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놀이’ 잔혹 갑질 7급 공무원 1심서 실형…“수법 등 죄질 나빠”

조문규 2026. 4. 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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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양군청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는 7급 공무원 A 씨가 지난해 12월 5일 오후 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자신의 지휘 아래에 있던 환경미화원들에게 이른바 ‘계엄령 놀이’를 강요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을 한 혐의를 받는 강원 양양군 공무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1단독(주철현 판사)는 15일 양양군 소속 7급 운전직 공무원 40대 A 씨의 강요, 상습협박, 상습폭행, 모욕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횟수, 수법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큰 점, 피해자들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형사 처벌 전력은 없다”며 “일정 금액을 공탁했으나 피해자들이 수령을 거절한 점은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제한적으로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 씨는 이날 재판에 앞서 반성문을 제출하고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이날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들은 엄벌 탄원서를 낭독하며 A 씨에 대한 강한 처벌을 촉구했다.

A 씨는 지휘 관계에 있던 20대 환경미화원 3명(공무직 1명, 기간제 2명)을 상대로 지난해 7~11월까지 60차례 강요와 60차례 폭행, 10차례 협박, 7차례 모욕을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반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사소한 불만이나 기분 등을 이유로 쓰레기 수거 차량을 일부러 먼 곳에 세워 피해자들이 걸어가거나 차량을 따라 뛰게 하고, 차량을 고의로 천천히 운행해 업무를 지연시키는 등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보유 주식 가격이 하락하자 “주가가 원하는 가격이 될 때까지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말을 듣지 않으면 제물로 바쳐 밟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피해자들을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피해자들을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다른 피해자에게 발로 밟도록 지시하는 이른바 ‘멍석말이’ 방식의 행위를 강요하기도 했다. 또한 “주가 상승을 위해 빨간 속옷을 입어야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빨간색 속옷 착용 여부를 강제로 확인하게 하고, “주식을 사지 않아서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며 1인당 100주씩 주식을 매수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는다.

이 밖에도 담배꽁초를 던지거나 비비탄 총을 발사하고, 불이 붙은 성냥을 던지거나 물을 뿌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십 차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을 운전하던 중 운전대를 놓는 시늉을 하며 사고를 암시하거나 “말려 죽이겠다”는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으며, 행인이 오가는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모욕적인 말을 한 사실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직권 조사를 해 양양군의 직원 대상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지 않은 점(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을 지적하며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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