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2030년 ‘엔진 정비’로만 5조 번다는데…어떻게? [르포]
영종도 운북지구에 ETC 신공장 증축…'MRO 거점'으로
운항훈련센터, 아시아 최대규모 훈련장으로…"안전도 통합"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 커다란 컨테이너 박스 같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팬 블레이드를 단 항공기 엔진이 방문객들을 막아서고 있었다. 표면 곳곳에는 오랜 시간 하늘을 날아다닌 거뭇한 흔적들이 눌어붙어 있지만, 곧 다시 이 곳에서 새 생명을 부여받고 항공기에 장착된다. 지난 15일 방문한 '대한항공 엔진 테스트셀(ETC)'에서였다.
대한항공 ETC는 2016년부터 운영해온 시설로, 항공기 엔진 정비 공정의 끝이자, 고객사 반납 직전 마지막 관문이다. 부천 공장에서 수리된 엔진을 최종적으로 이곳으로 가져와 실제 항공기에 장착해도 되는지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구조다.
김광은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장 상무는 “이 엔진은 수리를 위해 입고된 위즈항공 엔진”이라며 “부천 공장으로 이동해서 부품 수리, 조립이 완성되면 다시 이곳으로 가져와 항공기에 달아도 안전상·성능상 문제가 없는지 최종 검증한 후 고객사로 반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기 엔진 MRO 사업은 대한항공이 공들이는 핵심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항공기 엔진 정비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늘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 2 ETC를 세우기 위해 5780억원을 투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ETC 건물에서 나오자, 곧바로 제 2 ETC 증축 공사 현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부천 지역에 흩어져 있던 4개 엔진 정비 공장을 이곳에 통합해 하나의 '엔진 정비 클러스터'가 될 예정으로, 2027년 가동이 목표다. 엔진이 들어와 분해되고, 세척과 검사, 조립, 테스트를 거쳐 다시 출고되는 전 과정이 내년부터는 한곳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신공장이 완공되면 대한항공은 엔진 MRO 사업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자신했다. 현재 6종인 정비 가능 엔진 타입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늘어나 2030년에는 12종까지 확대되고, 외부 수주 역시 현재 20% 수준에서 2030년엔 60% 수준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항공은 2030년 기준 엔진 정비 사업만으로 5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올해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엔진 MRO 매출을 5년 안에 4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김 상무는 "지금은 글로벌에서 위상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2030년에 5조의 매출을 달성하게 되면 10위권 내로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외부 수주가 내부 항공 엔진 정비를 뛰어 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TC에서 차로 5분 정도 이동하자 또 하나의 '정비' 공간이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운항훈련센터로, ETC가 항공기의 심장을 재정비하는 곳이라면, 이곳은 조종사의 '판단'을 다듬는 공간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운항 승무원 대상 훈련시설이다.
김강현 대한항공 운항훈련원장은 “대한항공이 현재 보유한 항공기는 여객기와 화물기를 합쳐 165대, 조종사는 3043명”이라며 “아시아나와 통합하게 되면 기재는 230여대 수준이 되고 조종사 규모도 더 커진다”고 말했다. 기단 규모가 커지는 만큼, 운항 훈련 체계 역시 그에 맞춰 한층 촘촘해져야 한다는 얘기다.

운항훈련센터의 핵심은 FFS(풀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로, 대당 220억~31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훈련장비다. 겉으론 놀이기구처럼 생겼지만 내부로 들어서니 계기판부터 좌석 배치, 각종 조작 버튼, 조명까지 실제 항공기 조종석에 들어온 듯 했다.
FFS 하단에는 진동과 기울기를 주기 위한 유압 및 전기장치가 각각 연결돼 있어 실감나는 훈련이 가능하다. 엔진 꺼짐, 엔진 화재, 급작스러운 감압, 급강하 등 고난도의 다양한 비정상 상황을 모두 훈련할 수 있다.
김 기장은 “실제 비행기의 기동과 장비 작동이 99%까지 갔다고 보면 된다”며 “비정상 사례가 있으면 시뮬레이터로 재현해서 원인 분석을 할 정도로 실제 기체와 가장 유사한 장비”라고 설명했다.

내년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안전 운항 훈련도 통합이 이뤄진다. 양사가 보유한 기재와 운항 절차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승무원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대한항공은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래항공교통(UAM) & 항공 안전 연구개발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2027년 착공해 2030년 5월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며 해당 센터 내 운항 훈련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라며 "FFS 규모를 최대 30대로 확대하고, 연간 2만 명 이상의 국내외 조종사 교육이 가능한 수준으로 설계된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의힘, '유승민 하남갑 출마설'에 "나와주면 지방선거 승리 촉매제"
- [단독] "90년생도 짐 싼다"…LG화학, '매각 사업' 희망퇴직 실시
- [현장] 정청래, 부산 구애 나섰지만…현장 분위기는 기대와 온도차
- 민주당 안방에서 터진 아수라장…호남 경선 막장 논란
- 예수에게 따귀 제대로 맞았다…패러디물 쏟아지는 트럼프
- [단독] 정원오 구청장 땐 멀쩡했던 '도이치모터스 간판'…김재섭 지적 하루만에 시정
- 靑 "李대통령, 영·프 주도 '호르무즈 통행 다자회의' 참석 긍정 검토"
- 한동훈 "부산 북갑에 계속 출마해 시민에 의리 지킬 것"
- “실패 딛는 과정이 예술”…‘베토벤 2.0’에 담긴 연출가적 고집 [D:인터뷰]
- 잠실 지배한 ‘사직 스쿠발’…좌완 갈증 풀어낸 롯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