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5m 용이 왜?”…‘암스테르담의 뱅크시’가 홍콩서 벌인 일

‘암스테르담의 뱅크시’로 불리는 네덜란드 출신 스트리트 아티스트 프랭크 루베(48·이하 프랭키)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볼 수 있는 전시가 홍콩에서 진행 중이다. 프랭키는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800점 이상의 거리 미술 작품을 선보이며, 미술 평단에서 ‘거리 예술가 키스 해링과 현대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대표작은 벽에 테이프로 붙인 바나나인 ‘코미디언’)을 섞어놓은 듯한 아티스트’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간 그의 작품은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국가와 미국에서만 만날 수 있었다. ‘8살의 상상력’을 주제로 한 홍콩에서의 이번 전시는 프랭키의 아시아 최초 진출 무대다.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인 로즈우드가 국제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 기간을 맞아 자사 호텔인 로즈우드 홍콩에서 특별 전시(이달 22일까지)를 마련했다. 아트바젤 기간, 홍콩을 찾아 프랭키를 단독 인터뷰했다.

Q : 아시아 최초 전시를 거리가 아닌 호텔(로즈우드 홍콩)에서 진행하는 게 인상적이다.
A : 내 작품은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이번엔 호텔이라는 공간의 특징을 고려해 작품을 구상했다. 격식 있고 엄격한 공간에 생명력과 위트를 불어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홍콩이라는 국가의 특성도 고려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럭키 드래곤’이다. 홍콩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용과 숫자 ‘8’을 결합했다. 그 결과물로 로즈우드 홍콩 호텔 로비에 5m짜리 새빨간 용이 들어서게 됐다. 관람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없었다.
Q : 실제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땠나?

A : 작품 설치 다음 날, 아이 세 명이 한 시간가량 럭키 드래곤 주변을 떠나지 않고 놀았다. 용 꼬리를 미끄럼틀로 이용해 타고 내려오기도 했다. 성인들의 반응도 흥미로웠다. 완벽한 정장을 갖춰 입은 어른들이 작품과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활짝 웃었다. 이런 고급스러운 공간의 정적이 깨지고 웃음이 만들어진 거다. 정말 짜릿했다.
Q : ‘럭키 드래곤’은 조형물 안에 어린아이가 들어가 있다. 의도가 뭔가.
A : 그 어린아이는 ‘8살 꼬마 프랭키’를 상징한다. 그 아이와 하이파이브를 하면 럭키 드래곤에 불이 들어오면서 ‘복(福)’이라는 글씨가 반짝인다. 난 하이파이브가 국경과 언어를 뛰어넘는 최고의 인사라고 생각한다. 하이파이브를 나누면서 세상에 사랑과 행운을 전파하는 8살 어린이의 마음을 모두 갖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Q : 럭키 드래곤의 빨간색이 당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비니와 겹쳐 보인다.
A : 맞다. 내가 빨간 모자를 쓰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경계심을 낮추고 싶어서다. “저 사람은 왠지 엉뚱할 것 같아” “재밌는 사람이겠지”라는 마음을 불러일으켜 스스럼없이 다가오도록 만들려는 의도다. 보자마자 웃음이 나고 먼저 말 걸고 싶어지는 존재가 되고 싶다. 친근하고 다정한 느낌을 주고 싶어 럭키 드래곤에도 빨간색을 입혔다.
Q : ‘암스테르담의 뱅크시’라는 별명이 있는데.

A : 거리 예술가라는 공통점이 있을 뿐이다. 뱅크시의 작품에는 정치적 메시지와 고도의 상징성이 있다. 하지만 나는 작품을 통해 웃음과 유머를 전하고 싶은 게 전부다. 내가 생각하는 예술은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작은 불꽃 같은 것이다.
Q : 한국에서의 전시 계획은 없나.
A : 이번 홍콩 전시로 아시아 전반에 대한 관심이 한층 깊어졌다. 특히 한국은 오래전부터 눈여겨봐 온 곳이다. 전통과 현대적인 삶이 멋지게 공존하는 문화가 매력적이다. 내 작품의 핵심인 위트가 한국 관객과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지 무척 궁금하다. 곧 좋은 기회로 인사드리고 싶다.

홍콩=선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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