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와 기술의 경계 넘어선 예술가, 백남준20주년 특별전
[김형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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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 아모레퍼시픽(APMA) '캐비닛'전시장 입구 |
| ⓒ 김형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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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1년 '하쿠타 켄'이 9개월 되었을 때, 삼촌 백남준 등에 올라타며 장난치던 시절의 사진 |
| ⓒ Ken Hakuta |
켄은 현재도 백남준 예술 후원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4년에는 하버드대학에 '백남준 예술·기술 교수직(N. J. Paik Professorship of Arts and Sciences)'을 신설하기 위해 기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럼 지금부터 이번 출품된 작품을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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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 I 'TV 브라'(TV Bra for Living Sculpture), Cathode ray tubes, television casing, acrylic, vinyl, safety pins, footswitch, tape, cables and transformer Variable Dimensions 1969 |
| ⓒ 김형순 |
1969년 뉴욕 '하워드와이즈 갤러리'에서 열린 '창조적 매체로서의 TV(TV as a Creative Medium)' 개막식에서 샬럿 무어먼이 한 퍼포먼스다. 무어먼은 명문 '줄리어드 음대' 출신으로 과거에는 오케스트라 단원이었으나 기계적 연주가 싫어 전위 음악을 택했다. 무어먼은 'TV브라'를 착용하고 첼로를 연주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위험하게도 '음극선관, 안전핀, 케이블, 풋 스위치' 등을 몸에 걸치고 공연했다는 점이다.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전자아트 퍼포먼스라 그랬으리라. 백남준은 전 생애를 통해 TV를 가정용 오락물이 아니라, 감각과 이미지,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조형예술로 만들려 했다.
백남준은 사람의 몸과 TV와 공연을 통해, 현대 기술이 인간의 감각과 예술을 어떻게 새롭게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신체를 매체로 기술을 감각으로 바꾸려 했다고 할까. 이 둘이 결합될 때 인간의 신체가 미디어를 향유하는 주체가 되고, TV모니터를 조형 언어로, 퍼포먼스를 하나의 살아있는 조각으로 확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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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 I '베이클라이트 로봇(Bakelite Robot)' Single-channel video (color, silent), LCD monitors Bakelite radios, electric lights, media player, and permanent oil marker 128.3×143.2×22.9cm 2003 |
| ⓒ 김형순 |
백남준은 로봇을 차가운 기계가 아니라 온기 있는 인격체로 봤다. 그의 첫 로봇을 봐도 콩으로 배변을 유머러스하게 재연했고, 모차르트 오페라도 부르고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하는 모습이다.
위 로봇은 중고품 가게와 시장에서 구한 빈티지 라디오를 개조해 영상이 재생되는 로봇 형태로 재구성한 것이다. 6대 라디오 다이얼은 TV모니터로 교체되었다. 이 모니터에는 SF영화 장면, 빈티지 로봇의 소리, 그리고 미리 편집된 비디오 장면으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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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 I '골드 TV부처(Gold TV Buddha)' Closed-circuit video (color, silent), 27-inch monitor, video camera, tripod, cables, and permanent oil marker on metal Buddha 80×66×215.9cm 2005 |
| ⓒ 김형순 |
백남준의 이 작품은 서양의 기술(TV)과 동양의 정신(부처)이 서로 마주 보는 방식이다. 이건 백남준의 일관된 구조다. 동서가 서로의 장점을 살리면 전 인류가 같이 상생할 수 있다는 주제다. 동양은 서양의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고, 서양은 동양의 고매한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백남준 시대도 지금의 중동,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전쟁처럼 한국전쟁 이후 베트남 전쟁 등 끝이 없는 전쟁 속에 살았다. 칸트의 영구평화론을 지지했던 백남준은 평생 어떻게 하면 전쟁이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 오랜 고심 끝에 나온 작품이 바로 'TV부처(197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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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 I '미디어 샌드위치(Media Sandwich)' 8 phonograph records, 8 electronic magazines, 1 rotogravure print Variable Dimensions 1961~64 |
| ⓒ 김형순 |
이번 전에서는 백남준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작업한 3점도 소개한다. 코믹한 TV모니터(무제), 존 케이지 헌정작품(무제), 빈티지 TV페인팅 등 그리고 인터넷의 기원이 되는 통신과 전화벨을 상징하는 '런던과 해외를 위하여(우편함)'도 보인다. 동시대성 영상은 계속 돌아간다.
1990년대 목판을 이용해 음악의 리듬과 구조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작품인 '오케스트라(1991)'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새삼스럽게 그의 작품 전반에는 음악이 흐르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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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 입구 |
| ⓒ 김형순 |
'거북선 II: 콘-티키'
전시실에 들어가면 관객을 압도하는 4개 대규모 백남준 작품이 보인다. 특히 거북선이 그렇다. 1993년 대전 엑스포 때 출품했던 '프랙탈 거북선'과 닮았다. 그러나 연도와 제목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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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 I '콘-티키(Kon-Tiki)' 3채널 비디오, TV 모니터 53대, 앤틱 TV 케이스, 오브제, 네온관, 나무 프레임, 400×700×800cm 1995 |
| ⓒ 김형순 |
'불가능에 도전한 영웅 이순신처럼 불멸의 정신과 급이 같은 불가능한 항해 서사 뗏목 이야기를 찾은 모양이다. 이 이야기는 20세기 유명한 항해 모험담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뗏목 '콘-티키'처럼 당시 미지의 영역이었던 비디오아트를 개척한 백남준 여정과도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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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 I '당통(G. Danton)' 단채널 비디오, TV 모니터 12대, 앤틱 TV 케이스 1989. 몸체에는 자유·혁명·이성·박애가 한자로 표기되고, 모니터에는 삼색 이미지가 반복 재생된다 |
| ⓒ 김형순 |
그 밖에도 프랑스혁명 200주년 전자조각 '혁명가 당통'(1989)과 당대 8명 혁명가 판화(진화, 혁명, 결의, 1989), 감시를 주제로 한 '감시견II'(Watch Dog II, 1990), '절정의 꽃동산'(TV Vertical Flower, 1992) 등이 소개된다. 여기 전시장에는 백남준 외 국내외 거장들 작품도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백남준 20주년 국제학술 심포지엄 및 관련 전시 프로그램 소개> [1] 국제학술심포지엄, 제목 : '백남준 이후의 백남준(Paik After Paik)'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시간 : 2026년 4월 23일 10시부터 공동주최 : 백남준아트센터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내용 : 에디트 데커, 한나 히긴스, 레프 마노비치 등 국내외 10여 명 연구자 참여 [2] 백남준 20주년 관련 전시회 소개 1. 백남준아트센터, 3월 19일 '불연속의 접점들'(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현대미술관 공동). 7월 16일 '백남준의 행성: Waiting for UFO'(미디어아트페스티벌 일환). 백남준아트센터, 브라질 상파울루 피나코테카 미술관 공동전시 11월부터 2. 경주 우양미술관 백남준 특별전 5월 30일까지 3. 서울 화이트 큐브 서울: 'Duett: Takis and Nam June Paik' (2026.05.0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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