.
Q :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보수 본진이라 할 국민의힘 지지율(4월 10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20% 기록)은 처참할 지경이다. 원인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A : “좋은 정치는 헌법, 사실, 상식에 기반한 정치다. 국민은 지금 국민의힘 당권파가 사욕을 위해 무리하게 (생각이 다른) 정치인들을 찍어내는 행위들이 정의롭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이재명 정권을 제대로 비판하고 다른 비전을 제시할 정도로 유능하지도 못하다’는 생각을 많은 시민이 가진 것 같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보수는 ‘정의롭진 않을 수 있어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선 유능한 집단’이라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있었다. 그러나 정의롭지도, 유능하지도 않다면, 그 정당에는 그동안 찍어준 정(情) 말곤 아무것도 없게 된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권보다 정의롭고 유능한가?”
Q : 한 전 대표가 생각하는 ‘유능한 정치’란 무엇인가?
A :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같은 사건(외환은행 매각 관련 국제투자분쟁)에서 국민은 어려워도 이기는 모습을 바란다. 그것이 국익이기 때문이다. 론스타 소송은 20여 년간 내가 주도해 온 일이다.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항소를 관철(한 전 대표의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2년 9월)해서 결국 승소(이로써 한국 정부의 4000억원 규모 배상 책임이 사라졌다)했다. 보수 정당의 유능함을 홍보할 수 있었는데 국민의힘은 어떻게 했나? 민주당이 아니라 나를 공격했다. 이를 보며 국민은 ‘내부에서의 한 줌의 이익을 위해선 어떤 대의도 거스를 수 있는 세력’이라고 여기지 않겠나. 이런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권보다 정의롭고 유능하다고 생각하겠나?”
A : “보수 지지자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 일부 보수 정치인한테 잘못이 있다. 장동혁 당권파가 보수 전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 주요 후보들이 당권파 유세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리 포장한다 하더라도 현장 민심을 반영하는 상징이다. 누가 봐도 뭔가 잘못돼 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바꾸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지금의 당권파 지도부는 희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있는 보수 후보들은) 보수의 재건을 바라는 상식적인 다수 국민을 대변해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월간중앙 인터뷰 직후 부산으로 간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그다음 날 부산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 전입신고를 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8/joongang/20260418104933205xqmr.jpg)
━
“선장을 꼭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
Q : 보수 회생을 위해 향후 선거 국면에서 한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연대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오 시장과 이 대표 측은 한 전 대표에 대해 꽤 부정적인 정서를 갖고 있더라. ‘한동훈은 스마트하나 적이 너무 많다’는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A : “정치에 대한 나의 인식론은 누구보다 유연하다고 생각한다. 북한 김정은만 아니면 대한민국에서 ‘이 사람은 과거에 이랬으니까 안 돼’라는 건 나한테 없다. 현재와 미래를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정치하겠다는 일관된 지론을 갖고 있다. 다만 우리가 친목계, 동문회, 향우회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좋은 게 좋은 것’ 식의 관계 문제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입장을 선명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으면 국민이 헷갈린다. 나는 정치인들에 관해서 정책과 방향을 놓곤 강하게 비판해도 호오(好惡)는 특별히 말하지 않는다. 개인적 감정이 대의나 명분보다 앞서는 지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Q : 일본의 어느 총리는 “정치는 수(數)”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한 전 대표처럼 ‘옳은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노선으로 세(勢)가 모일 수 있을까?
A : “누구랑 친한 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아무리 친해도) 싸워야 할 땐 싸워야 한다. 인간적 관계 때문에 국민을 위해 지켜야 하는 명분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그런 명분이 있기에 개인 간 사사로운 감정이나 관계를 떠나서 누구와도 함께할 각오가 돼 있다고도 생각한다. 지금 필요한 건 어려울 때 회피하지 않고 앞장서는 리더십이다. 보수의 재건을 바라는 많은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누구랑 친한 정치공학적 이야기가 시민에게 중요하겠나?”
