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훈 한국외대 총장 “데이터·AI 기반한 글로벌 지식혁신 허브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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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CNS와 손잡고 계약학과 추진
네이버클라우드와 AI캠퍼스 구축
AI시대 언어 전문성 수요 더 커져
송도 제3캠퍼스 성장 동력될 것
」

한국외국어대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양대 축으로 삼아 학사 체계와 캠퍼스 운영 전반의 혁신에 나서고 있다. 계약학과 도입, AI캠퍼스 구축, 제3캠퍼스(송도) 개교 등으로 이어지는 변화 속에서, 72년간 축적된 언어·인문학 전통에 데이터 기반 역량을 결합한 ‘글로벌 지식혁신 허브 대학’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임기를 시작한 강기훈(59) 총장은 27년간 한국외대 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통계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개교(1954년) 이래 첫 이공계 출신 총장이다. 취임 직후 LG CNS, 네이버클라우드 등 정보통신(IT)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잇따라 체결하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강 총장을 만나 혁신의 청사진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학 운영에 통계학이 어떤 도움이 되나.
“데이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정해진 틀이 아니라 변화하는 현실 속 의미를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다. 주된 연구 분야인 ‘비모수적 함수추정’은 데이터에 집중해 변화하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유의미한 정보를 뽑아낸다. 이를 대학 운영에 대입한다면 학과의 장벽을 낮추고 학생 스스로 학습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언어와 데이터 결합은 우리 대학만의 강점이다. 우리 학교엔 다른 대학이 생산 못 하는 데이터가 있다. 예를 들면 45개 언어로 세계의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거다. 언어로 세계를 읽고, 데이터로 미래를 설계하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겠다.”

-LG CNS와 계약학과 MOU를 체결했다.
“LG CNS는 데이터를 활용해 지능형 공장, 물류 업그레이드하고 스마트시티 구축으로 확장하는 기업이다. 세계 45개국의 언어·정치·경제·사회·문화에 대한 전문성과 데이터가 있는 한국외대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LG CNS가 해외 진출할 때 우리 학생들이 교류에 물꼬를 터줄 수도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AI캠퍼스 구축 협약도 맺었다.
“AI 시대엔 어떤 기업이 학내 온라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도 중요하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글로벌 기업도 있지만 우린 토종 기업인 네이버클라우드를 선택했다. 네이버와 한국외대는 다국어 데이터 사전 서비스를 같이 진행한 경험이 있다. 플랫폼을 들여올 때 국내 기업이라 우리 실정에 맞게 더욱 변형이 가능한 장점도 있다. 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중동에서 네이버가 사업을 할 때 우리 대학이 도움을 준 적 있다.”
-총장 선거 당시 ‘대학평가 국내 10위 진입’을 공약으로 걸었다.
“대학평가가 생명과학·AI와 같은 이공계 위주라서 녹록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순 없다. 인문학도 최근 글로벌 공동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인위적인 지표 관리에 의존하기보다 국제 공동연구 확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등 구조적인 경쟁력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순위보다 대학 역량의 성장이다.”

-해외에선 통·번역학과를 없애는 대학도 등장했다.
“AI는 학문 전반에 위기를 주고 있다. 외국어뿐 아니라 법학, 의학도 AI에 잠식당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론 위기가 아니라 재편 단계에 들어섰다고 봐야한다. 예를 들어 국가 간 거래나 기업 계약과 같은 중요한 상황에선 통역 기계를 신뢰할 수 없다. 우리 학교는 단순 통역 기술을 넘어 지역을 폭넓게 이해하고 네트워크를 쌓아 올리는 융·복합 교육을 추구한다. 향후 고부가 가치 영역의 언어 전문성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다. ”
-한국외대엔 특수외국어 학과가 많은데.
“‘특수외국어교육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다만 학과에 직접 지원이 가는 대신 각종 프로젝트, 대국민 서비스, 초중고 학생과 성인 대상 교육 등의 형태로 지원된다. 앞으로는 정부가 이들 학과를 직접 지원해야 한다. 외국은 대부분 국립대가 특수외국어 교육을 전담한다. 우리처럼 사립대가 국가에 필요한 다양한 외국어 교육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현실적으로 AI가 특수외국어 분야에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이 점도 이들 학과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글로벌 싱크탱크’ 설립을 공약했다.
“‘글로벌외교안보통상전략연구원’과 ‘글로벌문화콘텐츠&트렌드연구원’을 설립하려 한다. 학교에 중국·중남미 등 세계 각지를 다루는 연구소가 36곳이 있는데, 개별적으로 연구하다 보니 시너지는 다소 부족하다. 지역별로 분절된 연구가 아니라 하나의 연구원 아래 주제별 연구가 가능하도록 연구 환경을 재구성하고 싶다. 특히 한국외대가 강점을 지닌 외교·안보·통상 분야 등을 키울 수 있다.”

-내년에 송도캠퍼스가 개교한다.
“‘글로벌바이오&비즈니스융합학부’와 ‘외국인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해 매년 신입생 1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롯데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과 같은 바이오 회사가 캠퍼스 바로 옆에 있다. 바이오 기업에서 필요한 글로벌 인재를 기를 수 있다. 송도는 외국인들이 들어오는 관문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필요한 한국어 교육, 국내 적응에 필요한 기초 역량을 키우는 게이트웨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학생, 연구자가 모이는 글로벌 허브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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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훈 총장=1966년 제주 출생. 제주제일고,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통계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한국외대 교수로 임용된 뒤 행정지원처장, 산학연계부총장 등을 거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옥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통계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총장 선거에서 1차 투표부터 3차 결선까지, 교수·직원·학생 각 집단에서 모두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임기는 2030년 2월까지다.
」
김민상·이보람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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