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목동2단지 설계안 놓고 시끌…정비계획 저촉 논란

김준영 2026. 4. 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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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권 최대 정비사업으로 꼽히는 양천구 목동 재건축 사업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사업비 2조2000억원 규모의 목동2단지 재건축 설계 입찰 참여사인 디에이그룹 컨소시엄(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삼하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이 상위지침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디에이 컨소시엄은 “상대 측(나우동인 컨소시엄)의 설계안도 상위 정비계획 지침에 저촉된다”며 맞서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2단지 전경. 뉴스1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논란은 목동2단지 재건축 사업 시행자인 하나자산신탁이 앞서 이달 13일 설계자 입찰 업체가 제출한 설계 제안서를 토지 등 소유자에게 발송하면서 불거졌다. 이 사업은 디에이그룹 컨소시엄과 나우동인 컨소시엄(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이 2파전을 벌이는 중이다. 현재 양 측은 하나자산신탁에 관련 사항에 대해 서로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날까지 공식 결론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논란의 핵심은 디에이그룹 컨소시엄이 제출한 설계안 중 일부가 서울시가 고시한 지구단위계획과 정비계획(세부개발계획 포함) 등 상위지침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정비사업은 이런 계획을 통해 건물 높이·배치·용적률·공공시설 등을 미리 정해두고, 설계는 이 범위 안에서 이뤄지는 게 원칙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디에이그룹 컨소시엄이 제출한 설계안은 목동서로변에 40층 이상의 건물이 배치됐다. 목동서로변 중저층 구간은 15층 이하, 공공 보행통로 인접 구간은 7층 이하로 설정된 정비계획 기준보다 높다. 높이와 관련된 규정 위반은 용적률과 함께 정비계획에서 엄중하게 보는 사안으로 꼽힌다.

공공 보행통로 설치 구간에 2개 주동을 계획한 것도 논란이다. 공공 보행통로 시작·종료 지점을 임의로 바꾸는 것을 전제로 한 계획이다. 정비계획에는 공공 보행통로의 선형은 조정할 수 있지만 시작·종료 지점은 유지해야 한다고 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 설계가 향후 인허가 단계에서 조정될 필요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이 같은 설계가 나온 배경으로는 동 수를 대폭 줄인 점이 거론된다. 익명을 원한 한 건축사는 “디에이그룹 컨소시엄 설계안은 정비계획 상 32개 동이었던 주동을 10개로 줄인 것”이라며 “건물의 부피가 커지면서 주동별 가구 수도 늘어나고, 층수도 높아지면서 정비계획을 어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목동2단지 재건축 설계 제안 중 위반 소지 구역.


경쟁사인 나우동인 컨소시엄은 하나자산신탁에 항의 공문을 보낸 상태다. 나우동인 컨소시엄 관계자는 “적격심사(평가 후 보완·수정 가능)가 아닌 현상공모(기준 위반 시 즉시 탈락)였다면 당장 자격 박탈 대상”이라며 “선정 투표가 이뤄지는 주민 전체 회의 전까지 수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설계자 선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목동 주민들 입장에선 시간 지연은 부담이다. 지난해 8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30년 11월부터 공항 활주로 반경 거리에 따라 45m·60m·90m 고도 제한을 적용하는 국제기준을 발효했다. 2030년까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김포공항 인근 목동 일대도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45m는 15층, 60m는 20층 높이에 해당한다. 새로운 국제 기준에 따르면 이미 15층인 목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사실상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라며 “설계자 선정 후에 시공사 선정과 계약 협상, 실시설계, 교육 및 교통, 환경영향평가 등 심의 절차까지 진행하려면 여유가 많지 않다”고 했다.

디에이그룹 컨소시엄 측은 이에 대해 “철저한 법리 검토를 거친 합법적인 설계안”이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그 근거로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 제19조를 제시하며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각각 코어가 분리된 별개의 탑상형 주동으로, 지침상 주동 정의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동지구 민간부문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 제12조에 따라 “주동은 하나의 코어를 사용하는 독립된 공동주택(1코어 1주동)”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탑상형 주동은 건축면적의 50% 미만으로 계획돼 중저층 배치 구간에 연접하지 않도록 구성됐으며, 중저층 주동도 15층 이하로 설계해 기준을 충족했다는 입장이다. 디에이 컨소시엄 측은 “지침 위반이 아니라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가이드라인 범위 내에서 합리적 제안을 한 것”이라고 맞섰다.

내부 공공 보행통로 변경과 관련해서는 “통로의 시종점은 기존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며 “보행 동선 개선을 위해 중간 선형만 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부 7층 이하 구간의 선형 변경 역시 ‘경미한 변경’ 범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입찰지침서에 ‘정비계획의 경미한 변경은 허용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이번 설계안은 해당 범위 내에서 검토된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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