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ETF LP 재대차 관행 칼 겨눈다…현장검사 착수

신민경 기자 2026. 4. 1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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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이규선 기자 =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들의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업무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자산운용사로부터 저리로 빌린 주식을 외부에 더 높은 금리로 다시 빌려주면서 차익을 챙기는 영업 방식이 '불건전 영업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16일 연합인포맥스 취재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3일부터 BNK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LP 업무 수행의 적정성과 내부통제 현황을 점검한다.

검사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로 10영업일이다. BNK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주요 증권사들을 차례로 점검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운용사 전수조사와 유사한 맥락"이라며 "구체적인 검사 방향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에 대한 사전 조사를 거친 뒤 현장 검사에 나선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3일까지 국내 증권사 LP 부서를 대상으로 '최근 5년여 기간 동안의 ETF 보유주식 대차 내역' 일체를 제출 받았다. 구체적으로 차입·대여 규모와 거래내역, 대차 요청내역, 유동성·리스크 관리 지침 등을 요구했다. 또 ETF 설정·환매내역을 운용사별로 나눠 제출하도록 했는데, 특정 운용사와 증권사 간 형성된 거래 관계가 있는지 따져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LP 부서의 핵심 수익원은 '재대차'(빌린 주식을 다시 빌려주는 것)다.

운용사는 ETF 순자산총액(AUM)의 50% 비중 안에서 보유 종목을 증권사에 빌려줄 수 있다. 증권사는 장외시장에서 형성된 평균가격대보다 낮은 수수료율로 주식을 빌린 뒤 이를 외국인 투자자나 헤지펀드에 더 높은 금리로 재대여해 수익을 낸다. 운용사로선 LP가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 손실을 감수하는 데 대한 보상 성격이어서 저리로 빌려주는 명분이 있다.

운용사와 증권사 간 주식 대여 수수료율 격차는 극단적으로 벌어진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운용사의 주식 대여 평균 요율은 0.028%인 반면 증권사는 2.15%로 약 77배에 달했다.

때문에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단순 유동성 공급을 넘어 '차익 거래' 수단으로 대차를 적극 활용했다고 봤다. 본업 사업 규모 대비 재대여를 통해 올리는 수익이 과도하게 큰 증권사 위주로 현장 검사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된다.

운용사와 증권사 간 이해관계도 살펴볼 전망이다. 겉보기에는 운용사와 증권사가 모두 실익이 있는 '공생' 식 거래이지만, 특정 증권사에만 유리한 요율을 적용해주는 경우 부당지원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다.

금감원은 이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볼 수 있단 입장이다. 올해 2월 '2026년 업무계획'에서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중점 점검하겠다고 밝히면서 'LP 증권사의 ETF 차입주식 재대여' 문제를 콕 집어 언급했다.

앞서 지난해 금감원은 운용사들에 대해 대대적으로 현장점검을 벌였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빌려준 주식이 증권사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검사의 초점을 운용사에서 증권사로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ETF 시장 활황 속에서 증권사들은 LP 역할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증권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일부 증권사는 2월 발표된 당국의 업무계획을 계기로 재대차 영업을 줄이거나 그만뒀지만, 이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온 증권사들은 쉽게 발을 빼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어떤 행위를 문제 삼는지 구체적인 기준 없이 '불건전 영업행위'라고만 규정된 상황이라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며 "당국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한 관계자는 "특정 증권사에 대한 몰아주기 관행은 짚어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면서도 "LP 계약 단계에서부터 '설정·환매 목적 외 사용 금지' 조항을 넣게 한다든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금융감독원 표지석[연합뉴스 자료사진]

mk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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