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와 감독이 리조트에서 밀회를...? 언론윤리 논란 부른 NFL 유명 기자, 결국 사표 냈다

배지헌 기자 2026. 4. 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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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포스트, 유명 기자 러시니-브레이블 애리조나 럭셔리 리조트 밀착 사진 공개
-디 애슬레틱, 내부 조사 착수…러시니 사직서 제출로 사태 일단락
-취재원과의 관계’ 윤리 논란…스포츠 저널리즘 전반으로 불똥 튀어
디애나 러시니와 마이크 브레이블 감독(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더게이트]

기자와 취재원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미국 스포츠 저널리즘의 오랜 금기를 건드린 사진 한 장에 유명 NFL 여성 기자의 커리어가 끝장날 위기에 처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NFL 기자 디애나 러시니는 15일(한국시간)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미국 타블로이드 매체 뉴욕포스트가 러시니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감독 마이크 브레이블이 지난 3월 애리조나주 세도나의 럭셔리 리조트에서 함께 찍힌 사진을 공개한 지 일주일 만이다. 사진 중에는 수영장 옆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노천 온수욕조에 나란히 앉고, 옥상 데크에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은 물론 손을 맞잡은 사진도 있었다.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디애나 러시니와 마이크 브레이블 감독의 모습.

"사진이 전부가 아니다"…처음엔 부인했지만

러시니와 브레이블은 모두 배우자가 있는 기혼자다. 사진이 공개되자 두 사람은 즉각 부인에 나섰다. 러시니는 "사진은 그날 함께 어울린 여섯 명의 모습을 담은 것이 아니다. NFL을 취재하는 대부분의 기자들처럼 나도 경기장 밖에서 취재원을 만난다"고 했다. 브레이블도 "전혀 문제 없는 만남이며, 다른 해석은 웃기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디 애슬레틱 편집장 스티브 긴즈버그도 처음에는 기자 편을 들었다. "사진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핵심 맥락이 빠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공개된 자리에서 나눈 평범한 만남"이라며 러시니를 두둔했다. 스포츠계 인사들이나 다른 매체의 보도 윤리에 대해 추상같은 엄격함을 적용해온 매체답지 않은 태도였다.

그러나 새로운 증거가 계속 나오고 여론이 악화되자 디 애슬레틱의 모회사인 뉴욕타임스는 러시니와 브레이블의 관계 및 관련 보도 내용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러시니는 취재 업무에서 배제됐고, 결국 조사가 마무리되기 전에 스스로 짐을 쌌다.

사직서에서 러시니는 "내 계약이 오는 6월 30일 만료되기 전에 먼저 물러나기로 했다. 이 사건을 둘러싼 억측을 받아들여서가 아니라, 이 논란이 더 커지는 것도, 내 커리어 전체를 이것으로 정의당하는 것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에 대한 공개 조사에 응할 생각이 없다. 이미 내가 감당하려는 것보다 훨씬 큰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긴즈버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추가 정보가 나오면서 새로운 의문점이 제기됐고, 이것이 조사의 일부가 됐다. 조사가 진행되는 중에 러시니가 스스로 사직을 택했다"고 밝혔다. 러시니의 과거 보도에 대한 검토는 계속될 것이라고도 했다.
디애나 러시니(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취재원과의 관계, 어디까지가 선인가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자와 감독의 스캔들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사적인 친밀 관계를 활용해 독점 정보를 취득했을 가능성, 그리고 가까운 취재원에게 유리한 보도를 하며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 어느 쪽이든 저널리즘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다.

러시니는 브레이블이 테네시 타이탄스 감독이던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타이탄스를 담당 취재했고, 브레이블이 2025년 패트리어츠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도 관계가 이어졌다. NFL 기자로서 러시니의 가치는 남들보다 먼저, 남들보다 깊이 정보를 캐내는 능력에 있었다. 그 정보의 일부가 사적 관계에서 흘러나온 것이라면, 특종의 출처 자체가 윤리적 의혹의 대상이 된다.

반대로 친밀한 취재원에게 불리한 보도를 의도적으로 피했다면, 그 침묵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남녀 관계를 떠나 그동안 러시니가 브레이블에게 유리한 보도를 해왔는지, 취재원과의 관계가 보도의 공정성을 해쳤는지가 언론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이유다. 

디 애슬레틱의 편집 지침은 기자들이 이해충돌이 생기거나 그런 인상을 줄 수 있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디 애슬레틱의 전직 기자 오드리 스나이더는 "모회사 뉴욕타임스 기준에 따른 이해충돌 문제 때문에 나는 PSU 시간강사 자리를 포기해야 했다"고 밝혔다. 

러시니는 "그동안 써온 기사들에 떳떳하다"고 했지만, 이미 뿌려진 의혹의 씨앗을 주워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러시니가 동행했다고 주장한 '여자 친구들과의 여행' 사진을 끝내 공개하지 않으면서 신뢰 회복은 더 어려워졌다. NFL 기자로서의 재취업도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종을 위해 취재원과 얼마나 가까운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지. 러시니 사태가 스포츠 저널리즘 전반에 남긴 불편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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