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규제는 갈취수단…첨단산업, 네거티브 규제로 가자”

윤성민 2026. 4. 1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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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사진)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규제합리화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고 “첨단산업 분야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거티브 규제는 금지해야 하는 사항들만 법이나 규정에 명시하고 나머지를 전부 허용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규제합리화위원회는 기존 규제개혁위원회가 현 정부 출범 후 개편된 조직이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규제가 속된 표현으로 갈취 수단, 기업들이나 경제 주체들로부터 뭔가를 뜯어내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며 “그 단계는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현재의 규제는 현장의 필요보다는 규제당국의 필요에 의한 측면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성장잠재력을 회복하는 길 중 매우 중요한 방식이 규제 합리화인데, 전국 단위로 일률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가 수도권 집중”이라며 “대규모 지역 단위의 대규모 규제 특구도 한번 만들어 봐야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5극 3특 지원을 위한 메가 특구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5극 3특은 국가 균형성장을 위해 전국을 5개 초광역권(5극)과 3개 특별자치도(3특)로 나눠 성장 엔진을 육성하려는 구상이다. 정부는 로봇, 바이오, 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자율 주행차 등 4대 분야 메가 특구를 지정해 그 지역에선 해당 첨단산업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예컨대 로봇 특구로 지정되면 현재는 규제에 막힌 무인 소방 로봇의 도로 통행이 허용되고, 실외 이동 로봇의 공원 내 영업활동도 가능해진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이런 내용을 발표하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있다면 우리는 ‘메가’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윤 실장은 메가 특구에는 규제 완화뿐 아니라 재정·금융·세제·인재·인프라·기술창업·제도라는 7대 통합 지원패키지도 제공된다고 밝혔다.

아직 어떤 지역을 메가 특구로 지정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의 신청을 받아 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정부는 국회와 협의해 연내 메가특구특별법을 제정하고, 이후 특구 지정을 신속히 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 앞서 이 대통령은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남궁범 전 에스원 대표이사,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병태 KAIST 명예교수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세 분이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토론을 통해 (옳은 방향을) 정립해 가자는 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회의에서 박용진 부위원장은 규제 합리화 차원에서 초기 임신 중지 약물인 미프진을 허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박 부위원장은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지 7년이 지났음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련 약물 도입을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약물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필수 의약품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허가)할 수 있는 일인데 하고 있지 않은 거라면 사실은 소리 없는 강력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윤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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