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맥주' 세븐브로이-대한제분 분쟁 종결…"분쟁조정 실효성 강화 마련"(종합)

한진주 2026. 4. 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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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분, 23억 상생협력기금 출연
조정 개시 6개월만에 최종 합의 이뤄
국회에서도 분쟁조정 활성화 방안 주문

'곰표맥주'로 수제맥주 열풍을 만들었던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이 기술탈취 갈등을 매듭 지었다. 대한제분은 23억원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기로 했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 간 발생한 분쟁이 중소기업 기술분쟁 조정·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라 해소됐다고 밝혔다.

기술분쟁 3년여 만에 '조정' 선례 마련

중기부는 분쟁이 장기화되면 두 기업 경영이나 기업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 조정을 추진했다. 분쟁이 발생한 지 3년, 조정이 개시된 지 6개월 만에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은 2020년 협업해 '곰표 밀맥주'를 출시해 6000만캔가량 판매고를 올리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2023년 상표권 계약 종료 과정에서 양측 이견이 발생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대한제분이 제주맥주를 새로운 제조사로 낙점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세븐브로이는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하면서 판매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2023년 6월 세븐브로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업활동을 방해했다며 대한제분을 제소했다. 대한제분은 손해배상이 자사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며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고, 기술탈취 의혹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자금난을 겪은 세븐브로이는 2025년 5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세븐브로이는 2025년 6월 대한제분에 손해배상 소송까지 청구했고, 중기부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중재에 나서면서 분쟁이 일단락됐다. 김강삼 세븐브로이 대표는 "세븐브로이가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회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과 많은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으로 양사가 합의를 이뤄내면서 서로 제기한 신고, 소송을 모두 취하한다. 대한제분이 출연한 기금은 세븐브로이의 경영안정, 기술개발, 판로개척 등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상생협력기금은 출연기금이 용도와 사업을 지정해 대·중소기업 간 기술협력이나 임금격차 완화, 일자리 창출, 중소·벤처기업 창업지원 등에 활용된다. 이진성 대한제분 대표는 "오래된 기업으로서 우리나라의 생태계와 공동체 가치를 실천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변태섭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이사장은 "이번에 대한제분이 출연한 금액이 세븐브로이의 조속한 회복 등에 집행되도록 최대한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대면 컨설팅 통해 신속히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세븐브로이-대한제분 상생협력기금 출연식'에서 상생협력기금 출연 서명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진주 기자
기업분쟁조정 실효성 높여야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양측의 조정 합의와 협력을 기념하기 위한 상생협력 기금 출연식도 열렸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 관계자들과 양사 대표, 한성숙 중기부 장관, 대중소협력재단, 재단법인 경청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송재봉 민주당 의원은 "기술분쟁조정위원회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조정이 이뤄졌다는 것은 중기부의 중재와 조정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며 양사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력한 결과"라며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이 상표권 사용협약 등 협약방안을 더 논의하고 고민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하나의 분쟁 해결사례로 그치지 않고, 피해기업의 문제를 줄이고 보호 문턱을 낮추는 내용의 '기술보호법' 개정안 등이 실현되었으면 한다"며 "경제의 동력을 높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환경 만들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기술분쟁을 소송으로 해결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적 체력 소모가 크고, 소송 제도의 한계로 진실 규명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분쟁으로 승패를 결론 내야 한다는 개념이 많이 작용하다 보니 효율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중기부가 이런 부분에서 좀 더 분쟁조정제도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븐브로이-대한제분 상생협력기금 출연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기부

중기부는 분쟁 조정과 관련한 제도 개선을 통해 기업 간 기술탈취 문제를 조정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이번 합의는 장기간 이어온 법적 분쟁이 상호 이해와 존중을 통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다. 분쟁조정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법원에서도 기술분쟁사건에 대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있다면 적극 연기하고, 전·현직 판사를 기술분쟁조정위원으로 모실 수 있도록 위원회 확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5000만원 이하 분쟁은 1인 조정으로 신속하게 해결하는 방안 등도 필요하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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