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넘어 방산 ‘피지컬 AI’ 도전하는 이도경 본 대표 [내일은 유니콘]
창업 1년 만에 글로벌 VC 투자 잇단 유치
“고 정주영 회장 자서전 보고 창업 꿈 키워”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본사에서 만난 이도경 본 대표가 말한 회사의 청사진이다. 제품이 아니라 ‘시스템’을 판다는 선언이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피지컬 AI 스타트업 ‘본(BONE)’은 지난해 창업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글로벌 투자 유치와 공공 프로젝트 수주를 동시에 이뤄내며 방산·피지컬 AI 시장의 신흥 주자로 떠올랐다.
이 대표의 자신감은 뚜렷한 창업 서사에서 나온다.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그는 육군 항공부대 헬기 승무원으로 복무하며 산업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다. 당시 읽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는 창업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자본과 기술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조선 산업을 일군 과정은 그에게 창업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게 했다.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산업 자체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인식이다. 이후 2020년 위조 상품 판별 기술 기업 ‘마크비전’을 공동 창업하며 AI 기술 사업화 경험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대형 언어 모델 이후의 AI는 물리 세계와 결합한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리고 새로운 산업의 뼈대를 세운다는 의미를 담아 ‘본’을 설립했다.
“21세기 창업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오래 고민했습니다. 저는 향후 1~2년 안에 자동차, 로봇, 드론, 도시 인프라, 도로교통 시스템 등 현실 세계의 센서와 시스템이 AI와 본격적으로 결합할 거라 봅니다.”
본의 사업은 기존 드론 기업과 차별화된다. 드론만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드론 CCTV와 드론 스테이션, 전기 공급 설비, 관제 시스템까지 ‘풀스택(fullstack) 솔루션’으로 묶어 정부와 지자체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본은 법인 설립 반년 만에 3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대표 사례는 상주시 산불 조기 감지 체계 구축 사업이다. 드론 5대와 드론 스테이션 5대, AI 비전 시스템과 현장 인프라를 상주시에 통합 구축하고 있다.
본은 지난해 미국 벤처캐피털 주도로 약 17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글로벌 투자사 오라 글로벌까지 참여하며 추가 투자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투자 유치 배경으로 ‘풀스택 솔루션’ 전략과 ‘인재 구성’을 꼽는다. 스탠퍼드·버클리·조지아공대 출신 연구진부터 기능경기대회 수상자까지 연구와 제조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팀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단, 규제 환경은 여전히 과제다. 국내는 지형과 도심 구조상 드론 운용이 쉽지 않고, 테스트 비행 공간도 제한적이다. 이 대표는 정부가 방산 스타트업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정 수준의 산업 실험을 허용해야 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매출 300억원 달성을 시작으로, 단기간 내 대규모 현장 배치를 추진하고 장기적으로는 수만대 단위 시스템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게 목표입니다. 20세기 한국 경제를 일으킨 산업이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였다면, 21세기에는 피지컬 AI가 그 역할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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