Q : 국민의힘을 두고, 이미 여의도에선 지방선거 이후를 설계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A : “중요한 선거를 앞뒀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 이후를 지금 바라본다는 건 선거 패배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우리 지지자, 시장경제와 안보 등 보수적 가치를 지지하는 분들에게 부끄러운 이야기다. 지금은 선거 이후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A : “‘한동훈이 하는 말이 맞다’ 여기까지만 와도 부정적 감정이 많이 수그러진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옳다’고도 하지 않았다. 지난 2년 가까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의 여러 문제점에 대해 나는 손해를 보면서도 지적해왔다. 안 그랬으면 꽃길 아니었을까? 하지만 손해 보더라도 (옳다고 판단하면) 방향을 제시하고 행동하는 게 ‘좋은 정치’라고 생각한다. 계엄과 탄핵 이후 여러 상황을 거치면서 나와 함께하는 분들이 입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왔다는 건 인정할 것이다. 그 명분이 옳다고 생각해서, 결국 대한민국과 보수 정치를 위해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해서 어려움 속에서도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지난 3월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았다. 이때 몰린 인파가 부산의 민심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8/joongang/20260418104933478fxru.jpg)
━
“오른쪽 균형 못 잡으면 우리의 성과 무너질 수도”
Q : ‘지금 왜 한동훈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필연성처럼 들린다.
A : “(보수가) 이 지긋지긋한 탄핵과 계엄의 바다를 못 건너니까 이재명 정권에 대해서 전혀 견제가 되지 않는다. 탄핵의 바다를 건너는 배를 내가 몰겠다는 것이다. 선장을 꼭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 단 그 바다를 최단거리로 건너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그다음에 선장을 버려도 된다. 하지만 지금은 (한동훈이 모는 것 외에) 다른 배가 없지 않나?”
Q : 아까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는 아무 죄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원들이 계엄과 탄핵,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오염’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현실이다.
A : “당원이 오염됐다는 말은 쓰면 안 된다. 시민들, 지지자들이 오판할 순 있다. 그분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고, 심지어 왜곡된 방향으로 이용하려 든 정치인들이 문제다.”
Q : 소위 ‘윤 어게인’ 세력도 포함해서 하는 말인가?
A : “그렇다. 대한민국 국민 아닌가? 내가 (2024년 7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그렇게 대놓고 반대했음에도 약 63%의 지지를 받았다. 그중 상당수는 지금 윤 어게인 세력이 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나름 선의로 나오는 것일 텐데 비난할 일인가? 애국심을 가지고 정치하면 그분들도 다시 알아줄 날이 오지 않겠나? 내가 비판하는 건 고성국, 전한길 같은 사람이다. 이런 분들은 해악이 크다. 보수의 재건, 정상화를 방해하고 있다. 시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Q : 진보 진영의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한 전 대표 역시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면 당장 지지자들이 선호하지 않을 정책도 하겠다는 의지로 들린다.
A : “내가 계엄을 저지하고 탄핵을 찬성했을 때, 우리 보수 지지자들로부터 여러 반대와 비난을 받을 것이란 걸 몰랐을 것 같나? 당장 내가 죽더라도 주저 없이 그 길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예측가능성이 국민으로 하여금 그 정치인을 계속 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나를 지지하는 분들은 ‘한동훈은 이렇게 행동해 줄 것’이라고 알기 때문에 지지한다. 혹자는 ‘팬덤’이라고 하는데, 내가 만약 상황에 따라 나와 친한 사람이 계엄하면 찬성하고, 까르띠에 받아도 묵인해주고 그러면 내 지지자들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
Q :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한 전 대표를 겨냥해 ‘윤석열 배신자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A : “정치는 친목계처럼 운영되면 안 된다. 내가 역으로 묻겠다. ‘전재수씨는 이재명이 계엄하면 안 막을 거냐?’ 내가 하나 더 묻는다. ‘이재명 배신하기 싫어서 부산시장 나온다는 사람이 부산특별법(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은 입장 바꾼 것이냐?’”
A : “그렇다. 이 대단하고 위대한 나라에서 지금 오른쪽 날개가 훅 꺾여 버렸다. 그러니까 왼쪽이 신나서 오버하고 있다. 그럼 몸통이 빙글빙글 돌게 된다. 이 균형을 잡지 못하면 정권의 폭주로 우리가 이룬 성과가 무너질 수 있다. 우리는 중동에 큰 이해관계를 가진 나라다. 어떻게든 줄타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갑자기 끼어들어서 저렇게 이스라엘과 싸우려 든다? 나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을 ‘갈라치기’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국뽕 정치는 가능할지 몰라도 국뽕 경제, 국뽕 외교, 국뽕 안보는 불가능하다. 기분은 이재명이 내고 피는 국민이 본다. 이 정부의 실정에 대해 보수 정치인일수록 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
![지난 2월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한동훈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보수 진영에서 이 정도의 흥행성을 가진 정치인은 드물다.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8/joongang/20260418104933724bsno.jpg)
━
“오른쪽 균형 못 잡으면 우리의 성과 무너질 수도”
Q : 보수 일각에선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이라고 이 대통령을 공격하지만, 현재 지지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A : “이 대통령은 굉장히 권위주의적이지만, 계엄 세력과 비교하면 ‘중화’가 된다. 또 하나는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됐으니 일단 응원해주는 마음도 있다. 나도 양가적인(비판하나 잘했으면 하는) 감정이 있다.”
