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차던 시계에서 독보적 전설로 성장한 파네라이 [더 하이엔드]
최고 마케팅·제품 책임자 인터뷰
이탈리아 해군의 역사와 스위스 정통 워치메이킹을 결합한 파네라이(Panerai). 1860년 설립, 올해 166년이 된 이 유서 깊은 브랜드는 이번 워치스&원더스 박람회에서 루미노르(Luminor) 컬렉션에 집중했다.

루미노르는 1950년대 이탈리아 해군 특수부대를 위해 제작한 군용 시계를 바탕으로 탄생한 컬렉션이다. 파네라이 중추 컬렉션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강력하게 드러내는 기함이다. 기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툴 워치(tool watch)’ 개념이 루미노르 컬렉션을 통해 생겨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계 업계에서 중요한 위치도 차지하고 있다.


루미노르에는 파네라이를 대표하는 핵심 기술이 모두 탑재됐다. 수중에서 뛰어난 가독성을 주는 야광 성능, 높은 수압을 견디는 방수 성능, 장시간 안정적인 시간 측정을 위한 긴 파워리저브, 혹독한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견고한 구조가 그것이다.


파네라이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기술력을 발판삼아 여러 종류의 루미노르 컬렉션을 내놨다. 31일에 달하는 긴 파워리저브를 탑재한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가 대표적이다. 지름 47㎜ 케이스로 출시한 1960년대 모델을 44㎜ 크기로 재해석한 가운데 케이스 표면에 금속의 에이징 효과를 준 ‘루미노르 8 지오르니 PAM01733’, 1960년대 쿠션형 케이스를 완벽하게 재현한 ‘루미노르 PAM01731’와 ‘루미노르 PAM01735’도 컬렉션을 대표한다. 같은 구조이지만 크라운(용두)을 9시 방향으로 옮겨 오른손에 착용할 수 있는 ‘루미노르 데스트로 PAM01732’ 역시 대표작이다.

이와 함께 2종의 티타늄을 열과 고압으로 압착해 표면에 독특한 물결 패턴을 만든 ‘루미노르 포지드 티타늄 PAM01629’는 소재 개발에 적극적인 브랜드의 현주소를 방증하는 결과물이다.

박람회 개막 직후 본지와 인터뷰를 한 최고 마케팅&제품 책임자 알레산드로 피카렐리(Alessandro Ficarelli)는 이번 신제품에 대해 “기능을 중심에 두고 형태를 결정하는 브랜드의 핵심 원칙에 입각해 완성한 제품”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시계를 강조했다”고 했다. 더불어 유산을 재해석하는 작업에 대해서는 “단순한 향수 혹은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닌, 파네라이의 가치를 강화하는 일”임을 밝혔다. 이하는 일문일답.
Q : 올해 신제품의 중심은 단연 루미노르다. 이 컬렉션은 왜 파네라이에 중요한가.
A : “파네라이의 정체성, 즉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도구로서 설계된 시계이기 때문이다. 독특한 설계와 디자인은 이탈리아 왕립 해군의 수중 임무에 필요한 기능적 필요성에 의해 탄생했다. 대표적인 예로, 크라운을 보호하는 브리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샌드위치 구조 다이얼과 대담한 야광 인덱스를 들 수 있다. 이러한 기능적 해결책은 시간이 지나며 루미노르를 포함해 파네라이 고유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발전했다. 우리는 루미노르의 새로운 컬렉션을 통해 파네라이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다시 한번 확실히 보여주려 한다. 제품마다 기능과 소재, 디자인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술적 기둥인 ‘방수·야광·장시간 구동·견고한 구조’를 공통적으로 담았다. 크라운을 돌려 동력을 공급하는 수동 방식도 이번 신제품의 특징이다.

Q : 31일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는 ‘루미노르 31 지오르니 PAM01631’이 눈에 띈다.
A : “이미 말했듯 긴 파워리저브는 우리 기술력의 핵심 중 하나다. 제품의 신뢰성과 내구성에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파워리저브가 길 경우 동력 공급을 위한 와인딩 횟수를 줄여준다. 손상되기 쉬운 크라운을 보호할 수 있고, 방수 성능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는 동력 시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토크, 즉 축적된 동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배할 지에 대해서도 초점을 맞췄다. 동력이 사라질 때까지 정확하게 현재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능을 갖춘 무브먼트는 3m가 넘는 메인스프링, 4개의 배럴(태엽통)을 포함해 270개의 부품으로 조립했다. 크라운을 128번 돌리면 한 달의 동력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특별한 시계다.”

Q : 파네라이는 역사적 모델에서 영감을 얻은 시계를 꾸준히 선보인다. 유산 재해석은 어떤 의미인가.
A : “파네라이의 가장 강력한 차별화 요소는 역사 그 자체다. 브랜드는 1993년이 되어서야 대중에 공개됐지만, 그 이전까지는 오직 이탈리아 왕립 해군에 시계를 공급했다. 일종의 군사 기밀이었던 셈이다. 우리는 남다른 역사적 배경과 서사를 바탕으로, 수 년에 걸쳐 기록 보관 작업(아카이빙)을 거쳤다. 브랜드 뿌리를 찾는 작업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해군의 까다로운 요구 사항이 결국 오늘날 브랜드를 정의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는 사실이다. 결국 과거 군사용 시계를 재해석하는 건 우리가 독창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방식 중 하나다.”

Q : 과거 군용 시계 제작이 오늘날 제품 개발에 어떻게 영향을 주나.
A : “타협 없는 성능과 기능성 우선이라는 사고 방식을 심어주었다. 복잡한 메커니즘과 혁신적 신소재를 개발할 때에도 모험과 임무를 위한 진정한 도구를 만들자는 목표는 변함없다. 배터리가 아닌 기계식 구조 기반의 고성능 야광 기술 기능부터 복잡한 퍼페추얼 캘린더, 올해 선보인 31일 파워리저브까지 오로지 기능을 우선으로 탄생했다.”
Q : 파네라이는 고성능 탄소 섬유 기반인 ‘카보테크™’, 스크래치와 부식에 ‘BMG-테크™’ 등 혁신적 케이스 소재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어떤 신소재가 있나.
A : “전문 다이버 워치인 섭머저블 컬렉션에 적용한 아프니오테크™이다. 극한 환경에서 성능을 발휘할 새로운 케이스 소재다. 하프늄을 95% 이상 함유한 이 소재는 스틸 대비 약 70%의 무게에 불과하면서도, 비슷한 경도를 유지한다. 하프늄은 원자력·항공우주·위성 등 첨단 산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금속으로, 뛰어난 내부식성을 지니며 지르코늄 원석에 약 1~4%만 포함된 희소 자원이다. 이 소재로 만든 케이스 지름 47㎜의 ‘섭머저블 네이비 씰 아프니오테크™ 익스피리언스 PAM01089’는 35점 한정 생산한다.”

Q : 탐험가 마이크 혼(Mike Horn), 배우 알베르토 게라(Alberto Guerra), 서퍼 카울리 바스트(Kauli Vaast)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과 협업한다. 인물 선정이 흥미롭다.
A : “파네라이의 홍보대사와 친구(Friends of the brand)는 실제 환경에서 시계를 엄격하게 테스트할 능력과 용기, 혁신 등 브랜드 핵심 가치를 구현할 능력이 있는 이로 선정한다. 마이크 혼은 극지탐험과 고산 등반 등 탐험 분야에서 활약하며 20년 가까이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바스트는 스물넷의 젊은 나이에도 대담한 용기와 실력으로 브랜드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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