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속도 내는 30년 ‘원클럽맨’…진승욱 대신증권 대표 [CEO 라운지]
대신증권이 6년 만에 큰 변화를 맞이했다. 3연임에 성공하며 지난 2020년부터 회사를 이끌던 오익근 전 대신증권 대표가 지난해 용퇴 의사를 밝히며 새로운 수장을 선임했다. 주인공은 30년 넘게 회사에 몸담은 ‘원클럽맨’ 진승욱 전 대신증권 기획지원총괄 부사장(58)이다. 회사는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친 내부 출신 인사를 전면에 내세워 본격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24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진 전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 2020년 이후 6년 만의 수장 교체다.
1968년생 진 대표는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30년 동안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9년 대신증권 글로벌 사업부장을 거쳐 2014년 대신에프앤아이 경영기획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 기간 대신에이엠씨 경영지원본부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대신증권으로 돌아와 전략지원부문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거쳐 2022년 대신자산운용 대표를 맡았다. 2024년 대신증권으로 복귀해 2년간 기획지원총괄을 맡은 뒤 올해 3월 대신증권 대표 자리에 올랐다.
증권업 호황을 맞아 대신증권이 성장 드라이브를 거는 국면에서 진 대표는 회사를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특히 최근까지 대신증권과 대신자산운용을 포함해 계열사 경영기획을 총괄하며, 전략 수립과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에 있어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이 진 대표의 최대 강점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약 30년간 회사에 몸담은 진 대표는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며 “대신증권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사업 전략 수립 핵심 역할
최근 증권 업계는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대표 연임을 통한 안정을 선택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번 대신증권 신임 대표 선임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내부 출신으로 조직 안정과 함께 전략가답게 중장기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수장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증권은 전통적으로 리테일과 자산관리(WM)에서 강점을 지닌 하우스로 분류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WM 부문 총자산은 108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수준이다. 고액 자산가 유입으로 연금 자산이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1억원 이상 자산 보유 고객 수는 7만4400명으로 1년 전보다 37% 늘었다.
오 전 대표 체제에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 5조639억원, 영업이익 3014억원, 당기순이익 18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261%, 30%씩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수수료 손익이 3760억원에서 431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자손익은 320억원에서 1170억원으로, 트레이딩·기타 손익은 1900억원에서 3360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수수료 손익만 놓고 보면 위탁매매(브로커리지)가 1940억원에서 2600억원으로, WM이 670억원에서 68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기업금융(IB) 수수료 손익은 2024년 710억원에서 지난해 590억원으로 17% 감소했다.
수익성이 높은 IB는 대신증권의 오랜 숙원 사업 중 하나다. IB 체력 강화가 진 대표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배경이다. 회사는 오는 2028년 초대형 IB 진입을 목표로 한다. 2030년까지 IB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해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본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는 중이다.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2023년 2조8532억원, 2024년 3조1129억원, 2025년엔 4조1316억원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말에는 초대형 IB 인가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5~6월 총 165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같은 해 11~12월 385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면서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곧바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에 도전할 전망이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IB가 자기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투자 상품이다. 자기자본 200%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고객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미 자기자본 4조원 기준을 넘어선 만큼, 2년 연속 재무 요건 충족만 하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IB 부문에 힘을 실었다. IB 조직을 기존 1부·5담당·1본부 체제에서 1총괄·3부문·3담당 체계로 확대 개편했다. 여기에 IB부문장을 맡은 박성준 전무를 IB총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올해부터 기업대출, 리파이낸싱, 기업공개(IPO) 등 전반적인 IB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목표다. 진 대표는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고객 중심 경영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리테일 넘어 IB 체력 강화 목표
관건은 리스크 관리다.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위해서는 자본 규모뿐 아니라 내부 통제와 자산건전성 등 종합적인 관리 역량이 요구된다. 대신증권은 부동산금융 관련 IB 영업 확대로 우발부채가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화 채무보증 잔액은 약 4조3000억원 규모로 자기자본을 웃돈다.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대신증권은 다른 증권사에 비해 부동산 투자 비중이 큰 편이다. 금리 변동과 부동산 경기 흐름에 따라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진 대표는 내부통제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4년 대신증권 직원이 코스닥 상장사 주가 조종과 통정매매에 가담한 혐의를 받으며, 대신증권 내부통제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회사는 사건 발생 즉시 해당 직원을 해고하고 관련 부서 임직원의 국내 주식 거래를 전면 제한하는 등 강도 높은 쇄신 조치를 취했다. 금융당국의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 심사에서 내부통제와 재무건전성 등이 중요한 요소인 만큼, 진 대표는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고객 신뢰 회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자본을 확충해 대형사로 도약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8년까지 초대형 IB 지정과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자기자본 대비 높은 해외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축소와 IB·운용사업부 역량 강화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5호(2026.04.15~04.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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