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퀸의 전설적 공연...이걸 다시 보다니 '대박'입니다
[김상목 기자]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80년, 당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영국 록밴드 '퀸'은 8번째 정규 앨범 "더 게임 The Game"을 발매하고 전 세계 순회공연에 돌입한다. 북미와 유럽, 아시아, 남미를 도는 대규모 투어 성공과 함께 앨범과 싱글 역시 동시에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를 석권한다. 퀸의 위상은 전 세계에 우뚝 올라선 상태다. 전통적인 음반 판매를 넘어 당시 음악계 변화를 주도하던 뮤직비디오까지 화제에 오른다. 이때가 음악적 기량과 대중적 호응 모두 퀸의 전성기였던 것.
그런 그룹이 세계를 가로지르며 대중음악 콘서트 흥행 역사를 새로 쓴 성공적인 세계 일주 직후 깜짝 공연을 발표한다. 1981년 11월 24일과 25일, 이틀간 캐나다 몬트리올 포럼에서 두 번의 공연을 개최한다는 것. 스튜디오 음반 완성도 못잖게 라이브 퍼포먼스에 정평이 난 퀸이다. 최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그룹은 양일간 공연에서 전성기에 어울리는 솜씨를 뽐낸다. 퀸의 숱한 명공연 중에도 먼저 호명되는 <퀸 락 몬트리올>은 해당 공연의 집대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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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퀸 락 몬트리올> 스틸 |
| ⓒ 판씨네마(주) |
록의 황금시대에 전설적인 밴드들에 살짝 늦게 데뷔한 퀸은 한 우물을 깊게 파 특정 장르의 아이콘이 되기보단, 넘치는 예술혼을 다양한 실험과 도전으로 뿜어내는 방향을 택한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하는 퀸의 대표곡들은 단순하게 정형화하기 힘들다. 록에 기반을 둔 건 맞지만, 바뀌는 시대 흐름과 유행에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하고, 밴드의 기존 음악에 솜씨 좋게 양념을 버무려 새로운 레시피를 금방 소화한다. 대개 이렇게 변화무쌍한 행보를 보이면 시류에 영합한다고 비판을 당하기 좋은데 워낙 실력이 뛰어나니 넋 놓고 음미할 뿐.
퀸 하면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만 들어봐도 여러 장르를 콜라주 한 걸 알 수 있다. 단지 하드 록이라기엔 아트록 요소가 있고, 월드뮤직 느낌도 물씬 풍긴다. 록이란 그릇에 자기 실력에 자신감 넘치던 요리사가 왕성한 도전 정신을 부어낼 때만 가능한 게 당시 퀸의 음악이다.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에선 '미니멀' 개념이 무엇인지 시범을 보이듯 최소 구성으로 승부를 던지지만, 그룹에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안겨준 신곡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 (Another One Bites The Dust)'는 당시 유행하던 디스코 리듬을 파격 도입했다. 변화무쌍 자체다.
퀸의 오랜 팬이라면 라이브에서 보는 게 훨씬 압도적 체험일 테다. 몇 년 후 열린 라이브 에이드에서 쟁쟁한 음악인 중에도 헤드라이너 대접받는 '역대급' 퍼포먼스로 회자될 정도다. 그만큼 퀸의 공연 실력은 남달랐다. 몇 시간 내내 관중을 들었다가 놓으면서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무대를 뛰어다녀야 한다. 수천수만 관객을 프런트맨은 혼자 맞상대하며 압도하고, 연주자들은 혼신의 합을 맞춰 리듬만으로 객석을 들썩이게 한다.
<퀸 락 몬트리올>은 최전성기의 퀸이 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의 집대성이기에 더욱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는 공연 실황이다. 개별 곡 클립으론 이보다 더 나은 부분이 종종 등장해도 전체 균형 면에선 이를 뛰어넘을 공연을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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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퀸 락 몬트리올> 스틸 |
| ⓒ 판씨네마(주) |
당시의 첨단 녹음과 녹화 장비가 대거 동원된다. 대개 엄청난 일정과 수입이 보장되는 전 세계 공연 투어에 작정하고 투입해야 할 규모의 장비가 단 2회 공연을 위해 긴급 수배를 거쳐 공수된다. 아낌없이 단기 적자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다. 35mm 필름으로 촬영하고 오버더빙과 후보정 거쳐 다듬은 공연 실황은 당대 최정상급 재료를 갈무리하는 데 성공한다.
공연을 채우는 건 화려함의 극을 달리는 공연 곡이다. 세트 리스트만 봐도 퀸과 록 팬이라면 벌써 가슴은 두근두근. 95분 동안 28곡이 화면을 질주한다. 장대한 공연의 서막은 예열할 틈도 주지 않는다. 분위기 띄우는 데 이만한 게 없는 명곡 '위 윌 락 유 We Will Rock You'의 편곡이 고대하던 관객 앞에 울린다. 체력 충만하던 때라 넓은 무대를 백업 연주자 없이 단 4명으로 소화하지만, 목청과 연주에 객석 호응이 더한 특별한 시공간에 빈틈이란 없다.
잠깐 숨을 돌릴 땐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 솔로가 귓가를 가로지르고, 좀처럼 보기 드문 로저 테일러의 드럼 솔로와 맛깔나는 노래 솜씨도 깜짝 구경할 수 있다. 존 디콘은 묵묵하게 뒤를 받치지만 종종 비범한 재주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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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퀸 락 몬트리올> 스틸 |
| ⓒ 판씨네마(주) |
더는 향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디지털 리마스터링 거듭한 완전체 <퀸 락 몬트리올>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할 만큼 타임머신 체험으로 관객을 이끈다. 현존 최고 규격의 시청각 환경을 동시에 구현한다. 아이맥스와 돌비 애트모스 포맷을 동시에 충족한다. 이건 보는 환경 제법 가리게 만든다. '프리미엄관' 칭호 붙을 만큼 제대로 상영환경 구축한 극장을 눈에 불 켜고 찾아야 한다.
아마 관객은 주체할 수 없는 어깨춤 꾹 참으며 옆 사람 눈치를 볼 테다. 하지만 <퀸 락 몬트리올> 관람 때는 예외를 둬야 한다. 이걸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 함께 따라 부르고 춤을 춰야 비로소 진정한 궁극의 체험이 될 수밖에 없다.
'오감 만족' 체험이지만, 무엇보다 공연 일부터 정확히 10년 후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의 종횡무진 활약이 관객 뇌리에 선연하게 남을 법하다. 몬트리올의 그는 완벽한 '마성의 남자'다. 화면을 수놓은 그의 동선을 그저 좇을 수밖에 없다. 이 세상 끝까지라도. 이건 극장에서 체험하지 않으면 온전히 전할 수 없으니 제발 극장에서 보시라 할 수밖에.
<작품정보>
Queen Rock Montréal
2007|영국, 미국|콘서트, 다큐멘터리
2026.04.15. (재)개봉|95분|12세 관람가
감독 사울 스위머
출연 프레디 머큐리,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존 디콘
수입 ㈜피터팬픽쳐스
배급 판씨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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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퀸 락 몬트리올> 포스터 |
| ⓒ 판씨네마(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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