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12년째 흐르는 '세월호 눈물'…오늘도 목포신항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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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철갑 너머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유난히 차가웠다.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꼿꼿하게 서 있는 세월호 선체는 그날의 아픔을 고스란히 머금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16일 오후 3시, 전남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앞에서는 참사 12주기를 기리는 '목포 기억식'이 열렸다.
12년이 흐른 지금도 선체는 그날의 진실을 품은 채 목포신항의 상징처럼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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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태원 참사 유족 등 전국에서 슬픔 연대 물결
'노란 종이 비행기'에 담긴 추모 메시지 "안전한 나라 만들자"한마음
녹슨 철갑 너머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유난히 차가웠다.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꼿꼿하게 서 있는 세월호 선체는 그날의 아픔을 고스란히 머금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16일 오후 3시, 전남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 앞에서는 참사 12주기를 기리는 '목포 기억식'이 열렸다.

이날 현장은 행사 시작 전부터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 유가족 39명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들은 빛바랜 선체를 바라보며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누군가는 차마 선체를 마주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고, 누군가는 거친 선체 표면을 어루만지며 아이들의 이름을 나직이 읊조렸다. 현장은 금세 그리움과 슬픔이 뒤섞인 눈물바다가 됐다.
추모 영상이 상영되자 참았던 울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화면 속 아이들의 환한 미소와 대비되는 거대한 선체의 비극적인 모습에 유가족들은 가슴을 치며 오열했다. 한 유가족은 "벌써 12년이 지났는데도 바다만 보면 가슴이 턱 막힌다"며 "우리 아이들이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고 말하며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번 기억식에는 세월호 유가족뿐만 아니라,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다른 참사 유가족들이 참석해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무대에 올라 연대사를 낭독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었다. 이들은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우리의 외침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억식의 백미는 '노란 종이비행기 날리기'였다. 참석자들은 저마다의 간절한 소망과 추모의 메시지를 적은 노란 종이비행기를 접어 세월호 선체를 향해 동시에 날려 보냈다. 하늘을 수놓은 노란 물결은 마치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듯 허공을 가르며 날아올랐다. 아이들이 하늘에서는 부디 자유롭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비행기들이 선체 주변에 내려앉을 때마다 시민들은 다시 한번 눈물을 훔쳤다.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광주에서 아이들과 함께 왔다.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12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안전해졌는지 되묻게 된다"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세월호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한 뒤, 2017년 3월 인양되어 이곳 목포신항으로 옮겨졌다. 12년이 흐른 지금도 선체는 그날의 진실을 품은 채 목포신항의 상징처럼 남아있다.
이날 목포뿐만 아니라 진도 사고 해역, 광주, 서울, 경기 안산 등 전국 곳곳에서도 추모 문화제와 기억식이 잇따라 열려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시민들은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이어갔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많은 이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노랗게 물든 선체 앞 마당에는 시민들이 두고 간 국화꽃과 편지들이 수북이 쌓였다. "다음 생에는 꼭 평범한 일상을 누리길 바란다"는 누군가의 편지 위로 4월의 햇살이 비쳤지만, 목포신항에 고인 눈물은 쉽게 마르지 않았다.
호남취재본부 민현기 기자 hyunk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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