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퇴사·1분 단위 수당 요구” 日신입사원 ‘퇴직대행’ 급증
“돌아가기 싫어… ‘퇴사한다’ 전해달라”
20분 일찍 출근하고 잔업 수당 청구
“사무실 나왔어도 멍 때리면 못 받아”

올해 들어 일본에서 신입사원의 ‘퇴직대행’ 의뢰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퇴직대행은 회사원이 사직서 제출을 비롯해 모든 퇴사 절차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서비스다. 직장 상사나 회사 측과 직접 이야기하는 불편함을 피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8년 전부터 퇴직대행 업무를 맡아온 사이타마현 ‘가와고에 미즈호 법률회계’ 소속 시미즈 다카히사 변호사는 “매년 4월은 의뢰가 급증하는 시기인데 올해는 지난 10일까지 200건 정도 신입사원으로부터 의뢰가 들어왔다”며 “지난해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규모”라고 말했다고 데일리신초가 15일 전했다.
일본에서는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매년 4월 대대적으로 입사와 전직이 이뤄진다. 전보를 비롯한 사내 인사발령도 이 시기에 집중된다.
주간신초 온라인판인 데일리신초는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면서 직장에는 꿈을 품은 풋풋한 신입사원들이 활약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며 올해 입사하자마자 퇴사를 결정한 신입사원 사례를 조명했다.
의뢰인은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파워하라(직장 내 괴롭힘)’다. 이렇게 엄격하면 못 버틴다”며 바로 포기했다고 시미즈 변호사는 전했다.
시미즈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지도가 다소 지나쳤을 수는 있지만 파워하라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남성이 시미즈 변호사에게 전화를 건 시간은 점심시간 무렵인 오전 11시30분이었다. 그는 “이대로 회사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13시에 교육이 재개되니 그 시간에 맞춰 퇴사 의사를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미즈 변호사는 오후 1시 회사 총무부에 전화로 의뢰인 대신 퇴직 의사를 전한 뒤 팩스로 서류를 보냈다.

시스템 엔지니어인 그는 올해 입사한 회사로부터 “잔업수당은 지급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퇴사를 결심했다. 그는 시미즈 변호사에게 수당도 대신 청구해 달라고 의뢰했다. 잔업 시간은 아침 20분, 저녁 40분이었다.
시미즈 변호사는 “아침은 아마 상사가 ‘좀 일찍 나오라’고 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일찍 출근했다고 해도 당연히 멍하니 있었다면 근무로 인정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아침부터 적극적으로 일했느냐”고 묻자 의뢰인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경우 잔업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시미즈 변호사는 설명했다.
시미즈 변호사는 “수당이 없는 회사에 있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퇴사를 결심한 것까지는 이해된다”며 “그런데 잔업 수당을 대신 청구해 달라고 의뢰해 와서 그건 어렵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시미즈 변호사는 “법적으로는 1분 단위 청구가 가능하지만 이번 경우는 교육 중이고 실제로 잔업으로 볼 수 있는지 애매한 사안”이라고 데일리신초에 설명했다. 의뢰인에게는 “아직 급여 마감일도 오지 않았는데 그 이야기를 하기엔 이르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올해는 퇴사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난 게 특징으로 꼽힌다.
시미즈 변호사는 “우리 사무소는 라인(LINE)으로도 상담을 받는데 한눈에 AI가 쓴 글이라는 걸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명확한 근거 없이 ‘부당하니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성공보수를 지급할 테니 변호사 측에도 이익이 된다’는 식이다.
시미즈 변호사는 “법적으로 설명해도 다시 AI로 만든 문장으로 반박해 온다”며 “정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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