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해도 트럼프 있는 백악관은 안 가" NBA 선수 118명 대상 설문 결과, 46.6%가 백악관 방문 거부

배지헌 기자 2026. 4. 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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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선수 118명 설문, 53.4%만 방문 의사
-트럼프 지지 언급 선수 0명, 반감 나타낸 선수는 32명
-NBA와 악연 트럼프, 지지율 33% 폭락
스테판 커리와 트럼프(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원래대로라면 NBA 선수들에게 백악관 초대는 엄청난 영광이어야 한다. 우승팀 선수단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게 관례니까. 하지만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 스포츠 매체 설문에 응한 NBA 선수 절반이 우승해도 트럼프가 있는 백악관엔 가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조 바든·조시 로빈스·샘 어믹 기자는 15일(한국시간) NBA 선수 118명을 대상으로 '우승하면 백악관을 방문하겠느냐'고 질문한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 결과 63명(53.4%)이 '그렇다'고 했고, 55명(46.6%)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18명은 답변을 거부했다.
르브론과 트럼프의 악연은 역사가 길다(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우승했으니 가긴 하겠지만 딱히 트럼프가 좋아서 가는 건 아니야

방문 의사를 밝힌 선수들도 딱히 트럼프가 좋아서 가겠다는 건 아니다. 한 선수는 "누가 집무실에 있든 상관없이 백악관 방문은 영예"라며 "국가 지도자를 만나는 건 특권이자 명예"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선수는 "백악관에 발을 디딜 기회가 그렇게 자주 오는 게 아니니까 당연히 가야지"라며 "트럼프한테 하고 싶은 말도 있다"고 대답했다.

한 선수는 "우승팀으로 백악관에 간다면 대통령을 지지해서 가는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물에서 우승이라는 힘든 일을 해낸 것을 축하받으러 가는 것"이라고 정치색을 탈색한 답변을 내놨다. 가장 솔직한 대답은 따로 있었다. "그냥 우승 반지나 주면 가겠다."

방문을 거부하겠다는 선수들은 좀 더 직설적으로 말했다. 한 선수는 "트럼프에 동의할 수 없다. 그가 하는 일이 미국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도 "트럼프와는 안 맞는다"고 짧게 잘랐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답변을 한 109명 중 32명이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고, 지지 의사를 밝힌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유색인종 선수 비율이 높고 노동 문제에 적극적인 NBA 선수들의 특성이 설문 결과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2025-26시즌 개막 기준 NBA에는 미국 외 국가 출생 선수가 135명 포함돼 있다. 다만 외국 출생 선수들 중에서도 방문 의사를 밝힌 이가 있는가 하면, 거부한 이도 있었기에 국적과 트럼프에 대한 호불호는 무관해 보인다.
르브론 제임스(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트럼프와 NBA의 악연

사실 트럼프와 NBA의 관계는 우호적이기보단 험악한 쪽에 가깝다. 트럼프 재임 기간 NBA 우승팀이 백악관을 공식 방문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악연의 시작은 2017년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우승한 뒤 스테판 커리가 "초대가 와도 거부하겠다"고 밝혔고, 트럼프는 곧바로 소셜미디어에 "초대를 취소한다"고 응수했다.

당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소속이었던 르브론 제임스는 트럼프를 향해 "건방지다"고 쏘아붙였다. 골든스테이트는 2018년에도 우승했지만 백악관 문은 열리지 않았다. 감독 스티브 커는 소셜미디어와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에 앞장서 왔다. 

가장 최근 사례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다. 지난 시즌 리그 챔피언이었던 오클라호마시티는 워싱턴 원정 기간 백악관 방문을 논의했지만, 결국 방문은 성사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일정 문제'를 들었지만 백악관 방문에 적극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트럼프를 피하는 건 NBA 선수들만이 아니다. 매사추세츠대 앰허스트 캠퍼스가 유거브에 의뢰해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33%로 집권 2기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란전쟁을 계기로 터커 칼슨, 메긴 켈리, 캔디스 오웬스 등 한때 트럼프의 우군이었던 보수 논객들도 잇따라 등을 돌렸다.

나토 동맹국들은 호르무즈해협 봉쇄 작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고, 친트럼프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이탈리아 총리마저 트럼프의 교황 비난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자신을 예수로 묘사한 합성 이미지를 올렸다가 보수 종교계로부터 "신성모독"이라는 비판을 받고 12시간 만에 삭제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렇게 온 세상이 트럼프를 싫어하는데, NBA 선수들이 백악관 방문을 꺼리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 이름이 네타냐후나 엡스타인인 농구 선수가 있다면 방문하고 싶어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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