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노기로 벌었지만…” 김동건의 데브캣, 흑자 뒤에 숨은 재무 리스크 [더게이트 게임]
-순이익에도 차입금 1000억 상존…“재무 정상화까지 시간 소요”
-‘천재 개발자’ 김동건, 대내외 불신 딛고 경영 리더십 발휘할까

[더게이트]
데브캣이 '마비노기 모바일'의 기록적인 흥행에 힘입어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김동건 대표가 이끄는 데브캣의 재무 구조는 여전히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다.
수년간 이어진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고 대규모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로부터 누적된 결손금이 워낙 막대해 완전자본잠식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개발자로서의 명성을 넘어 이제 경영 전반의 체질 개선과 리스크 관리라는 무거운 시험대에 올랐다.
화려한 실적 개선 수치가 곧바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 회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게임 업계의 특수한 구조적 한계는 이번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1000억대에 달하는 모회사 차입금 부담과 특정 지식재산권(IP)에 대한 극단적인 매출 쏠림 현상은 단기 실적 개선 뒤에 숨은 구조적 취약성을 보여준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데브캣은 지난해 매출 1200억, 영업이익 688억, 당기순이익 590억을 기록하며 설립 이후 최대 성과를 거뒀다.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마비노기 모바일'이 출시와 동시에 시장에 안착하며 매출을 견인한 결과다.
이처럼 영업이익률이 50%를 상회할 정도로 효율적인 수익 구조를 보였으나, 재무 상태표에는 여전히 '생채기'가 가득하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어지는 현상인데, 데브캣은 현재 자본 자체가 마이너스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데브캣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47억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년(-944억원)과 비교하면 600억 가까운 개선을 이뤘지만 400억대에 달하는 누적 결손금이 발목을 잡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이번 흑자는 기초 체력의 회복이라기보다 단기 산소호흡기에 가깝다"며 "현재의 수익은 과거의 적자를 보전하는 데 우선적으로 투입되는 구조이기에 실질적인 재무 정상화까지는 최소 2년 이상의 연속 흑자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재무 구조의 또 다른 뇌관은 모회사인 넥슨코리아로부터 빌려온 막대한 차입금이다. 데브캣은 현재 넥슨으로부터 약 1040억을 차입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은 만기가 도래해 단기 부채로 분류된 상태다.
지난해 말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이 497억 수준임을 감안하면 순차입금 규모만 500억원을 웃돈다. 이는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이 새로운 투자나 개발 재원으로 활용되기보다 부채 상환과 이자 비용으로 유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의미하며 이는 성장의 속도를 늦추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연간 이자 비용만 약 5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금융 비용이 수익성을 갉아먹는 현상도 고착화되고 있다. 넥슨에게 조달받은 자금이라 당장의 상환 압박은 낮을 수 있으나, 이는 역설적으로 데브캣의 홀로서기가 여전히 요원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부채 비율이 통제 범위를 벗어난 상황에서 금리 조건 변동이나 모회사의 자금 운용 기조가 바뀔 경우 데브캣이 받는 타격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외부 자본에 기댄 성장은 대내외 환경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김 대표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재무적 숙제다.

수익원의 다양성 부재는 중장기적인 리스크를 키우는 핵심 요인이다. 현재 데브캣의 실적은 사실상 '마비노기 모바일' 단일 IP의 흥행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게임 산업의 특성상 흥행 주기가 빠르게 변하고 경쟁작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단일 수익원 구조는 모래성 위의 성과와 다름없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하향 안정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현재의 흑자 기조는 순식간에 적자로 돌아설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신작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고정비가 지속적으로 지출되는 구조에서 흥행 수익이 꺾일 경우 재무 압박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자본잠식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수익 기반까지 흔들리는 '이중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데브캣이 진정한 재무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비노기 이후를 책임질 차세대 캐시카우를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며 "지금의 성공에 안주하기에는 재무적 펀더멘털이 너무나 약하다"고 평가했다.

데브캣은 흥행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그 이면에는 구조적 한계와 재무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와 차입금 규모 축소, 그리고 자본잠식의 완전한 해소가 병행되지 않는 한 현재의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특정 IP 의존도를 낮추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전사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마비노기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 대표가 개발 일선에서의 성과를 넘어 경영 전반의 리스크 관리자로서 어떤 역량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올해는 데브캣이 흥행 성공을 넘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서의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김 대표의 결단과 리더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과연 김 대표가 넥슨과의 협력 관계 속에서 독자적인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천재 개발자라는 타이틀을 넘어 경영인으로서의 시험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Copyright © 더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