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은 부족함 아닌 존재의 맛”… 두 작가가 그린 ‘공존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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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들판 위 각기 다른 모습의 친구들이 서로에게 인사를 건넨다.
정 작가는 "수박과 바나나는 서로 다르지만 각자가 가진 개성은 결코 부족함이 아니라 '존재의 맛'"이라며 "누군가는 달콤하고 누군가는 새콤하지만 결국 모두 요리에 꼭 필요한 재료인 것처럼 우리 모두가 이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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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정안나·금상 안소현씨 수상
난치성 골형성부전증 앓는 정 작가
휠체어 수박 등으로 ‘다름’ 표현
“누군가는 달콤, 다른 이 새콤할 뿐”
수상작 굿즈 수익 일부 캠페인 활용

평화로운 들판 위 각기 다른 모습의 친구들이 서로에게 인사를 건넨다. 헤드폰을 낀 참외, 휠체어를 탄 수박, 지팡이를 짚은 땅콩, 그리고 자기만의 길을 가는 오이까지. 제5회 스타벅스 그림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정안나(27) 작가의 ‘어떤 색이나 어떤 모양이나 괜찮아’ 속 풍경이다. 정 작가는 “수박과 바나나는 서로 다르지만 각자가 가진 개성은 결코 부족함이 아니라 ‘존재의 맛’”이라며 “누군가는 달콤하고 누군가는 새콤하지만 결국 모두 요리에 꼭 필요한 재료인 것처럼 우리 모두가 이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스타벅스 보라매대교빌딩점에서 만난 정 작가는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펜만 있으면 모든 종이, 하다 못해 휴지에다가도 그릴 정도로 그림을 좋아했다. 내 손으로 원하는 걸 만들어낼 수 있다는 즐거움이 컸다”며 웃음지었다.
그는 뼈가 쉽게 부러지고 키가 평균보다 작은 난치성 질환인 골형성부전증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장애인활동지원센터에서 근무하며 조만간 자신의 일상을 담은 웹툰 ‘모두가 걷는 길’의 새 시즌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준비를 하고 있다.
과거 정 작가는 자신의 장애를 드러내지 않은 채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생각을 바꾼 건 친구가 위로하듯 건넨 “안나야, 넌 장애인 안 같아”라는 말을 듣고 나서였다. 그는 “나를 상처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 몰라서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그림의 힘을 통해 편견을 개선해나가면 어떨까, 잘 살아가고 있는 내 삶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인식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금상을 수상한 안소현(35) 작가는 이 매장에서 9년째 일하고 있는 스타벅스 파트너다. 안 작가의 작품 ‘여름맞이 LOVE’는 미국의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L은 점자책을 읽는 시각장애인, O는 공놀이를 하는 지적장애인, V는 보청기로 음악을 들으며 요가를 하는 작가 자신, E는 유영하는 지체장애인을 형상화했다. 안 작가는 “편견없이 우리 모두가 평범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자신의 개성과 삶을 존중하며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안 작가는 과거 사내 커뮤니티 보드(안내판) 꾸미기 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집에서까지 열정적으로 작업한 덕분에 매장 간식비를 받아 보람을 느꼈다”며 웃었다. 청각장애를 가진 그는 “소리가 빠진 자리에 시선이 더 촘촘해졌다. 소리 없이 오래 바라보는 습관이 보이는 것에 더 집중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한때 그림에 흥미를 잃기도 했지만, 이번 수상에 힘입어 인스타그램 네컷 만화 연재 등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2021년부터 장애인 고용 증진과 인식 개선을 위한 그림 공모전을 이어오고 있다. 두 작가의 작품을 포함한 세 점의 수상작은 각각 콜드컵과 텀블러, 머그로 제작돼 오는 20일부터 전국 56개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된다. 판매 수량당 300원씩 적립해 관련 캠페인에 활용할 예정이다.
정효주 스타벅스 ESG팀 파트너는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장애인 작가들에게 이 공모전이 하나의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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