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좇으면 뒤처진다? 크리에이터·마케터를 위한 틱톡 가이드
■ Editor's Note
「 매 순간 쏟아지는 틱톡 콘텐트,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최근 GS25가 '고추장 버터 파스타' 상품을 출시했어요. 틱톡에서 '스와이시(Sweet+Spicy)' 트렌드가 확산하며 인기를 끌었거든요. F&B 레시피뿐만이 아닙니다. K-뷰티 씬도 틱톡발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요.
틱톡, 이제는 마케팅 필수 채널이 됐죠. ① 한국인의 월평균 틱톡 라이트 체류 시간은 19시간. SNS 앱 중 1위예요. ② 16~24세 여성이 주 사용자층으로, 한발 앞선 트렌드를 먼저 살필 수 있는 곳입니다. ③ 커머스와 콘텐트를 결합한 '틱톡 샵'이 등장하면서 쇼핑 생태계로까지 진화하고 있죠.
바이럴 된 콘텐트, 자극적인 콘텐트를 제작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유행만 좇은 콘텐트는 알고리즘에 걸러지고, 자극적인 콘텐트는 핵심 타깃에게 아예 노출되지 않을 수 있어요.
틱톡의 알고리즘, 콘텐트 정책 취재를 위해 폴인이 싱가포르 현지의 틱톡 본사를 찾았습니다. 틱톡 코리아가 3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했어요.
① 틱톡 추천 알고리즘의 비밀은?
② 유해한 콘텐트, 걸러지는 과정은?
③ 알파 세대, 틱톡에서 계속 볼 수 있을까?
* 싱가포르 현지 출장은 틱톡 코리아의 제작 지원을 받았습니다.
」

추천 알고리즘에 올라타려면?
"기존 문법을 벗어나라"
틱톡 애플리케이션을 켜자마자 뜨는 '포 유 피드(For You Feed)', 틱톡의 핵심 기능입니다. 사용자 개개인의 관심사에 맞춰 큐레이팅 된 쇼트 폼 영상을 노출하죠. 사용자는 이 추천 탭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크리에이터·브랜드를 발견합니다.
알고리즘의 선택,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요? 틱톡이 알고리즘을 정교화하는 방법을 먼저 알아볼게요. 추천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3가지를 충족해야 합니다.
① 속도 ② 정확성 ③ 지속성
플랫폼에 막 진입한 신규 가입자가 금세 이탈하지 않도록 빠르게 관심사를 파악해야 하고요, 알고리즘을 정교화하면서 체류 시간을 늘려야 합니다. 질리지 않도록 새로운 콘텐트를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죠.
틱톡이 찾은 방법은 '콘텐트 묶음'입니다. 서로 다른 테마의 영상 8개를 하나의 세트로 묶어 사용자에게 제시해요. 어떤 영상에서 스크롤을 멈췄는지, 끝까지 시청했는지, '좋아요'나 '댓글' 등 적극적인 반응이 있었는지를 파악해 사용자, 비디오별로 데이터를 쌓죠. 30개 내외의 데이터만 쌓여도 꽤 정확한 추천이 가능해진다고요.
이대로만 간다면 사용자의 관심사에 딱 맞춘 콘텐트로만 메인을 장식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틱톡은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져요.
" '좋아하는 콘텐트만 보여주는 거로 충분할까?' "
답은 '아니오'였어요. 좋아하는 것만 노출하는 건 잠깐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생태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봤죠. 추천 콘텐츠의 유사성이 77%를 넘어가면 알고리즘은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해요. 의도적으로 필터 버블을 깨는 겁니다.
왜 일부러 필터 버블을 깰까요? 특정 주제의 콘텐트만 노출되면 크게 2가지 문제가 발생해요. 사용자가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요. 새로운 콘텐트를 알아갈 기회를 잃게 됩니다. 플랫폼에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콘텐트만 가득 차게 되겠죠. 새로운 콘텐트, 크리에이터가 탄생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는 겁니다.
