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소노, 창단 첫 4강 진출... '고의 패배 논란' SK에 3연승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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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하받는 나이트 16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소노-SK 경기.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소노 나이트가 축하받고 있다. |
| ⓒ 연합뉴스 |
소노는 16일 홈구장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KBL 6강 PO(5전 3승제)' 3차전에서 서울 SK에게 66대 65로 승리했다. 1차전(105-76), 2차전(80-72)에 이어 3연승을 거둔 소노는 구단 사상 최초의 PO 시리즈 승리와 함께 4강 PO에 올랐다. 소노의 4강 상대는 정규리그 우승팀 창원 LG다.
외국인 선수 네이던 나이트가 승리의 최대 주역이었다. 나이트는 2차전까지는 수비와 리바운드에 집중하며 평균 5점에 그칠만큼 슛 시도 자체를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SK가 지난 두 경기와 달리 3차전에서는 소노의 3점슛을 적극적으로 봉쇄하는 수비전략을 들고 나오면서 공격의 활로가 막히게 되자, 이번엔 나이트가 해결사로 나섰다
나이트는 3차전서 팀 내 최다인 22점을 퍼부으며 11개의 리바운드를 더하여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특히 야투를 15개 시도하여 자유투나 3점없이 2점슛만 11개(85%)를 성공시킬만큼 페인트존에서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소노는 다득점을 기록한 1, 2차전과 달리 3차전에서는 65점에 그쳤고 3점슛도 9개(37.5%)로 감소하며 고전했지만, 고비마다 나이트가 확률 높은 득점을 올려주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위닝샷도 나이트의 몫이었다. 10점차 내외로 앞서나가며 여유있게 승기를 잡는 듯했던 소노는 4쿼터 막판 SK의 맹추격에 고전했다. 경기 종료 53초를 남기고는 김낙현의 자유투로 62-63으로 역전을 내줬다. 33초 전 이정현이 드라이브인을 성공시켰으나, 18초 전 워니의 골밑슛을 내주며 SK가 다시 1점 차 리드를 가져갔다. 소노의 마지막 공격을 책임진 나이트는 이정현의 패스를 이어받아 종료 4초 전 극적인 골밑 득점을 성공시키고 환호했다.
케빈 켐바오는 3점슛 4개 포함 19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나이트의 득점 부담을 덜어줬다. 에이스 이정현은 3차전에서 SK의 집중수비로 야투율이 하락했고 파울트러블까지 걸리며 고전했지만, 중요한 4쿼터 승부처에서 다시 진가를 드러내며 11점 5어시스트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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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창환 소노 감독 16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소노-SK 경기. 손창환 소노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소노는 올시즌을 앞두고 전력분석코치를 지냈던 무명의 손창환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깜짝 선임하며 변화를 추구했다. 손 감독은 이정현-켐바오-나이트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빠르고 조직적인 시스템 농구를 표방하며 약체로 꼽히던 소노를 환골탈태시켰다.
소노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하위권인 9위에 머물렀으나 5라운드 이후 지난 2월 14일 울산 현대모비스전부터 3월 25일 서울 SK전까지 창단 후 최다인 10연승을 질주했고, 정규리그 최종성적인 5위(28승 26패) 창단 첫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정현과 켐바오는 각각 정규리그 MVP와 신인왕까지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
6강플레이오프를 앞두고서는 뜻하지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소노의 상대팀은 정규리그 4위 SK였다. 그런데 SK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안양 정관장전을 상대로 '고의 패배와 순위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분위기가 미묘해졌다.
만일 SK가 최종전을 이겼다면 정규리그 3위가 되어 6강에서 6위 부산 KCC를 만났을 것이고, 소노의 상대인 4위는 원주 DB가 될 뻔했다. 이를 두고 SK가 스타 선수들이 많은 '슈퍼팀' KCC를 피하고, 정규리그 상대전적(4승 2패 SK)에 앞선 소노를 일부러 상대로 선택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쏟아졌다.
이에 한국농구연맹(KBL)은 재정위원회를 열어서 전희철 감독에게 제재금 500만 원, SK 구단에 경고를 내렸다. 전 감독과 SK는 고의성은 부인했지만,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하여 사과하며 결국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만만한 상대' 취급을 받으며 SK에 간택당한 모양새가 되어버린 소노 선수단과 팬들은 일제히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손창환 감독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SK가 벌집을 건드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소노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소노 선수들은 강한 동기부여와 투지 넘치는 경기력으로 시리즈 내내 SK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정규시즌 3점슛 성공률 최하위 팀이었던 소노는 6강 1차전에서 무려 21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 놀라운 집중력을 과시하며 대승을 거뒀다. 또한 2차전에서는 전반 13점차 열세를 딛고 3쿼터에만 30-7 런을 만들며 역전승을 거뒀다. 스피디하고 역동적인 재미가 넘치는 소노의 '신바람 농구'에 팬들도 열광했다.
한편으로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SK와 비교하여 '정의구현'을 원하는 농구팬들의 여론이, 곧 상대팀인 소노에 대한 응원과 관심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작용했다. 역사가 짧은 소노는 이번 플레이오프 이전까지만 해도 팬덤이 두텁거나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인기 구단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시리즈들어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1, 2차전은 원정이었음에도 다수의 소노 팬들이 운집하며 마치 소노의 홈구장이 된 것 같은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또한 3차전 홈경기가 열린 고양소노아레나에는 구단 역사상 최다인 6120명의 관중이 방문하며 창단 첫 매진을 기록할만큼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이처럼 경기장 안팎과 미디어에서 모두 소노의 승리를 지지하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고의 패배 논란 이후 가뜩이나 비난 여론에 시달리며 위축된 SK 선수단에게는 더 큰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손창환 감독은 "선수 구성에 있어서 우리가 SK보다 부족하기에 사실 5차전까지도 갈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훈련할 때부터 발이 안 떨어질 정도로 지쳤는데도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 경기장을 매진으로 꽉 채워준 팬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승리의 영광을 돌렸다.
이제 소노는 4강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기적에 도전한다. LG는 정규리그 1위팀이자 지난해에 이어 챔프전 2연패를 노리고 있는 강팀이다. 소노와 LG는 정규리그에서 3승 3패로 호각세를 보였다. 소노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다가 6강전을 3경기 만에 마치며 6일간의 달콤한 휴식시간까지 확보했다. 두터운 전력을 자랑하는 LG로서도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전망이다.
소노가 과연 LG마저 잡아내며 또다른 언더독의 반란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양팀의 4강 1차전은 오는 23일 창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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