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휴전 연장 요청 사실 아냐…협상 재개시 파키스탄 유력”

김형구 2026. 4. 1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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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15일(현지시간) 2주로 설정한 이란과의 휴전 기간 연장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과의 대화는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2차 대면 협상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휴전 연장을 공식 요청했다는 잘못된 보도를 봤는데 현재로선 사실이 아니다”며 “우리는 이 협상과 대화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화는 생산적이며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지난 7일 미국과 이란이 동의한 ‘2주 휴전 체제’는 오는 21일 만료된다. 15일 기준 엿새 남은 셈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휴전 기간을 2주일에서 45~6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다양한 외신 보도가 나왔는데, 백악관이 공식 부인한 것이다.


미 백악관 “합의 전망 긍정적”


레빗 대변인은 “대면 회담 가능성에 대한 보도도 봤는데 그런 논의는 진행 중이지만 백악관의 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합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란 입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분명히 최선의 이익일 것”이라고 했다.

레빗 대변인은 미·이란의 다음 회담 장소에 대한 질문에 “지난번과 같은 장소에서 열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답했다. 2차 대면 협상이 확정될 경우 지난 11~12일 약 21시간 마라톤 협상이 열렸던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다시 열릴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레빗 대변인은 “파키스탄은 이번 협상에서 유일한 중재국”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을 통해 소통을 계속 간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쟁 기간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약했고, 그 약속은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진행해 이날 오전 방송된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시 주석에게 이란에 무기를 보내지 말라는 서한을 써 보냈다”며 “시 주석은 본질적으로 그런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답장을 보내 왔다”고 밝혔다.


“러시아·이란 원유 제재 유예 연장 안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진행된 정례 브리핑에 참석해 미 행정부 세금 감면 정책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켈리 로플러 미 중소기업청장. EPA=연합뉴스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란 전쟁으로 폭등한 국제 유가 대응책으로 내놓은 러시아와 이란 원유 한시적 판매 승인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 동석해 “우리는 러시아산 원유,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반 면허를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면허’는 제재 대상인 이들 국가의 원유·석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한시적으로 쓴 제제 예외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베센트 장관은 제재가 일시적으로 유예됐던 원유에 대해 “3월 11일 이전에 해상에 있던 석유였다. 그 물량은 이미 모두 소진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애초 러시아산 원유, 이란산 원유의 거래를 제재해 왔지만, 이란 전쟁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원유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러시아산·이란산 원유라도 이미 선적된 물량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거래를 허용하는 일반 면허를 부여해 왔다. 이날 베센트 장관 발언은 해당 면허는 지난달 11일 이전 해상에 있던 원유에만 적용된 것으로 제재 유예 조치를 더 연장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베센트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미군의 봉쇄 조치가 중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90%의 이상을 구매해 왔고, 이는 중국 에너지 수요의 약 8%에 해당한다”며 “우리는 해협 봉쇄로 인해 중국의 구매가 중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은행 두 곳이 미 재무부로부터 서한을 받았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이란 자금이 해당 은행 계좌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면 2차 제재를 가할 용의가 있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갤런당 3달러대 휘발유는 언제쯤 볼 수 있느냐“는 기자 질의에는 “(이란과의) 협상 진행 상황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는 6월 20일부터 9월 20일 사이에는 다시 3달러대 휘발유 가격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란 전쟁 직전 갤런당 2.8~2.9달러 수준이었던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기준 4.11달러를 기록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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