이 지점을 응용하면, 이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 기존 문법을 벗어난 콘텐트일수록 추천될 가능성이 커진다. "
틱톡 관계자는 "글로벌 트렌드는 팔로워 숫자가 아닌 독창적인 콘텐트에 보상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팔로워가 적어도 기존 문법과 다른 새로운 콘텐트를 제시한다면 폭발적인 도달을 기록할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이 설계는 브랜드 이미지를 지켜야 하는 마케터에게 유리하게 작용해요. 취향이 극단적으로 좁아지면 혐오·우울·정치 편향 등 특정 주제에 매몰되는 '토끼굴 현상'이 생길 수 있거든요. 틱톡이 알고리즘 차원에서 피드의 다양성을 강제하는 건, 안전한 콘텐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내 브랜드 광고, 어떤 콘텐트 옆에 붙을까?"
콘텐트 검수, 이렇게 작동한다
10억 명. 틱톡에서 활동하는 사용자 수입니다. 크리에이터와 마케터 입장에서는 영향력을 키우기에 더없이 좋은 숫자지만, 동시에 불편한 질문도 따라와요.
정성 들인 내 콘텐트, 이상한 콘텐트와 함께 노출되는 건 아닐까? 플랫폼 규모가 커질수록 이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틱톡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틱톡은 싱가포르 본사를 비롯해 LA, 워싱턴, 더블린에 투명성·책임 센터(TAC)를 두고, 유해 콘텐트를 검토하는 '신뢰와 안전(TNS)' 팀의 심사 과정을 외부에 공개합니다. 이 분야에만 연간 2조 8000억 원을 투자하고 있죠.

지난해 3분기 기준, 가이드라인을 위반해 삭제된 영상은 약 2억 건이었습니다. 이 중 99.3% 이상은 이용자 신고 전에 내부 시스템이 먼저 잡아냈고, 삭제된 영상의 89.4%는 단 한 명에게도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리됐습니다.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과정을 따라가 볼게요.
① 게시 버튼 누르는 순간, 검수 시작
영상이 올라오는 즉시 AI 검수 시스템이 작동합니다. 영상 속 장면, 음성, 해시태그, 텍스트 키워드를 복합적으로 분석해요. 예를 들어 담배를 피우는 영상이 올라오면, AI는 영상에 등장한 인물의 자세, 담배 연기, 관련 텍스트를 종합해 '흡연' 키워드를 감지합니다. 틱톡 내 가이드라인 연령 기준에 따라 노출을 조정하죠.
AI가 감지하는 키워드는 수만 개에 달해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될 뿐 아니라 새로 생겨나는 은어나 필터링을 우회하려는 변형 텍스트도 모두 감지하죠. 기준치를 명확히 넘는 콘텐트는 즉시 차단됩니다. 삭제된 영상의 86%가 사람의 손을 거치기 전에 걸러졌다고요.
② AI가 못 하는 건, 사람이 한다
그런데 모든 걸 AI가 해결하진 못해요. 명백히 잘못된 건 기계가 잘 잡아내지만, 문제는 경계에 걸친 '애매한 콘텐트'죠.
* 정상 체중임에도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이유'를 강하게 주장하는 크리에이터
* 장애인이 넘어지는 영상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
* 필러·보톡스 등 성형 시술 과정이 적나라하게 담긴 영상
이미지나 텍스트만 봐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맥락에 따라 충분히 유해할 수 있는 콘텐트들이에요. 이 경우엔 휴먼 모더레이터가 직접 검토합니다. 민감한 정치 이슈나 새로운 사건이 생긴 경우 전문가들과 함께 시간을 들여 기준을 마련하죠.
AI가 고도화될수록 명백한 유해 콘텐트는 기계가 처리하고, 사람은 맥락과 뉘앙스를 읽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되고 있어요. 복잡한 판단이 필요한 문제일수록 더 세밀하게 다뤄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③ 같아 보여도, 다르게 처리한다
틱톡이 콘텐트 삭제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하나입니다.
