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소재를 극단적으로 확장한 ‘조개 패션’이 런던을 중심으로 패션 신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패션은 언제나 예상 밖 시도로 가득합니다. 익숙한 공식을 따르기보다, 낯설고 독창적인 실험으로 패션계의 흐름을 바꾸는 한 방이 있는 도시죠. 최근 런던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디자이너들이 또 한 번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그 중심에 ‘조개’가 있습니다. 최근 컬렉션을 보면 디자이너들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조개를 활용해 옷으로 풀어내고 있는데요. 단순한 장식 수준을 넘어, 조개껍데기를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시도가 눈에 띕니다.
「 혼돈 속 비너스의 조개 」
@dilarafindikoglu_
@dilarafindikoglu_
@dilarafindikoglu_
@dilarafindikoglu_
요즘 할리우드 셀럽들이 앞다퉈 찾는, 튀르키예 출신의 젊은 디자이너 딜라라 핀디코글루 는 2025 봄 여름 시즌에서 조개껍데기를 무수히 엮어 만든 뷔스티에와 시스루 드레스를 선보였습니다. 이 컬렉션의 주제는 바로 ‘혼돈의 비너스’. 15세기 르네상스 화가 보티첼리의 그림 ‘비너스의 탄생’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파괴적인 세계관으로 재해석했죠. 그림 속 비너스가 서 있던 커다란 조개껍데기가 이렇게 예술적인 패션으로 거듭났습니다.
@dilarafindikoglu_
당연히 이 컬렉션으로 딜라라 핀디코글루는 곧장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천재성을 인정받고 ‘넥스트 맥퀸’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죠. 배우 케이트 블란쳇도 이 조개 뷔스티에를 입었습니다.
「 조개껍데기까지 엮는 니팅의 천재 」
@george.troch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조지 트로치 . 런던 패션위크 기간에도 오직 프라이빗 쇼 형태로 컬렉션을 발표하는 비밀스러운 브랜드인데요. 그럼에도 이미 마일리 사이러스와 두아 리파까지, 그의 옷을 입은 바 있죠. 마치 선율을 조율하듯이 섬세하게 짠 니트웨어가 조지 트로치의 특기인데요. 그런 그도 지난해 조개껍데기로 만든 셀 자켓을 선보였습니다. 조개껍질마저 스팽글을 수놓듯이 촘촘히 엮은 점이 인상적이네요. 그리고 조지 트로치의 셸 재킷은 타일라가 입어 바로 화제가 됐습니다. 땋은 머리와 함께 어우러져 마치 인어공주를 보는 것 같아요.
「 조개껍질로 완성한 모자이크 」
@thevxlley
독학으로 패션을 공부해 2026 LVMH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에 진출한 다니엘 델 베일 . 그는 모자이크 작품을 완성하듯이 여러 빛깔의 조개껍데기를 도자기 모양의 상의 표면에 빈틈없이 붙였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조개껍질인지도 모를 정도죠.
2001년 알렉산더 맥퀸이 선보인 ‘Mussel’ 보디스, Victoria and Albert Museum
사실 이런 흐름의 시작점으로 자주 언급되는 건 바로 2001년 알렉산더 맥퀸 의 컬렉션입니다. 조개와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은 알렉산더 맥퀸의 작업물은 그 당시에도 강렬했지만, 지금 다시 보니 오히려 시대를 앞서간 실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최근 이 감각이 다시 한번 런던의 천재 디자이너들의 손에서 재탄생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