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배우?” “박민식은 철새” “한동훈이, 우리가 호구가” [부산 선거 민심]

부산이 6·3 지방선거의 핵심 전장으로 떠올랐다. 전체 선거의 승패를 가늠할 부산시장 선거뿐 아니라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부산시장 선거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박형준 현 시장이 맞붙는다. 전 의원의 출마로 공석이 되는 북갑 선거는 국민의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이미 바닥을 다지고 있던 상황에서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고,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에서 등판설을 띄우는 하정우 청와대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까지 뒤엉켜 3파전이 예상된다.
동시에 두 개의 격전이 펼쳐지는 부산에서 14~15일 직접 마주한 민심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완벽하게 마음을 주지 않는 백중세였다.


사상구가 북구에서 분리되기 전 사상초·중, 구덕고를 나온 하 수석에 대해선 “잘 모른다”는 반응이 적잖았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호평이 하 수석 지지로 연결되는 분위기였다. 만덕동에 40년째 사는 신용자(77)씨는 “무슨 AI인가 그 양반이 나온다카대?”라며 “그 양반이 누군진 모르겠지만, 이재명이도 잘하니까 같이 일한 갸도 잘하겠지”라고 했다. 반면 구포시장에서 호떡 장사를 하는 이지윤(49)씨는 “하정우는 영화배우인가 매번 헷갈린다. 시장에 와있어도 모를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장관에 대해선 ‘토박이’와 ‘철새’라는 평이 공존했다. 이 지역에 32년째 거주한 갈빗집 사장 손영수(62)씨는 “아무리 국민의힘이 미워도 구포에서 자란 토백이 박민식이를 찍어줘야 안 되겠나”라고 했다. 반면 정연옥(61)씨는 “주야장천 박민식이 찍어줬더니만 분당 가지 않았나. 그건 철새”라고 했다. 2020년 4월 총선 때 전 의원에게 패해 낙선한 박 전 장관이 2022년 6월 보궐선거 때부터 경기 성남 분당갑·을 출마를 시도했던 걸 꼬집은 것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한 평가도 양분됐다. 김미정(65)씨는 “민주당이 검사들 괴롭히고 온갖 악법도 다 통과시키는데 국민의힘은 아무것도 몬한다. 한동훈이가 국회 가서 민주당 맥을 못 추게 해야지”라고 했다. 반면 박대영(62)씨는 “국회 가고 싶으면 격전지인 수도권에 가야지, 보수표나 깎아먹고 대체 머선 생각이냐”며 “여기 북구가 그렇게 맨맨(만만)하나. 우리가 호구가”라고 했다.
보수층에선 3파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구포시장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70대 강모씨는 “한동훈이, 박민식이가 같이 나오면 보수가 지지 않겠나. 이러다 민주당한테 다 넘어가게 생겼다”고 걱정했다.


북구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부산 전역의 선거 분위기도 이미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파란색으로 바꿔보자”는 분위기가 상당했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 국민의힘”이라는 반응도 적잖았다.
해운대 전통시장에서 만난 정영근(68)씨는 “내가 빨간당만 찍었는데, 전재수가 그래도 해양수산부도 이전해주고 일을 열심히 했다”고 했다. 구포시장에서 침구류 가게를 하는 국민의힘 당원 박호철(47)씨는 “‘샤이 보수’(보수 성향을 솔직히 밝히지 않는 지지자)니 하는데, 이번엔 안 먹힌다. 박형준이 뚜렷하게 한 게 없어서 한 번 바뀔 때가 됐다”고 했다.
하지만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전모(70)씨는 “전재수는 절대로 안 된다. 비리가 말도 안 되는데 어떻게 시장을 시키노”라고 했다. 전 의원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겨냥한 발언이다. 부산과학기술대 재학생인 김모(24)씨도 “이러니 저러니 해도 부산은 무조건 빨간색”이라고 했다.
부산은 국민의힘이 궤멸적으로 패한 2024년 4월 총선에서도 18개 지역구 중 17석을 가져갈 정도로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엔 기류가 달라졌다. JTBC가 메타보이스·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2일 부산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803명에게 무선전화 면접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46%,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더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43%로 오차범위(±3.5%포인트) 내 접전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부산=양수민·오소영 기자 yang.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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