Q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도 날 선 말들이 오갔다.
A : “글쎄, 나는 조국 대표에 대해 사감이 별로 없다. 그냥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을 대단히 쉽고 뻔뻔하게 하지 않나. 그분의 표리부동 정치나 사익을 먼저 생각하는 극단적 진영 정치를 지적할 뿐이다.”
Q : 이 대통령이 인기 있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코스피 5000시대를 꼽을 수 있다. 이런 ‘공동부유’ 어젠다를 진보에게 뺏긴 것은 보수로선 뼈아픈 노릇일 텐데.
A : “국장이 활성화되고 국민이 돈 버는 것, 나는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전광판을 안 봐서 망했다면, 이 대통령은 자기가 보고 싶은 전광판만 보는 듯하다. 전광판이 코스피만 있는 게 아니다. 물가 전광판, 실업률 전광판, 환율 전광판, 제조업 전광판은 어떤가?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라 어려운 현실에 처한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뛰어야 한다.”
Q :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A : “잘하고 있는 게 맞나? 나는 아니라고 본다. (대선 유세 때) 세금이나 압박정책 안 쓰겠다고 했는데 말 바꿨다. 수요 압박 정책에 한계가 있음을, 파격적 공급 정책이 필요함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만 쓰고 있다. 이게 지속 가능한가? 계속 더 센 진통제를 투여할 건가? 아주 러프하게 비교하면 보수우파는 치료제, 진보좌파는 진통제를 중시하는 정책을 쓴다. 치료제만 쓰면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진통제도 필요하다. 결국 이 균형이 맞아야 하는데, 보수의 발언권과 힘이 약해지니 신나게 진통제만 준다. 이걸 잘한다고 하다 보면 마지막에 어디까지 가겠나? ”
Q : 주식시장과 괴리된 실물경기 침체는 심각하다. 성장률 마중물 차원에서 이 정부는 4월에 26조원 추경을 편성했다.
A : “국민의 삶이 안 좋으니 적극적 조치를 해야 하는 데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희한한 곳에 들어가는 돈도 많더라. 가령 TBS를 밀어주는 게 경제랑 무슨 상관인가? 내용을 보면 너무 허접하다. 이런 추경이 훅 통과됐다.”
A : “이 대통령이 가진 사법 리스크에 대한 목표 지점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를 위시한 당내 세력과 다르다. 정청래파 민주당 측은 ‘이재명이 5년 동안만 감옥 안 가면 된다’는 쪽이다. 반면 이 대통령은 평생 안 가야 한다. 그렇다 보니 어떻게든 힘 있을 때 리스크를 아예 없애야 한다. 반면 정청래 입장에선 목줄처럼 갖고 가야 하는 사안이다. 원래 대통령 임기 초반에는 여당 대표가 속된 말로 저렇게 ‘개기지’ 못한다. 하지만 정청래가 저 무기를 들고 있으니까 서로 간의 갈등 구조가 생기는 것이다.”

━
“박상용 검사 그만 괴롭혀라”
Q : 경기지사 시절 이 대통령의 대북송금 의혹에 관한 공소 취소를 친명이 지금 필사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겠다.
A : “나는 이 대통령이 공소 취소를 실제 단행할 것이라 본다. 그것도 어쩌면 6·3 지선 전에 할 가능성이 크다. 지선 이후가 되면 정청래와 이재명은 당권을 두고 더 경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서 정청래가 이 ‘좋은 약점’을 놔줄까? 어차피 선거 판세가 유리하다고 본다면, 이 대통령 측은 조금 상처 입더라도 그냥 공소 취소해 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
Q : 한 전 대표는 대북송금 사건 자체가 조작이라는 민주당의 국정조사에 대해 “나를 증인으로 부르라”고 했다.
A : “(이 대통령이 연루된) 선거법 위반은 대법관 욱여넣기 만들어서 5년 동안 미루면 된다. 대장동 사건은 항소 포기시켜 버렸다. 그런데 대북송금은 공범인 이화영에 대해 1, 2, 3심 유죄가 나왔다. 그것도 중형이다. 이걸 막을 방법은 공소 취소밖에 없다. 공소 취소는 1심 전에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박상용이라는 평검사를 괴롭히는 것이다. 싸우려면 법무부 장관이었던 나랑 싸우지, 할 일 한 검사를 그렇게 드잡이하는 게 말이 되나? 극단적인 ‘강약약강’ 아닌가. 쪽팔린 줄 알아야 한다.”