" 이 콘텐트가 현실에서 실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가. "
예를 들어 성적 학대와 성인 콘텐트는 설계 단계부터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로 분리됩니다. 성 학대는 어떤 상황에서도 즉시 삭제하는 글로벌 공통 원칙이 적용되고요, 성인 테마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되 국가별 문화·법적 기준에 따라 허용 수위를 달리해요.
이 기준을 더 정교하게 만들기 위해 각국의 청소년 안전 전문가, 법률가, 교육자, 혐오 발언 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외부 자문 위원회를 운영합니다. 지금 당장의 문제뿐 아니라 플랫폼이 앞으로 마주할 이슈까지 선제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이에요.
덕분에 제작자가 '안전한 콘텐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필요는 없어요. 실제 피해를 야기할 정도가 아니라면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되기 때문이죠. 다만 글로벌을 타깃할 경우, 해당 지역의 문화나 가이드라인에 맞춰 콘텐트의 수위를 조절할 필요는 있습니다.

전 세계에 부는 소셜 미디어 금지 물결
"소셜 미디어가 살아남으려면 2가지 꽉 잡아야"
지난해 12월, 호주가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3개월 뒤엔 인도네시아가 뒤를 이었어요. 16세 미만 인구만 7000만 명에 달하는 나라가 소셜미디어 차단에 동참한 거죠.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방송 미디어 통신위원회는 청소년 SNS 금지를 공개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어요.
틱톡으로 콘텐트를 만들거나 브랜드를 알리는 입장이라면 걱정이 될 수밖에 없어요. 잘파세대를 놓치는 것은 물론,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니까요. 플랫폼은 이런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미래 미디어는 결국 신뢰와 안전,
두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시대에, 살아남는 플랫폼이 되려면 세 가지를 갖춰야 해요.
① 중독을 부추기는 구조에서 사용자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게 할 것
② AI가 쏟아내는 콘텐트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세울 것
③ 실시간으로 바뀌는 콘텐트 판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구조를 갖출 것
틱톡은 이 3가지에 나름의 답을 내놓고 있어요.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만 해도 검사, 법률가, 청소년 전문가, 지역 안전 자문단이 참여하고, 이슈별로 외부 전문가 그룹을 따로 운영합니다. 당장의 문제를 푸는 것을 넘어, 앞으로 생겨날 이슈를 미리 검토하는 역할이에요.
글로벌 청소년 위원회도 운영해요. 아르헨티나, 케냐, 인도네시아 등 25개국 이상의 청소년이 직접 플랫폼 정책과 기능 개선에 의견을 내고, 한국 청소년도 동북아 대표로 참여하고 있죠. 소셜 미디어의 주 사용층인 청소년이 자기 생각과 경험을 직접 적용할 수 있죠.
최근에는 중독 예방 기능을 내놨습니다. 스크린 타임 관리, 호흡 연습, 긍정 일기, 취침 시간 미션까지. 최근 떠오르는 웰니스 트렌드와 함께, 쏟아지는 콘텐트에서 잠시 거리를 둘 수 있죠. 특히 취침 시간 연속 달성 미션은 지난해 런던 청소년 위원회 서밋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능이에요.

이렇게 틱톡의 알고리즘 비밀과 유해 콘텐트 검수 과정, 청소년 보호 기능까지 살펴봤습니다.
① 유행보다 독창성, 알고리즘은 새로운 문법에 보상한다
② 유해 콘텐트 검수, 표현의 자유까지 억압할 필요는 없다.
③ 미래 소셜 미디어는 이렇게 바뀔 것, 신뢰와 안전 챙기는 방법
소셜 미디어가 트렌드와 마케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플레이어가 된 만큼, 플랫폼의 판단 기준을 알아둘 필요가 있어요. 이번 아티클이 작은 힌트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혜림 에디터kim.hyeri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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