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파일럿 5000명 거쳐간 대한항공 '안전의 요람'을 가다

최영찬 2026. 4. 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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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훈련센터, 2030년 FFS 30대로 늘려 2만명 교육
5780억 투입해 축구장 20개 크기 엔진 공장 건설
자체 엔진 정비 능력 연 134대→500대…매출 5조

"조종사 모의비행장치(Full Flight Simulator·FFS) 훈련을 할 땐 첫째 날에 심사하고, 둘째 날에 훈련합니다. 조종사의 실제 역량을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조종사 모의비행장치(FFS)에서 운항승무원들이 모의 비행 훈련을 하는 모습. 대한항공

15일 인천 중구 운북지구에 있는 대한항공 운항훈련센터에서 김강현 운항훈련원장이 대한항공만의 엄격하고 차별화된 운항승무원 훈련 시스템을 설명하며 말했다. 훈련부터 진행하고 심사를 보면 해당 운항승무원이 실제로 안전하게 비행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한항공은 차라리 심사를 진행한 뒤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채우는 훈련을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2016년 문을 연 대한항공 운항훈련센터는 지상 3층, 연면적 8023㎡로 국내 최대 규모의 운항 훈련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신입 및 재직 중인 운항승무원을 대상으로 실제 비행 상황에 대비한 안전 훈련을 실시한다. 대한항공 운항승무원들은 항공법규에 따라 연간 2회 정기비행훈련과 1회 정기 SPOT(Special Purpose Operational Training) 훈련을 받는다. 운항훈련센터는 일부 점검일을 제외하면 1년 365일 24시간 가동되며, 지난해 이곳을 거친 조종사 수만 5000명이 넘는다.

운항훈련센터에서는 항공기 조종실과 같은 환경에서 모의 비행을 할 수 있는 FFS 총 12대를 기종별로 두고 있다. FFS는 운항승무원들의 비행 교육은 물론, 비상시 대처법 등을 위한 필수적인 훈련 장비다. 현실감 있는 비행 환경을 구현해 조종사들의 운항 기량과 실전 능력을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운항승무원들은 FFS를 활용해 엔진 이상이나 각종 시스템 고장 등 고난도 비정상 상황에서의 대응 방법을 집중적으로 훈련한다. FFS 하단에는 진동과 기울기를 주기 위한 유압 및 전기장치가 각각 연결돼 있다. 조종사들은 이를 통해 다양한 비행 상황에 따른 미세한 움직임을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

대한항공 제2 엔진 테스트 셀(ETC) 내부. 최영찬 기자

FFS 내부로 들어가 보니 계기판부터 좌석 배치, 각종 조작 버튼, 조명까지 실제 항공기 조종 환경을 그대로 구현해 내고 있었다. FFS 내부에서 훈련하고 있던 기장은 비행부터 착륙, 엔진 화재 상황 등 각종 상황을 실감 나게 훈련하고 있었다. 엔진 화재 비상벨이 울리자 침착하게 비상조치를 한 뒤 소화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대한항공은 경기도 부천시에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래항공교통(UAM) 및 항공 안전 연구개발센터'를 건설한다. 오는 2027년 착공해 2030년 5월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다. 센터는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기술력 확보와 차세대 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센터에 위치하는 운항훈련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조성된다. FFS 규모를 최대 30대로 확대하고, 연간 2만명 이상의 국내외 조종사 교육이 가능한 수준으로 설계된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조종사 훈련과 인증 시스템을 갖춘 글로벌 스탠더드 항공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항공기 엔진 정비 역량, 연 500대까지 키운다

대한항공은 이날 운북지구에 있는 제2 엔진 테스트 셀(ETC)과 공사가 진행 중인 신 엔진 정비 공장 현장도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해 준공한 제2 ETC는 최첨단 항공 엔진 테스트 시설이다. 위치는 제1 ETC 바로 옆이다. 크기는 가로 10m, 세로 10m로, 최대 6만2000파운드급의 엔진까지 테스트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통합 이후 한진그룹 소속 항공기가 300여 대에 이르는 점을 고려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증설을 결정했다.

대한항공 신 엔진 정비 공장 증축 공사 현장. 신 엔진 정비 공장은 공사비 578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14만211.73㎡, 축구장 20개를 합친 규모로 만들어진다. 최영찬 기자

제2 ETC 바로 옆에는 대한항공의 신 엔진 정비 공장 증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신규 엔진 정비 공장은 공사비 578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14만211.73㎡, 축구장 20개를 합친 규모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항공 정비 단지로 오는 2027년 가동이 목표다. 이곳에서는 향후 항공기 엔진 정비의 시작과 마무리를 한 곳에서 소화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유지·보수·정비(MRO) 경쟁력은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더욱 강화된다. 대한항공의 오버홀 정비 능력이 강화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해외 정비 의존도를 낮추고, 외화 유출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이 자체적으로 정비 가능한 연간 엔진 대수도 연 134대에서 2030년엔 500대까지 늘어난다. 500대를 정비할 경우 현재 1조3000억원 수준인 엔진 정비 매출이 5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룰 수 있는 엔진 모델 수 역시 현 6종에서 2030년엔 12종으로 확대된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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