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서울시장은 정원오?…'실력인가, 거품인가' 증명이 관건
"구체적인 방법부터 내놔야"
서울시장인데 '구청장' 성과 부각…
'시정 가치관' 구에서 탈피가 관건

6·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근접한 인물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꼽힌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 후보로 등판한 이후부터 대세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청장 시절 성과를 서울시정에 접목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서울시장 적임자로 평가받기 위해선 명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 후보의 말처럼 '시민이 원하는 것만 하는 시장'이 좋은 시장이겠나"라면서 "시민의 일상을 챙기는 일,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해결하는 일은 서울시장이라면 너무도 당연한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고 꼬집었다.
최근 야당은 정 후보에 대해 '논란과 공약' 투트랙으로 견제에 나서고 있다. 당초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공직선거법 위반을 비롯해 도이치모터스 협찬·후원, 여성 공무원과 멕시코 휴양지 칸쿤으로 출장을 다녀왔다는 등 논란이 집중 공세 소재였다. 그러나 야당보다 매서웠던 민주당 후보들의 견제에도 과반 득표를 얻고 최종 후보로 거듭나자, 공격 소재를 다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 역시 정 후보의 공약과 가치관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 우선 그는 정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인 '민원 행정'이 서울시정과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구' 단위에서 펼친 행정과 '시' 단위에서 펼쳐야 하는 행정은 구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010 직통 문자 민원 서비스'는 정 후보가 내세우는 성동구청장 시절 성과 중 하나다. 현재는 이를 발전시켜 지난 3월 5일부터 4월 13일까지 접수된 5186건 문자를 검토해 시민을 직접 만나는 '정원오가 간다'라는 서울시민 인터뷰에 돌입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눈앞의 민원만 처리하는 '수요 반응형 시장'으로는 급변하는 시대, 글로벌 경쟁 속에서 서울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없다"며 "시민이 오늘 당장 원하는 것만 쫓다 보면 정작 내일 반드시 필요한 변화는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정 후보에 대한 야권의 평가는 '관리형 행정가'다. 문제는 서울시민 인구는 약 940만명이고 정 후보가 관리했던 성동구는 약 27만명인 탓에 관리형 행정가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은 줄곧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도 제기된 지적인데, 정 후보가 공약한 정책 중에는 소위 '큰 기술'로 평가될 정도의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닌, 서울시 발전에 어떤 방향성을 가졌는지에 대한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당내에선 정 후보와 '원팀'을 구축한 탓에 말을 아끼고 있지만, 실제 경선 과정에선 "민원을 대응하던 수준과 서울시 행정은 다르다"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한 경쟁 캠프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서울시장은 미래를 고민하고 변화에 맞춰서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면서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거나 민원 들어오면 대응하는 수준과 서울시 행정은 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후보는 "시민이 낸 세금을 시장의 치적 쌓기에 낭비하는 서울이 아니라 시민의 삶에 가장 필요한 곳에 쓴다"라는 시정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맞춰 공약도 큰 틀에서 △30분 통근도시 △재개발·재건축 제도 개선 △재난 대응 체계 구축 △스마트 헬스케어센터 구축 △K-아레나 등 문화 인프라 확충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정 후보는 나아가 당선될 경우 곧바로 오 시장의 '한강 버스'를 중단시키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제1 공약으로 내세운 '시정 철학 변화'와 맞닿아있다. 즉, 큰 사업 추진이 아닌 서울시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지난 13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행정의 주인은 시민인데, 지금 행정의 주인을 시장인 것처럼 하고 있다"며 "저는 성동구청장을 하면서 '구민이 구 행정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성동구청 공무원의 태도와 자세가 바뀐 것이다. 그래서 구민이 만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 후보의 시정 청사진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경쟁자였던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합동토론회 당시 "정책은 수치나 타임라인이 빠져있어서 상당히 답답하고 아쉽다"며 추가 검증 필요성을 제기할 정도였다. 오 시장은 이틈을 파고들어 "도대체 어떤 산업을 키우고 어떤 인프라를 만들고 어떤 규제를 풀 것인가"라면서 "구체적인 방법부터 내놔야 한다. 비전 없는 민원 행정으로는 도시는 절대 도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의 '관리형 행정' 방향을 두고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지만, 정치권 일부에선 이른바 '부자 몸조심' 차원에서 관리형 행정가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닐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후보가 현재 내세우고 있는 성과는 성동구청장 시절 정책인데, '구' 단위에서 펼칠 수 있는 행정은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재 부각하는 성과와 서울시 청사진이 '구청장' 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공약과 가치가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정 후보 측은 '나만 알기 아깝다. 정원오에 대한 입소문'이라는 연재를 통해 정원오식 행정을 홍보하고 있다. 직접 행정을 통해 주민의 불편을 해결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서울시정 역시 시민의 민원을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다. 특히 12번째 '입소문 행정'으로 소개된 성동구 전봇대 180기 이전·철거 성과는 민관 협력 구조를 구축한 사례라고 소개한다.
다만 전봇대 철거 성과에 대해 다른 평가도 존재한다. 해당 사업에 담당자였던 김규남 서울시의원은 "물론 주민이 뽑은 1위 사업으로 지난 2019년에 선정됐지만, 저는 오히려 좋은 사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초 한전에서 100% 돈을 들여서 했어야 하는데, 구청이 일부 예산을 들였다. 적극행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올바른 예산 투입이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시의원은 "성동구는 자치구로 다른 일반 기초단체보다 권한이 부족한데, 실질적으로 구에서 할 수 있는 행정은 제약된다"며 "특히 서울시는 구와 달리 예산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데, 과연 규모가 다른 예산을 잘 운용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다른 구와 큰 차별화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홍보를 굉장히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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