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원히 하는 것도 아닌데..." 이 대통령 이 말, 주목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분권'은 갑자기 나온 구호가 아닙니다. 성남시장 시절 "핵심은 분권의 문제"라고 했고,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에는 "지방분권 개헌은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지금은 "분권의 핵심은 권한과 재정"이라고 말합니다. 이같은 분권 정치가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전하고, 그 의미와 과제를 함께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말>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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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3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경기도와 성남시 행정을 하면서 특권과 권한이 있었던 건 아닌데 (그럼에도) 나은 평가를 받은 건 정책을 과감하게 선택하는 용기와 결단, 선택 후에는 좌고우면하지 않는 추진력이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행정과 정치 문제는 사람의 의지로 가능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전 민주당 정부와 지방 분권 및 균형 발전 방향, 의지는 같지만 추진하는 속도와 강도는 다를 것이라 감히 말합니다." (2021년 8월 21일, 국가균형발전 및 자치분권 공약 발표 회견)
그의 두 번째 대선 도전.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아래 대통령)는 '미래형'으로 "이재명 정부는 다를 거"라고 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효능감'을 발판 삼아 전국구 정치인이 된 그였다. '이재명식 지방 분권' 추진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었다.
그리고 2025년 6월 3일, 대통령이 됐다. 이제 그는 꼬리를 잡는 '변방 사또'가 아니라 몸통의 머리가 됐다. 머슴 중의 으뜸 머슴(대통령은 공직자를 '주인의 일을 대신하는 머슴'으로 표현해왔다, 기자 말)이 된 그에게는 막대한 권한이 부여됐다.
"행정과 정치 문제는 사람의 의지로 가능하다"던 자신의 발언을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다.
[이름을 바꾼다] "지방자치단체? 계모임 아니잖아요"
먼저 바꾼 건 '이름'이었다.
성남시장 재선 취임 후 1년이 지난 2015년 이 대통령은 이미 "성남시는 시민의 세금을 재원으로 시민이 위임한 권한을 대리하여 행사하는 지방정부"라며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라는 명칭을 썼었다. 경기도지사 시절 "동창회도 아닌데 국민주권 대의기관을 (지방자치단체라 부르는 건) 격하시키는 것이다. 지방정부로 고쳐서 불러야 한다(2018년 7월 17일, 제헌절을 맞아 페이스북에 올린 글)"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된 후, 실행에 옮길 차례였다. 2025년 10월 21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정부'라고 부르자고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업무보고 중에 '지자체'라고 말하자 이를 짚으며 말했다.
"행안부 장관님. 헌법에는 지자체라고 되어있긴 하죠. (그런데) 독재 정권 시절에 지방정부를 없애다시피 하면서 일부러 (지자체라고 부른) 그런 측면이 있거든요. 지자체라고 계모임이나 임의 단체처럼 만들면 안 되죠. 지방정부는 주권을 위임받아 정부권을 행사하거든요. 우리도 좀 (부르는 명칭을) 신경 써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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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3월 3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서 발언권 요청을 받고 있다. 2026.3.30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 ⓒ 연합뉴스 |
"지방자치의 핵심은 예산과 권한의 독립이다. 지방자치에 있어 자치재정권은 그래서 중요하다." (2016년 6월 27일, 성남·수원·화성시장 공동으로 정부의 지방재정개편 반대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하며 내놓은 성명서 일부)
성남시장 시절 한 얘기다.
"지자체의 예산 집행에 자율권을 주면 더 잘 쓰려고 시민들을 위해 쓴다." (2017년 12월 28일, 지방분권개헌 성남회의 출범식에서)
경기도지사 시절 한 말이다.
대통령이 되어서는 "(지방자치제도의) 핵심은 재정이다. 돈이 있어야 일을 한다"(2026년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고 했다. 지방정부가 쓸 수 있는 예산에 있어서 분권의 핵심은 '자율'임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지특회계) 지방자치단체 포괄보조사업 '덩어리'가 커졌다. 기존 3조 8000억 원에서 10조 6000억 원으로 확대한 2026 예산안이 통과됐다. 포괄보조사업은 정부가 지정한 사업군내에서 각 지방 상황에 맞게 개별 사업을 기획하여 추진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지자체가 선택할 수 있는 대상 사업군도 기존 47개에서 121개로 증가했다. 자율적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여기에 쓸 돈의 규모도 증가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국세 일부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구조도 설계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재정 분권 TF를 출범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과제 53번으로 제시한 '국세와 지방세 비율 7:3 수준 상향 추진'을 달성하기 위해 상반기 내에 종합적인 재정 분권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TF의 목표다.
현재는 7.5 : 2.5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바꾸겠다는 것은 결국 소득세·부가세 등 비중이 매우 큰 세금을 일부 떼어 지방이 직접 걷고 쓰게 만드는 구조로 바꿔내겠다는 뜻이다. 지방정부가 자기 돈으로 자기 정책을 할 수 있게 시스템을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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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2월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에서 '5극 3특'을 의미하는 손가락을 펴보이고 있다. 2025.12.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 ⓒ 연합뉴스 |
이 대통령은 "분권과 균형 발전, 또 자치 강화는 이제 대한민국이 지속 성장을 위해 피할 수 없는 국가적 생존 전략이 됐다(2025년 12월 8일,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며 5극 3특으로의 국토 공간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5극은 수도권·충청·호남·대구경북·부울경을, 3특은 강원·전북·제주를 뜻한다. 5개의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로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해내기 위해 재정과 권한의 이양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에 사람이 몰려오도록 하려면 학교도 늘리고 문화 환경도 개선하고 기업도 유치하고 고용도 지원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재원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이번에는 권한도 넘겨야 한다. 2차, 3차 공공기관 이전을 대대적으로 할 생각이다. 광역 (행정)통합을 하는 데 우선적으로 집중해서 보내겠다." (2026년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
이 같은 행정통합을 위해 연간 최대 5조 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한 통합특별시에는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들이 다 뽑히면 통합하려 하겠나. 이번이 기회"라며 드라이브를 걸었다.
대전·충남 및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난 3월 1일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만 통과된 상태다. 다만, 이번에 통과된 특별법에는 5조 원 재정 지원과 관련된 법적 근거 및 재정 지원 방안 등은 담기지 않았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지방교부세 비율 상향 및 국세와 지방세 비율 6:4 상향, 보통교부세 직접 교부 등의 요구가 있었으나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법안 통과 후 국무총리 산하 '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를 통해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권한 강화도 많이 넘겨줘야 하는데, 지방에 잘 안 넘겨주고 싶어 해요. 저도 대통령이 되니까 갑자기 걱정이 늘어나면서 '이걸 줘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드는 분야가 있어요. 근데 제가 그러면서 '아니지 내가 대통령 영원히 하는 것도 아닌데' 이러면서 반성하기도 합니다."(2026년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
지방정부 수장이 아닌 중앙정부 수장이 된 이 대통령의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큰 권한을 넘겨받은 지방정부를 어떻게 견제할 것이냐의 근본적 문제도 존재한다. 재정의 투명성 역시 담보돼야 하는 주요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권과 지방 자치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지난 10여 년 간의 발언들을 되새겨 보자면, 그리고 '영원히 대통령 할 게 아니'라는 대통령의 반성이 유효하다면, 통합특별법 통과 이후의 실질적 변화가 더 중요할 터다. "이재명 정부의 지방 분권 추진 속도와 강도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책임,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 대통령의 분권 4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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