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빗장 푼 금단의 땅…비밀스러운 ‘JP 별장’ 드러났다

충남 서산은 독보적인 봄 풍경을 자랑하는 고장이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청벚꽃이 피는 절이 있고, 야산을 샛노랗게 물들이는 수선화로 유명한 고택도 있다. 알프스 뺨치는 장쾌한 풍광을 자랑하는 목장도 빼놓을 수 없다. 서산시 면적(742.3㎢)은 서울보다 1.2배 넓지만, 이들 모두 운산면에 모여 있어서 움직이기도 편하다.
15년 만에 개방한 비밀의 목장

서산한우목장은 역사가 깊다. 1969년 출범한 ‘삼화축산주식회사’가 모체다. 고(故) 김종필(JP) 총리가 운산면의 땅 약 11.17㎢(337만 평)를 사들여 소를 키웠다. 여의도 3.8배 크기다. 80년 신군부가 JP의 부정 축재 재산을 몰수하면서 목장도 국고로 환수됐고, 이후로 이곳에서 농협이 한우 개량사업을 벌였다.

현재 목장의 정확한 이름은 ‘한우개량사업소’다. 우수한 혈통의 씨수소가 생산한 정자를 전국에 납품한다. 현재 씨수소 266두를 포함해 소 2964마리가 살고 있다.
원래는 외부인도 목장을 드나들 수 있었지만, 2010년 구제역 파동 이후 문을 걸어 잠갔다. 서산시의 설득 끝에 2024년 12월 목장 일부를 개방했다. 56억원을 들여 647번 지방도 옆 구릉 지대에 2.1㎞ 길이의 데크로드도 조성했다.

목장 풍광은 이국적이다. 사방으로 초지가 펼쳐져 가슴이 뻥 뚫린다. 4월 중순 현재 벚꽃도 만개했다. 500m 이상 벚꽃길이 이어질뿐더러, 목장 안쪽에 벚나무·메타세쿼이아·대나무가 어우러진 비밀스러운 정원도 보인다. 이른바 ‘JP 별장’이다. 현재는 농협이 직원 숙소로 쓰고 있고, 개방하지는 않는다. 한우개량사업소 관계자는 “5~7월에는 풀 뜯는 소 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더중앙플러스-이런 기사도 있어요
「 거기 20억짜리 소가 산다고? 금단의 ‘김종필 목장’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99971
」
수선화 보고 개심사 청벚꽃까지

유기방(78)씨가 수선화밭을 일군 사연이 흥미롭다. 약 30년 전, 집 주변을 두른 대나무가 골칫거리였다. 뿌리가 담을 헐기도 하고, 소나무를 고사시키기도 했다. 대나무의 음침한 기운도 싫었다는 유씨는 닥치는 대로 대나무를 제거하고 대신 수선화를 심었다. 결국 8만2000㎡(2만5000평)에 달하는 정원과 야산이 봄마다 노랗게 물드는 수선화 천국이 탄생했다. 금세 입소문이 났고, 드라마 ‘직장의 신’ ‘미스터 션샤인’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4월 하순이 되면 천년고찰 개심사를 가야 한다. 이맘때나 돼야 꽃망울을 터뜨리는 청벚꽃과 겹벚꽃 때문이다. 겹벚꽃은 흔하지만, 꽃잎이 연둣빛을 띠는 청벚꽃은 개심사가 아니면 보기 힘들다.
청벚꽃은 국가생물종 시스템에도 등록되지 않은 변종으로 일본에서 육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심사 명부전 앞에 수령 50년과 20년에 이르는 큼직한 청벚나무 두 그루가 산다. 최근에 심은 청벚나무도 여남은 그루가 있지만 아직은 볼품이 없다. 개심사 관계자는 “몇몇 수목원이 증식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개심사는 해방 이후 잠시 비구니 수행 공간으로 쓰였다. 이때 다양한 과실나무와 꽃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올해는 이달 20일께 청벚꽃이 개화해 열흘 정도 신비한 빛깔을 뽐낼 전망이다.
■ 여행정보
「

서산한우목장 웰빙산책로는 입장료가 없다.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산책로를 개방한다. 오전에 가야 주차하기가 쉽다. 개심사도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유기방 가옥은 연중 개방한다. 입장료 어른 주중 8000원, 주말 9000원.
」
서산=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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