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2년, ‘참사 반복’ 불안 여전…이재명 대통령 안전국가 약속

김태구 2026. 4. 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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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안전의 날’ 맞아 “돈보다 생명” 의식전환 강조
현장선 “제도보다 실행”…안전 체감 낮은 현실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안개’…안전권 입법 공백
세월호참사 12주기인 16일 오전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서울시의회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임은재 기자

12년 전 오늘, 점심시간에 한 배가 침몰하는 장면을 국민 모두가 지켜봤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 250명을 포함해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다. 당시 국민들은 화면을 지켜보며 속수무책으로 참사를 목격해야 했다.

이 같은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제정된 날이 4월16일 ‘국민안전의 날’이다.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아 국가 안전 책임에 대한 점검 요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생존자 여러분의 아픔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이 돈 때문에 또 국가권력 부재 때문에 위협받는 일이 다신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책임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참사의 고통을 기억하고 희생자의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으며 안전보다 비용을, 생명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그릇된 인식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돈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사회문화도 확실하게 정착시켜 나가야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세월호 이후 매년 4월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지정하고 안전의식을 환기하고 있다. 이날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는 ‘제12회 국민안전의 날’ 기념식이 열려 재난 희생자를 추모하고 안전 사회 구축을 다짐했다. 중앙·지방정부와 민간단체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해 안전관리헌장을 낭독하고 실천 의지를 공유했다.

정부는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재난 피해자 권리 보장, 산업재해 감소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정책 목표로 내세웠다.

현장에서는 제도보다 실제 작동 여부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인천 지역 시민단체들과 만나 안전문화 확산 방안을 논의하며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참석자들은 민관 협력과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윤호중 장관은 “앞으로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안전을 중시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깊이 스며들도록 지역사회와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멈춰선 생명안전기본법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안전을 둘러싼 핵심 과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대표적으로 생명안전기본법은 5년째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 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안전권 보장 의무를 명시하고, 5년 단위 국가 안전 종합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대형 사고 발생 시 독립 조사기구를 설치하고 피해자 권리 보장과 공동체 회복 지원도 포함됐다.

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여당은 야당의 반대로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며 4월 중 행안위 처리 후 본회의에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입법 지연에 대비해 대통령 직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설치를 위한 대통령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이 위원회는 산업재해, 자살, 자연재난, 교통사고, 어린이 안전사고 등 5대 분야 대책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30년째 이어진 ‘사고 후 보완’ 구조

현재 안전 관련 법 체계의 출발점은 1994년 성수대교 붕괴와 1995년 삼풍백화점 참사다. 이 재난을 계기로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과 ‘재난관리법’ 등이 형성된 이후 큰 틀에서 유지돼 왔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를 계기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4·16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특별법’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법과 제도가 추가되거나 보완됐다. 하지만 전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개편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설, 산업, 재난 등으로 나뉜 분절 구조 속에서 사고 이후 대응 중심으로 제도가 보완되는 방식이 반복돼 왔다는 지적이다.

한 지방정부 고위 관계자는 “강산이 변해도 법과 제도는 그대로다. 사고가 나지 않으면 안전 관련 예산은 가장 먼저 삭감 대상이 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사고가 터지면 책임자를 처벌하고 규정을 강화하는 식으로 뒷수습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흐지부지된다. 근본적으로 안전에 대한 개념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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