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계기→구축함→고속단정…미, 3중으로 호르무즈 봉쇄

김형구 2026. 4. 1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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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역봉쇄에 나선 이후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 통행이 제한적이나마 일부 회복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날 미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미국 봉쇄 조치가 시작된 전날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오후 11시) 이후 24시간 동안 20척 이상 상선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 해군이 최근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으로 군함을 투입하고 기뢰 제거 작업에 나선 이후 생긴 변화다. 이란 전쟁 전 하루 평균 130여 척이 이 해협을 지나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그간 위축됐던 선박 통행이 일부나마 개선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4시간 동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이란과 무관한 것들로, 화물선·컨테이너선·유조선 등이 포함됐다. 일부 선박은 이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선박 위치를 송수신하는 트랜스폰더를 끄고 운항했다고 한다.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데 맞서 이란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삼은 모든 선박에 대해 역봉쇄에 나선 상태다. 미국은 해상초계기와 드론, 이지스 구축함 레이더 등을 활용해 호르무즈해협 진출입 선박을 실시간 식별·분류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

중동 지역 작전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1만 명 이상의 미 해군·해병대·공군 병력과 12척 이상의 군함, 수십 대의 군용기가 이란 측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봉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국적이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연계 선박, 군수물자 선적 의심 선박으로 분류되면 미 해군이 진입 단계에서 경고하고, 항로 변경을 지시하며, 필요할 경우 물리적 차단 조치 등에 나선다.

이란과 무관한 제3국 상선은 최대한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비(非)이란 선박의 해운사가 미 해군에 사전 신고하면 미 해군이 지정 항로 및 시간대를 배정한다. 기뢰 위험 구간은 미 해군이 선박 앞뒤나 측면을 간접 호위하고 그 외 안전 구간에서는 드론이나 레이더 감시체계로 보호한다.

다만 이란과 무관한 일부 해운업체들은 미군으로부터 해협 통과가 가능한 방식에 대해 설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해협에 머무르고 있는 제3국 상선과 미군 당국 사이에 아직 혼선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미 중부사령부는 봉쇄 시행 이후 24시간 동안 이란 항구를 출발해 봉쇄망을 뚫은 선박은 없었으며 상선 6척이 미군 지시에 따라 항로를 돌려 오만만의 이란 항구로 재진입했다고 밝혔다. 14일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던 중국 유조선 ‘리치스타리호’도 오만만에서 미군의 봉쇄를 뚫지 못해 다시 해협으로 돌아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리치스타리호’는 이란 원유를 중국에 실어나른 기록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선박이다.

한편 유럽 주요국은 미국과 별도로 호르무즈해협 해상 운송을 정상화하기 위해 기뢰제거함 등 군사 자산을 포함한 국가 연합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WSJ가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를 위해 17일 유럽 수십 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화상 회의를 공동으로 연다. 유럽은 기뢰 제거 능력 면에서 150척 이상의 관련 함정을 보유하는 등 미국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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