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한국 '무기 수출' 4위, 좋기만 할까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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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박람회저항행동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21일 오전 서울 ADEX 2025(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5)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 킨덱스 내 전시장에서 아덱스 비즈니스데이 액션(이스라엘 집단학살 공모 기업의 ADEX 2025 참가 규탄 퍼포먼스)을 하고 있다. 2025-10-21 |
| ⓒ 이정민 |
국제 무기 수출 규모 등을 추적 조사해온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데이터베이스를 한겨레가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무기 수출 점유율은 6.0%로 집계됐습니다. 2024년 8위(점유율 3.6%)에서 1년 만에 83%가 늘며 4위로 뛰어올랐습니다. 미국(42%) 프랑스(10%) 이스라엘(7.8%)에 이어 네번째입니다. 러시아, 이탈리아, 독일 등 전통적인 방산 강국보다 높은 순위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재무장에 들어간 유럽 국가 등과 초대형 무기 공급 계약을 따내며 가파르게 성장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방위산업은 한 나라의 국방과학기술과 국방력을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그뿐 아니라 수출과 일자리 등 생산유발 효과가 커 경제 기여도가 높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방위산업을 새로운 경제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세계 4대 방산 강국'을 공약으로 담았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방위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국제 방산 무대에서 한국 무기는 뛰어난 성능과 높은 가성비, 빠른 납기 등으로 수출 대상국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도 증가세...리스크 줄이려면 기준 엄격
문제는 무기 수출 확대에 따른 정치·외교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분쟁 지역에 수출되는 인명살상용 무기는 반도체나 자동차와 같은 정상적인 무역 상품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기 수출이 늘어나면 국제 분쟁과 전쟁, 인권 침해 등에 간접적으로 개입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언론이 무기 수출을 경제와 산업적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국제적 논란을 자초하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입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가자전쟁이 일어난 2023년 10월부터 2024년 9월까지 1년간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한 나라를 집계한 결과 미국이 1위, 한국은 8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의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액이 지난 10년(2013~2022)간 3배 가까이 늘어났다는 자료도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폭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수만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희생되자 유엔은 2024년 5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판매 중단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한국의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은 그해 국회에서도 쟁점이 됐는데, 당시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해 거짓말 논란이 일었습니다. 특정 국가에 대한 무기 수출 통계는 비공개가 정부 방침이어서 그 이후의 실상은 알려진 게 없습니다.
전쟁과 무기 수출을 산업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언론의 보도 태도는 이번 이란 전쟁에서 극명히 드러났습니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요격률과 관련해 'K-방산 대박'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졌고, '방산 주가 급상승' 등 인명 피해보다 증시 보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확전을 주식시장 영향 관점에서만 해석하는 보도가 주를 이루면서 인도주의 관점이나 전쟁 책임을 짚는 보도는 찾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한국의 무기 수출이 중동전쟁 확전에 일조할 수 있음에도 이런 우려를 간과했다는 게 언론 단체들의 대체적인 지적입니다.
국내에는 국제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해 무기 수출을 제한하는 법규가 여럿 존재하지만 얼마나 지켜지는지 의문입니다. 방위사업법과 대외무역법에는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에 필요하거나 전쟁·테러 등 긴급한 국제정세 변화 시 무기 수출을 제한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한국은 2013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무기거래조약' 가입국인데, 해당 무기가 민간인 대상 공격 등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으면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조약입니다. 시민단체 등에선 정부와 언론이 무기 수출만 강조하는 상황에서 원칙과 기준이 제대로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이 대통령이 전쟁에서의 보편적 인권을 강조한 만큼, 무기 수출에서도 일관된 원칙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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