Q : 공식 출마 선언만 안 했을 뿐, 부산 북갑을 전장(戰場)으로 선택했다.
A : “부산과 부산 시민의 삶을 더 낫게 하는 데 정치인으로서 목표가 있다. 회피하고 방관하는 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래와 희망을 원하는 분들이 참 많다. 정치인은 이럴 때 몸을 던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Q : 지난 대선 경선에서 ‘성장하는 중산층 시대’라는 경제 비전을 제시했다. 중산층 70% 복원을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A : “OECD 기준으론 대한민국의 61%가 중산층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건 아니다. 문제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40% 수준이다. 놀랍게도 중산층으로 슬로건을 걸었던 대선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마지막이었다. 우리나라 복지는 빈곤층 위주로 짜여 있다. ‘한평생 복지계좌’ 등 중산층 복지를 위한 디테일한 정책을 갖고 있다.”
Q : 한 전 대표가 생각하는 가족 검증 기준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A : “정치인 자체가 아닌 정치인의 가족이 너무 드러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드러나면 아무래도 영향력을 갖게 된다. 대한민국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것이 좋은 결과를 낸 적이 거의 없다.”
“확장은 구심점 있어야 가능한 것”
Q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같은 이는 ‘팬덤정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팬덤은 정치인의 확장성을 저해할 수도 있다. (2026년 2월 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 전 대표의 토크 콘서트에서도 대략 1만5000명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졌기에 묻는 말이다.
A : “나를 지지하는 분 상당수는 중도층과 청년층 아닌가? 한동훈 개인에 대해 연예인처럼 좋아해 주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때 조국을 수사하다 공격받는 과정에서 보여준 일관성이나 불의에 굴하지 않고 할 일 하는 면모를 지켜봐 준 것 아닐까. 보수에서 몇만 명이 모이는 것은 흔치 않다. 이렇게 어려울 때 정말 귀한 보수 지지자들 아닌가? 그걸 깎아내리는 것이 보수 정치인이 할 일은 아닐 것이다. 양승조 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한테 어떤 시민이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자 ‘X라이’라고 했다는 보도를 봤다. 이런 태도가 안 되는 것이다. 나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민도 존중하고 경청한다. 나를 지지하는 상당수가 어차피 중도적 성향을 가지신 분들 아니겠나. 확장은 구심점을 가져야 가능한 것이다.”
헤어지기 직전, 한 전 대표에게 “‘미움받을 용기’를 마다치 않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미움이라는 게 시차가 있다. 좀 지나고 나서 ‘이 사람이 맞았다’고 인정하면 그 미움이라는 건 사라지는 법”이라고 답했다. 어쩌면 그를 향한 미움을 사라지게 할 결정적 퍼즐은 힘(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겨야 사람들은 비로소 그의 명분을 경청할 터다.
녹취 정리 윤승현 월간중앙 인턴기자
김영준 월간중앙 취재팀장 kim.youngjoo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실했던 60대 돌싱남 죽음…동거녀, 돌연 저주 퍼부은 이유 | 중앙일보
- “29° 꺾어 오른쪽 목 보여줘라” 썸남 유혹 성공하는 女 필승법 | 중앙일보
- 암환자 빈소마다 뒤졌다…‘좀비 마약’에 미친 남경필 아들 행각 | 중앙일보
- “아내, 본인 사촌동생과 불륜” 이혼 변호사도 경악한 최악 사건 | 중앙일보
- “성심당이 또 일냈다”…26년 만에 뒤집힌 ‘대전의 맛’ 무슨 일 | 중앙일보
- “외교부와 직접 통화했다”…韓지원금 지적한 미스 이란 결국 | 중앙일보
- “내 아들이 만취? CCTV 뒤졌다” 고 김창민 아버지의 충격 증언 | 중앙일보
- 아동 331명 ‘HIV 무더기 감염’…병원 의료진 충격 장면, 파키스탄 발칵 | 중앙일보
- “김치 한접시, 1만원입니다” 둔촌시장 삼겹살집 충격 메뉴 | 중앙일보
- BJ 집 데려가…유명 걸그룹 멤버 오빠 ‘강제추행 혐의’ 구속 기로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